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뒤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조회수 2018. 6. 11. 11:3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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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자. 오빠, 파이팅."

2년 전 기간제 교사를 하면서 아내를 만났다. 어느 날 복도에서 “개인적으로 전화해도 돼요?”라는 물음을 시작으로 우리는 사랑을 키웠다. 당시 나는 군무원 시험을 준비했는데, 얼마 뒤 운 좋게 합격했다.


내가 타지로 가면서 장거리 연애를 했지만 주말마다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눴다. 결혼 얘기까지 나와 상견례도 했다. 그런데 그 무렵 말 못할 고민이 있었다.


군무원 일이 나와 맞지 않았다. 그만두기가 쉽지 않았지만 나는 아내와 대화를 나눈 끝에 어른들과 상의 없이 사표를 냈다. 집에 돌아왔을 때 부모님은 “사돈을 어떻게 뵐 수 있겠냐?”라며 걱정했다.


처가에 가니 두 분 얼굴엔 근심이 가득했다.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몰라 고민하며 무릎 꿇었다. 그러자 장인어른이 말했다.


“괜찮다. 뭐든 하려는 마음이 있으면 된다. 안 하려는 것이 문제지.”

할 말이 없었다. 무직자가 된 내게 그렇게 말해 줄지 몰랐다. 


며칠 뒤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우리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자. 오빠, 파이팅.”


나는 다시 기간제 교사를 하고 있다. 사표를 낸 뒤 버스에서 흐느꼈던 적도 많았다. 나를 믿어 주고 누구에게든 “이 사람이 내 사위라네.”라고 당당하게 말해 주는 장인, 장모님. 늘 뒤에서 응원하는 부모님, 그리고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해련아, 우리 어려운 순간마다 다툼 한 번 없이 여기까지 왔잖아. 앞으로 더 잘 살자. 사랑해.


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최종구 님의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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