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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식물을 키우며 인생의 지혜를 배웠다

조회수 2018. 5. 17.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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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는 또 하나의 교실이다.

봄이 오면 우리 집은 달콤한 꽃향기가 가득하다. 벤자민, 쟈스민, 군자란 등 그 종류만 수십 가지다. 조금만 보살펴 주면 각자의 방식대로 잘 자라는 식물에게 경외감마저 느낀다. 


나는 식물을 키우며 인생의 지혜를 배웠다. 예쁘다고 지나치게 물을 주면 시들었다. 반대로 물 주기를 깜박하면 말라 죽는 일이 잦았다. 그나마 큰 나무는 잘 버티지만 어린 식물은 사소한 실수에도 스러졌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지나친 간섭 대신 적절한 관심을 줘야 잘 자라는 것 같다.


장미허브는 뚝 꺾어 심어도 뿌리를 잘 내려 우리 집에 유독 많다. 반면 칼라 벤자민은 꺾꽂이가 쉽지 않아 번번이 실패한다. 처음엔 잘 자라는 장미허브가 예뻤는데 지나치게 많아지니 싫증이 났다. 오히려 고고한 칼라 벤자민이 더 귀하게 느껴졌다.


친정에 있는 동백꽃이 탐스러워 나도 화분을 하나 샀다. 그런데 도통 꽃을 피우지 않았다. 이곳저곳 옮겨심기를 3년, 그래도 반응이 없어 포기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꽃망울이 맺히더니 올봄에 동백꽃을 활짝 피웠다. 아이의 모든 일에 사사건건 간섭하고 부딪히기보다 믿고 기다려 주는것도 필요하다는 걸 배웠다.


베란다는 또 하나의 교실이다. 저마다의 장기를 뽐내며 서로 어우러지는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깨달았다. 그곳에는 식물의 생로병사가 있고 적자생존이 있고, 새싹의 몸부림과 꿈이 있다.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하명희 님의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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