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 들고 기분 좋아지는 방법은 뭘까?

조회수 2017. 9. 7.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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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구만요. 사장님 일찍 나오셨네유." "자네는 왜 그리 인사를 많이 하나?"

햇볕 잘 드는 아파트 상가 2층으로 작업실을 옮겼다. 


조용히 그림 그리고 글쓰기 좋았다. 바로 옆에는 중국집도 있었다. 다만 복도가 비좁아 아쉬웠다.


한번은 중국집 배달원과 복도에서 마주쳤다. 검은 마스크에 커다란 헬멧을 쓴 모습이 무시무시해 인사는커녕 눈도 마주치지 않고 후다닥 작업실로 들어갔다.


며칠 뒤 문 앞에서 열쇠를 찾는데 어두운 그림자가 슬그머니 드리웠다. 당황한 나는 떨리는 손으로 가방을 뒤적였다. “어디 갔지?”

겨우 열쇠를 잡은 순간 들려온 한마디.

“안녕하세유~. 허허.”


구수한 말투에 고개를 돌리니 중국집 배달원이었다. 그는 새하얀 이를 드러내며 내가 들어가길 기다리고 있었다. 복도가 좁아 한 번에 두 사람은 지나갈 수 없었다. 나는 개미만 한 목소리로 “네, 안녕하세요.” 하며 문을 열고 부리나케 들어갔다. 


“예~ 그럼 가세유.”

문 뒤로 아저씨 목소리가 들렸다.

“다녀왔구만요. 사장님 일찍 나오셨네유.”

“자네는 왜 그리 인사를 많이 하나?”

“돈 안 들고 기분 좋아지는 게 인사 아닌가유? 허허.”


겉모습만 보고 겁먹은 내가 부끄러웠다. 앞으로 눈이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돈 안 들고 기분 좋아지는' 인사를 하리라 다짐했다.


_월간 《좋은생각》에 실린 조민희 님이 보내주신 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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