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필드 5, 이해가는 조롱 논란

조회수 2018. 5. 31. 16:1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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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더불어 인종, 성별 문제로 얼룩진 상황

지난 23일, 드디어 <배틀필드 5>의 트레일러 영상이 공개됐다. 한글화를 해주지 않기로 유명한 'EA'가 이번에는 웬일로 한글 지원까지 해준다길래 국내 유저들도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쉬운 일은 없다고 했던가, 공개된 첫날부터 온갖 비난에 시달리며 전 세계 유저들에게 조롱을 당하고 있다.

'배틀필드 5' 커버 아트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한 여군이 그려진 커버 아트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배틀필드' 개발진들은 여태껏 자신들의 프랜차이즈는 '현실적으로' 전쟁을 묘사한 게임을 추구한다며 누누이 밝혀왔다. 하지만 이번 '배틀필드 5'는 '역사적 고증'이 제대로 맞지 않는다며 수많은 유저들로부터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다. 

#NotMyBattlefield, '배틀필드 5' 관련 덧글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해시태그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유저들까지 너도 나도 태그를 올리며 보이콧을 외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사태가 벌어진 배경은 어떻게 될까? 그 배경에는 역사를 시작으로 인종과 성별까지 민감한 요소들이 서로 얽혀있었다.

좋아요보다 싫어요가 많은 트레일러 반응, 테이블 드립이 정말 찰지다.

'배틀필드 5'의 무대는 '2차 세계 대전'으로 설정되어있다. 다른 세계 대전 콘셉트의 게임들이 그렇듯, '배틀필드 5'도 연합군의 일원으로 독일에 맞서 싸우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트레일러 영상에서 보이듯이, 웬 2차 세계 대전에 일본도를 등에 메고 있는 영국군이 나오는가 하면, '갓 오브 워'의 '크레토스' 같이 생긴 캐릭터와 왼손을 의수에 의지한 채 적군에 맞서 싸우는 여군이 등장한다.

해외 유저들은 '2차 대전에서 사이보그 여전사가 당신을 구했다, 연합군이 카타나를 들고 사이보그 군대에 맞서 싸우고 있다, 이거 완전 어벤저스를 뺨칠 히어로들이 등장했다'라는 등 감상평(?)을 남겼다.

어벤저스...

개성을 추구하다가 역사적 고증을 완전히 상실한 캐릭터들이 나오는 영상을 보고 유저들이 한목소리로 이건 '배틀필드'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 와중에 지난 <배틀필드 1> 때처럼 논란이 돼버린 인종과 성별 문제도 얽혀 많은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배틀필드 1'의 커버 아트는 미국의 '할렘 헬파이터(Harlem Hellfighters)'의 흑인 군인이 장식했었다. '할렘 헬파이터'는 '1차 대전' 당시 활동했던 흑인들로 구성된 보병 연대였는데, 유저들은 이 부분을 아니 꼽게 바라본 것이다. 

'배틀필드 1' 커버 아트, '할렘 헬파이터'를 모티브로 한 흑인 병사
에피소드 5에 등장한 '자라 구프란'

'세계 대전' 당시 많은 희생자가 나왔던 건 대부분 백인이었다고 주장하며, '배틀필드 1'의 '1차 대전'은 'Black-Washing(백인에서 흑인으로 인종이 바뀐) 역사'로 설정되어 있고 희생당했던 백인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항의가 빗발쳤다. 또한, 캠페인 미션에 에피소드 5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무슬림 여성, 자라 구프란'이란 캐릭터도 아니꼽게 바라보았다.

이렇게 인종과 성별, 종교 등 사회적으로 민감한 부분에 의식하여 게임을 제작한 것이 아니냐며 소위 말하는 'SJW(Social Justice Warrior)', 'PC(Political Correctness, 정치적 올바름)' 같은 집단들의 의견에만 치중한 것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하고 있다.

'SJW'와 'PC'는 쉽게 말하면 '인종, 민족, 종교, 성차별 등의 편견이 포함되지 않도록 하자는 주장을 나타낼 때 쓰는 말이다.' 그런데 이런 'PC' 집단 사상이 '배틀필드'에도 번져가자 '왜 세계 대전이 백인과 남성들로만 이루어져 있느냐'라는 비판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죽음의 숙녀'라 불렸던 '파블리첸코'
연합군의 첩보요원, '스자보'
게임 '벨벳 어쌔신'의 주인공, '스자보'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실제로, '세계 대전'에는 위에서 언급한 '할렘 헬파이터'처럼 흑인들도 활약했고, 여자들도 활약했었다.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러시아의 여성 저격수인 '류드밀라 파블리첸코(Lyudmila Pavlichenko)'는 총 309명의 적을 사살한 바 있고, '에일린 넌(Eileen Nearne)'이나 '바이올렛 스자보(Violette Szabo)'도 스파이 활동을 한 바 있다. '바이올렛 스자보' 같은 경우는 '벨벳 어쌔신'이라는 게임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게임은 혹평을 받았지만...)

'DICE' GM, '오스카 가브리엘슨'

'배틀필드 5'의 개발사인 'DICE'의 책임자, '오스카 가브리엘슨(Oskar Gabrielson)'은 "우리는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순간(세계 대전)에 잘 알지 못했던 이들도 역사의 일부분이었음을 알리고 싶었다. 모든 이들이 역사를 만들어 나간 것임을 강조하고 싶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오스카'는 보다 독보적이고 다양한 선택지를 통해 장벽을 무너뜨리고 예상치 못한 경험을 선사하고자 인종, 성별에 관계없이 하나가 되는 '배틀필드'를 제작했다고 이야기하며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오해를 풀고자 했다.

새롭게 생긴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기능

솔직히 취지가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유저들은 아무리 게임이라도 정도를 너무 넘어섰다는 의견이다. 여성이 등장한 것까지는 좋다고 치자, 그런데 불구가 된 왼손에 의수를 달고 있는 설정은 못 봐주겠다는 것이다. 또한, 전범국인 일본의 카타나는 왜 연합군 등에 매달려있는 것이냐며 게임이 너무 캐주얼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급기야 '배틀필드'가 아닌 괴짜들의 전쟁같이 우스꽝스러운 타이틀을 달았다면 누구도 태클을 걸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유저도 등장했다.

과연, 'DICE'는 이 사태를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 트레일러에 등장한 캐릭터들의 활약 여부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6월 12일부터 시작할 'E3'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배틀필드 5'는 'Xbox One', 'PS4' 와 'PC' 플랫폼으로 올해 10월 16일에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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