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는 씨네필만 가는 거 아님?

조회수 2019. 7. 15. 10: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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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슨 당신의 착각!

한국인들에게 가장 대중적인 문화생활은 뭐니뭐니해도 영화관람일 겁니다. 영화관에 들르는 주말마다 정말 많은 인파를 봐요. 한국이 '마블민국'으로 불리게 된 건,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화관 방문과 관람을 편하게 느끼는 것도 큰 이유가 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반 영화관에 가는 것과는 달리 영화제라고 하면 뭔가 어렵고, 배우나 관계자들 혹은 업계 꿈나무들이나 갈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아직도 많은 것 같아요. 


필자 역시도 운명같은 그 작품이 아니었다면 평생 그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정말 하나도 어렵지 않아요! 올해로 열두번째 일주일을 찍고 온 필자가 일목요연하게 알려드립니다.


가깝다! 편하다! 수도권이다!

작년 22회 사진 출동
메인부스가 있는 부천시청!

국내에 국제영화제는 꽤 많습니다. 부산, 전주, 제천이 대표적인데요, 하지만 이 중 수도권은 오직 하나 부천뿐입니다. 


7호선 부천시청역부터 상동역까지의 구간에 만화박물관이 추가된다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이전에는 부천역과 송내 솔안아트홀 등도 포함되어 동선이 복잡했지만 이제 일직선상의 루트에 있죠. 


그래서 시간표를 10분 간격으로 짜지만 않는다면(….) 상영관이 달라도 다니기엔 불편함이 없죠. 만화박물관도 셔틀버스 시간만 맞춘다면 가기 어렵지 않아요. 

영화제 메인로드
부천아트벙커(부천시청에서 버스로 10분)와 만화박물관(7호선 삼산체육관역)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행사가 이곳에 몰려 있다
부천시민이라면 익숙할 그곳
부천현백! 메인로드의 센터다

메인센터는 부천시청 앞 광장이고, 이곳에서는 무료 야외상영이 열리기도 합니다. 메인 데스크나 인포메이션이 시청에 있고, CGV소풍과 CGV부천에 각각 안내데스크와 발권 부스가 있죠.


CGV 소풍의 경우 소풍터미널과 같은 건물이기 때문에, 서울에서 오시는 경우에는 버스로도 간편하게 도착할 수 있겠네요. 1호선을 타시는 분들은 송내역에서 버스를 타는 게 더 빠를 수도 있습니다.


조조할인 가격에 영화 한 편!

부천영화제의 예매는 홈페이지에서 이루어집니다. CGV에서도 상영을 하지만, CGV 홈페이지에서는 예매가 불가능하고 홈페이지 예매페이지를 이용해야 하죠. 편당 가격은 올해 기준 7천원!

한 편에 7천원
감독과의 메가토크까지 한방에!

당일예매도 가능하긴 하지만, 인기작이나 입소문을 탄 흥행작의 경우에는 좋은 자리를 선점할 수 없을 뿐더러 진작에 매진되는 작품도 많습니다.


대신, 영화제 라인업 상영작이 공개되기 전에 한정판매로만 구매할 수 있는 '비판홀릭'을 사면 좀 더 저렴해진다는 점! 총 8편을 예매할 수 있고, 굿즈 구매 시 10% 할인혜택까지 있는 패키지지만 예매 전에 사야 한다는 조건이 붙죠. 하지만 8편 이상 보실 생각이라면 강력추천입니다.

사전판매되는 비판홀릭 멤버십
미리 구매하면 이 카드를 받는다
굿즈할인 10%와 더불어 총 8편 예매 가능

선택은 온전히 자신의 몫,
독특한 영화 열전

부천영화제에서 상영되었던 작품들 중 관객 반응이 좋았거나 수상을 한 경우에는 일반관에 개봉되기도 합니다. 혹은 최근 OTT 플랫폼에 들어오는 작품도 꽤 많아졌죠.


하지만 명심하세요. 부천영화제에서 호응이 좋았던 작품들은 대중적인 선호도와는 좀 차이가 있습니다. 장르영화제인만큼 정체성이 확실하다고 해야 할까요? 

심야 상영에서는
이런 파워한 호러무비를 상영하기도

대표적인 작품으로 소노 시온 감독의 무려 4시간에 육박하는 영화인 '러브 익스포저'가 있습니다.


이 영화는 부천뿐만 아니라 유수의 영화제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아 주연배우인 니시지마 타카히로에게 신인상을 안겨주기도 했고요, 베를린영화제에서는 2개 부문 수상을 하기도 했죠. 작년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어느 가족'의 배우 안도 사쿠라도 등장한답니다. 

러브 익스포저 스틸컷
종교를 다루긴 하는데 종교적인 영화는 아닙니다

또 국내 B급 좀비물의 한획을 그은 작품인 '이웃집 좀비', 인디밴드인 타바코쥬스의 드러머를 영화감독으로 데뷔시킨 '반드시 크게 들을 것'도 부천에서 상영되었던 작품이죠.

이웃집 좀비
서민좀비 휴먼스토리...?!
반드시 크게 들을 것
이 유명짤이 바로 그 영화 출신입니다(타바코쥬스 보컬)

해외 영화로는, 방 안에 골판지 박스로 미로를 만들었을 뿐인데 이세계가 열려 버린다는 독특한 설정의 '데이브 미로 만들다'도 있고요.

데이브 미로 만들다

좀 더 대중적인 코드로는 히피 부부와 그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가족영화인 '캡틴 판타스틱'도 있습니다.

캡틴 판타스틱
믿으실 수 없겠지만 장례식 복장입니다

특별한 이벤트의 향연
참가하면 굿즈까지 일타쌍피

부천영화제는 몇 가지 프로그램으로 수많은 작품을 구분해 놓고 있는데요, '금지구역'부터 '패밀리 존'까지 400여개의 작품들을 일정한 기준으로 나눈 것이죠. 


이 중에는 부천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 섹션이 있습니다. 바로 매년 배우 한 명을 선정해 그 배우의 특별전을 하는 것이죠.


이 특별전은 그 해 선정된 배우의 대표작들을 상영하는 것은 물론이고 감독과 배우 본인이 직접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 토크쇼 시간도 포함됩니다. 또 특별한 굿즈도 함께하죠. 


작년에는 배우 정우성이 선정되어 '비트'의 김성수 감독은 물론, 배우 정우성까지 함께하는 토크 섹션도 있었죠. 올해는 올타임 넘버원인 강력한 배우 김혜수의 특별전이 열렸습니다. 

김혜수의 대표작인 '타짜', '차이나타운', '열한번째 엄마', '도둑들' 등 총 10개 작품이 상영되었고 이 작품들을 5편 이상 관람하면 김혜수 특별전 관련 책자를 받을 수 있는 이벤트도 열렸죠.


또 올해는 배우 김혜수가 커피차를 미리 준비해 '타짜' 메가토크 관객에게 커피를 한 잔씩 나눠주는 정말 특별한 이벤트를 열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객석에 직접 앉아 관객과 함께 영화를 보기까지 했다고 하네요. 가지 못한 저는 주먹을 물고 울었다고 합니다....


객석에서만 진행되는 영화제?
대세는 액티브한 참여형!

부천영화제는 매년 독특한 이벤트와 야외행사로 관객들을 더욱 즐겁게 해 주고 있습니다. 매년 VR 체험관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고, 야외상영부터 서바이벌 대회 등 다양한 부대행사들이 함께하고 있죠.

작년에는 모바일 페이지를 통해 힌트를 얻고 직접 상영관 근처의 야외공간을 돌아다니며 진행하는 방탈출 이벤트가 열리기도 했고요. 


방탈출이 으레 그렇듯 은근히 어렵고 알고 보면 쉬운...그런 이벤트였습니다. 모든 답을 해결한 참가자에게는 소정의 상품도 지급되었죠.

올해는 부천시청 광장에서 매일 다양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부천시청 앞 잔디광장에서는 'Cool Pool CINEMA'라는 독특한 행사가 있었는데요, 고무풀장에서 버니니 한 캔을 마시며 영화를 볼 수 있는 행사였죠.


게다가 금요일과 토요일 양일에는 무려 8시간 동안 무료공연도 이어졌는데요, 크라잉넛, 하림과 블루카멜, Owell mood 등 유수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한 화려한 공연을 볼 수 있었죠.

영화에만 집중하고 싶은 관객을 위해서는 '스탬프 이벤트'도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있었습니다. 영화 한 편을 볼 때마다 부천영화제 특별 여권에 스탬프를 받을 수 있고, 이 스탬프롤 10개 모으면 선착순으로 독특한 디자인의 마그넷을 증정하는 행사죠.


작년에는 특별전 초청작이었던 고전 장르감독 세 명의 스페셜 뱃지였고, 올해는 한국 장르영화의 효시였던 세 작품의 마그넷이었습니다. 어디서도 구하기 힘든 굿즈라는 점…! 

영화마다 스탬프가 다르다는 점
도장깨기하는 재미가 있읍니다

리미티드 에디션
Hip 공식 굿즈 Hip

개인적으로 부천영화제 첫날 가장 먼저 들르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부천영화제 굿즈샵이죠. 각 상영관을 포함해 부천시청 메인부스에 마련된 굿즈샵에서는 매년 독특한 한정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거든요.

디자인이나 물품 구성 등은 부천영화제 관련 SNS와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공지되지만, 역시 직접 만져보고 사야 제맛 아니겠어요? 저는 매년 티셔츠와 뱃지는 꼭 사고 있답니다.


올해는 '블레이드 러너' 뱃지가 큰 인기를 끌었고요, 은근 힙한 티셔츠부터 스트랩 키링, 에코백, 마그넷, 유리컵 그리고 은근 장마랑 잘 겹치는 영화제 기간 덕인지 우산도 팝니다. 작년 굿즈 중 놓치신 게 있다면…? 운빨을 노려 랜덤박스를 사는 것도 괜찮겠죠. 

굿즈가 와르르르
한정뱃지 득템!
오른쪽은 Bifan 마스코트(?)인 세포입니다. 에어팟 아님..

어렵지 않아요!
내년부턴 함께해요!

이외에도 심야패키지와 컨퍼런스 행사, 개/폐막식 레드카펫, 특별전 굿즈 이벤트 등 구미대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매력적인 건, 일반 영화관에서는 상영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파워풀한 영화들을 대거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죠.

그런 영화의 감독까지 만날 수 있다
궁금한 걸 물어볼 수도 있는 GV도 한가득

국내 영화관에서는 상영되기 어려운 제3국 영화부터 오래된 고전들의 재상영, 그리고 재기넘치는 신인 감독들의 단편 작품까지 정말 많은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물론 어떤 영화를 고르느냐도 꽤 '일'이긴 하지만요.

예를 들면
이 정도의 정보로 볼 영화를 골라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영화제에서 보고 왓챠에 별점을 남겨 뒀던 작품들이 정식 개봉을 할 때가 가장 즐겁습니다. 솔직히 '이게 개봉을 한다구…?'싶은 영화도 꽤 있긴 했는데요, 개봉 후에 화제되는 걸 보고 있으면 훌륭한 씨네필이 된 기분이 든다니까요.


마지막으로, 좀비! 고어! 스플래터! 호러! 스릴러! 인디무비! 그리고 애니메이션! 좋아하신다면, 내년엔 부천에서 만나요. 이제 딱 1년 남았으니까요!

영화제 마지막을 추억하며



필자: 희재
까칠한 잡덕이지만

해치지 않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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