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맞이 신흥 효도법
오래 앉아있기 불편한 분들도...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는
특별관은 없을까?
필자의 어머니는 올해 만 62세십니다. 하지만 매일 게임을 하시는데다가 어벤져스 멤버가 누군지도 다 아시는 분이죠.
아이돌 노래에 저보다 빠삭하신 것은 물론...오늘 아침에는 이매진 드래곤스의 노래를 부르면서 식사준비를 하시더군요.
하지만 영화관에는 자주 가시기 어렵습니다. 허리와 목이 안 좋으셔서 객석 의자에 오래 앉아있는 걸 불편해하시거든요. 덕분에 저는 부모님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가 나오면 조금이라도 편한 좌석이 있는 특별관을 찾아보곤 해요.
그러던 중 CGV 왕십리점에 '씨네앤리빙룸'이라는 특별관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었죠. 나름 희소식이었습니다.
인피니티 워도 보신 터라 엔드게임을 보셔야 한다는 건 기정사실이거늘, 메가박스 콤포트관도 3시간의 러닝타임은 좀 무리일 것 같았거든요.
편안한 좌석에, 발받침 쿠션도 준비되어 있는 곳이라면 긴 시간이라도 편하게 영화를 보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예매를 하게 됐습니다.
왕십리까지는 꽤 먼 길인 데다가... 언제나 자식걱정도 모자라 자식의 지갑사정까지 걱정하시는 어머니를 설득하는 게 꽤 걸리기는 했습니다만, 긴 여정 끝에 당도하였죠.
뭔가 다른 상영관 입구...
이거 완전 '인스타 각!'
입구부터 뭔가 다르다는 걸 어필하고 있었는데요... 핑크색으로 칠해진 문부터, 벽에 장식된 꽃까지 센스는 영화관이 아니라 카페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말 그대로 인스타 각!
CGV 왕십리점의 '씨네&리빙룸' 특별관은 일반관과 달리 20분 일찍 입장이 가능한데요, 바로 이 입구에 설치된 포토존에서 사진도 찍고 자리에 한 권씩 비치된 잡지 'PRISM OF"를 읽으며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리마다 티테이블이 놓여 있는 점을 활용해 애프터눈 티세트까지 즐길 수 있다고 하는데요. 크로아상 샌드위치와 스콘, 마카롱 등 인기있는 디저트류와 함께 음료를 마시며 영화를 볼 수 있는 거죠.
저는 어머니가 '영화관에선 팝콘이지' 를 고수하시기에 콤보를 구매했습니다만, 애프터눈티세트도 좋은 선택일 것 같네요. 애프터눈티의 로망인 3단 트레이도 준비됩니다!
편안하게 거실에 누워서
넷플릭스 보는 바로 그 기분!
CGV 왕십리점의 '씨네&리빙룸'의 전경입니다. A부터 E열까지, 각 열당 10명씩 최대 50석이 준비되어 있어요.
좌석 사이에는 칸막이가 쳐져 있어서 옆자리에 앉아 있는 관객과는 눈 마주칠 일도 없죠. 프라이빗한 매력이 있더군요.
하지만 항상 사람만한 백팩을 지고 다니는 저로서는 영화관 좌석에 짐 둘 공간이 있다는 게 참 반갑기도 했어요. 밝아서 발로 찰 걱정도 안 해도 되고, 공간이 넓어서 자리를 비켜줄 필요도 없다는 사실!
"여긴 영화 시작했는데 불 안 끄니?"
"네, 여긴 안 꺼요."
일반관에서는 어두워서 좌석 찾기도 어렵지만...양 사이드 벽과 자리마다 켜져 있는 간접조명 덕분에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죠. 상영중에도 이 조명은 꺼지지 않는다는 사실!
하지만 좀 걱정도 되더라고요. 영화 시작 전에야 광고 중이니 상관없지만, 시작하고 나면 조명 때문에 몰입감이 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이 걱정은 모두 기우였습니다.
상영관 내 조도가 밝은 만큼, 스크린도 더 밝습니다. 또 상영관 크기에 비해 스크린 사이즈가 꽤 큰 편이기 때문에 어느 쪽 자리에 앉아도 시야를 방해받지 않을 수 있고요.
실제로 '씨네&리빙룸'의 스크린은 선명한 LED를 채택했습니다. 일반관보다 2배 밝다고 하네요.
거기에 사운드 효과 역시 일반관보다 훨씬 뛰어나 몰입도는 전혀 떨어지지 않았어요. 일반 2D 상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투씬마다 둥둥 울리는 좌석...!
프로불편러에게 강추!
효도예매는 더 강추!
2시간 남짓의 러닝타임에도 괴로워하시기 일쑤인 필자의 어머니도 전혀 피로감 없이 영화를 보셨어요.
다음에는 아버지도 모시고 오자는 약속(물론 귀차니즘이 더 강한 아버지와는 언제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만)을 했을 정도로요.
무엇보다 프로불편러인 저에게는 정말 돈값하는 특별관이었습니다. 소파에 거의 쓰러져서 봤지만 자막라인이 칸막이에 가리지 않았고요. 대자로 누워서 잠들지만 않는다면 한없이 편한 자세로 보셔도 됩니다.
또 붙어 있는 좌석에도 칸막이가 있기 때문에 옆자리 관객이 보이지 않고, 앞자리에서 만세삼창을 외치지만 않는다면 앞자리 관객의 실루엣도 전혀 보이지 않아요.
저희 어머니의 감상평을 빌리자면... "서장훈이 앞에 앉아 있어도 안 보일 것 같던데!"
또 간접조명이 켜져 있는 상태로 상영하기 때문에, 핸드폰 액정 밝기 정도는 민폐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사실 상영 전에 핸드폰을 꺼 달라고 하긴 하지만 봐야할 일이 생기기도 하니까요. 물론 상영중 핸드폰 사용은 비매너라는 사실...!
더불어 사운드 효과가 꽤 좋기 때문에 작은 소음 정도는 다른 관객에게 크게 신경쓰일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일반관에서 영화를 볼 때마다 불편했던 것들이 한번에 해소되는 느낌이랄까요?
일반관 좌석이 불편하셨던 분이라면, 그리고 뭔가 특별한 시간을 원하는 커플이시라면! 그리고 부모님에게 편안하고 재미있는 시간을 선사하고 싶으시다면! 지금입니다.
물론 가격은 좀 있는 편이고, 1인 예매는 불가능합니다. 2인 좌석을 세트로 예매해야 하죠. 평일 기준 50,000원이고 주말에는 55,000원의 가격입니다. 싸지는 않죠.
하지만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편안한 영화관람을 원하신다면, 왕십리CGV의 "씨네&리빙룸"은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애프터눈 티세트와 좋은 영화까지 더하면 더 좋겠죠?
필자: 희재
까칠한 잡덕이지만
해치지 않을 것을
약속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