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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면 장땡이야' 스피드런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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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NN 작성일자2018.08.10. | 2,822 읽음
여기서는 점프로 캔슬하면서 총을 쏘면서 떨어집니다. 앞에 있는 모덴군 제거하신 다음에 점프, 폭탄. 차를 제거하죠. 여기서 쭉 총 쏘면서 전진하다 보면 앞에 포병이 포를 쏴요. 점프로 피해줍니다 … 그다음에 오른쪽에 있는 트럭 제거한 다음에 여기서 점프 폭탄 3개 싸쏴! 이렇게 하시면 돼요. 어때요? 정말 쉽죠? 그냥 다 외.우.세.요.

- 대정령, 메탈슬러그 2 스피드런 中-

세상엔 여러 유형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게임을 할 때도 드러나는 부분인데, 제작자가 의도한 본연의 목적에 충실한 채 정석대로 플레이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일부러 '병맛' 플레이를 하는 유저도 있죠. 가끔은 '인성질' 시전하는 유저도 볼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다양한 플레이 방식에서 자연스럽게 하나의 문화가 형성되기도 하는데, 그중에는 스피드런이 있습니다. 스피드런이란 가능한 빠르게 게임을 클리어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 역시 유저마다 플레이 방식이 다양하죠.

아니다! 이 악마야!

사실 스피드런은 오래전부터 유저들 사이에서 유행했습니다. 2003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퀀스 브레이킹(Sequence Breaking)'이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됐는데, 빠른 클리어를 위해 게임 내 발생하는 이벤트 영상이나 컷신을 스킵 하거나 기존 루트가 아닌 우회하는 방법 등을 '시퀀스 브레이킹'이라고 합니다.


당시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던 한 유저는 '메트로이드 프라임'의 아이템 획득과 관련된 글을 게시했습니다. 중력 슈트와 아이스빔 아이템을 얻으려면 이 게임에 등장하는 '서다스(Thardus)'라는 보스를 필수적으로 거쳐야 했는데, 이를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죠. 


제작자가 의도한 '게임의 흐름(Sequence)'을 유저들이 '무너트려(Break)'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겨난 겁니다. 현재 스피드런의 대부분이 이와 유사하다는 점을 보아 '시퀀스 브레이킹'이 모체가 되었음을 알 수 있죠.

'메트로이드 프라임'에 등장하는 보스, '서다스'

스피드런은 대표적으로 두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하나는 '100% 스피드런'으로 가능한 빠르게 게임 내 사이드 퀘스트, 수집 요소나 아이템 등 할 수 있는 모든 콘텐츠를 100% 완료하는 방식이죠. 가장 정석대로인 플레이 방법으로 그만큼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입니다.


이 시스템에서 파생된 'Low% 스피드런'도 있는데, 한계를 넘어선 플레이 방식이죠.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아이템 획득과 업그레이드 등 게임 진행을 위해 '최소한(Low)'의 기능만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슈퍼마리오'의 경우 파워업 기능만 제외한다던가 '젤다'에서는 일부 적들에게만 검을 사용하는 등 약간 변태적인 면이 있습니다.

블러드 본 고인물의 변태 플레이, 맨몸으로 싸우니 진짜 변태같...

출처 : 강한달 유튜브

두 번째로는 'Any% 스피드런'이 있습니다. 100%와는 반대로 추가적인 콘텐츠의 클리어 유무와 상관없이 오로지 메인 퀘스트만을 빠르게 클리어하는 것이 목적이죠. 따라서 클리어 달성률이 '얼마가 나오느냐(Any)'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Any% 방식이 버그와 글리치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빠르게 클리어하는 방식이라고도 말하는 유저도 있습니다. 사실, 버그와 글리치도 허용되는 수준에서 사용이 가능하긴 하다만 보통 'TAS(Tool-Assistance Speedrun)' 방식에서 자주 사용하죠.


'TAS'는 말 그대로 외부 툴의 도움을 받아 클리어하는 스피드런입니다. '에뮬레이터 조작'을 통해 강제 세이브/로드를 활용하거나 게임 속도 조절, 기존에 불가능했던 조작 방법을 활용해 캐릭터의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구현합니다.


혹은 게임 데이터의 허점을 파고들어 단 '몇 초 만에' 게임을 클리어하는 방식도 나왔죠. 일반 스피드런보다는 차원이 다른 클리어 속도를 보여주기 때문에 무려 '프레임 단위'로 순위 경쟁을 할 정도입니다.

다크소울의 경우, 100% 스피드런을 위해선 모든 보스를 잡아야 하지만 Any% 라면 필수 보스만 잡아도 된다.

글리치를 이용한 '포탈' 스피드런, 이쯤 되면 이 세상 게임이 아니다.

사실 글리치나 버그를 활용한 플레이도 '시퀀스 브레이킹'의 한 종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글리치도 게임의 스토리를 일부 스킵 하면서 바로 다음 단계로 진행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오래전에 한 유저가 '슈퍼마리오 64'를 16개 별만을 가지고서 클리어 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보통 최종 보스인 '쿠퍼'에게 도전하려면 적어도 70~120개의 별을 모아야 하는데, 이 유저는 글리치를 이용해 막힌 벽도 뚫고 가며 빠르게 진행한 것이죠. 나중에는 단 한 개의 별도 먹지 않고 클리어 한 유저까지 등장했습니다.

슈퍼마리오 64 '노 스타(No Star)' 스피드런

솔직히 기록을 세운다는 것이 자기만족일 수는 있겠죠. 그러나 유저들 사이에서 만들어진 스피드런 문화는 클리어했던 게임을 다시 붙잡게 만들며, 경쟁과 도전을 통해 색다른 즐거움을 주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게임이라는 건 정말 재밌지 않고서야 한 번 클리어하고 묵혀두기 마련이니까요.


예전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유를 했지만, 지금은 스트리밍 플랫폼이 활성화가 되어 유튜브나 트위치 등을 통해 스피드런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예 스피드런을 전문으로 하는 채널들도 등장하면서 이제는 하나의 방송 콘텐츠로 자리 잡았죠.


유저들을 통해 문화가 형성된다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앞으로도 소소한 재미를 줄 수 있는 다채로운 콘텐츠들이 생겨났으면 하네요!

게임 방송 콘텐츠가 된 스피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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