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만든 서비스, 일본에서 대박나 10억 투자 유치

조회수 2021. 5. 3. 14: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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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람들의 글로벌 포텐셜, 어마무시 합니다.

한국인이 만든 서비스 '레드키위',
출시 후 글로벌로 인기 얻기까지
오정민 대표 인터뷰


Q. 레드키위는 어떤 앱인가?


영어 듣기 훈련 앱이다. 본인이 좋아하는 유튜브를 보고 퀴즈를 풀면서 영어 실력을 향상할 수 있다. 지금은 퍼즐을 푸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영어가 늘게끔 하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여 본인의 수준에 맞춰서 난이도가 자동으로 조절되는 개인맞춤형 기능들을 개발 중이다. 약 70만 유저가 우리 앱을 이용했으며, 일본 앱스토어에서 영어 듣기 키워드 순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Q. 어쩌다가 어학 앱을 개발하게 됐나?


나는 카이스트에서 공부했는데 우리 학교는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된다. 그런데도 영어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로 인해서 많은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외에 나가서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 등에서 일해보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영어를 조금만 잘해도 글로벌 시장에서 포텐셜을 크게 발휘할 수 있는데, 영어를 못 해서 많은 기회가 없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렇게 우리가 영어를 못 할까? 어떻게 해야 영어를 잘하게 할까?’ 이런 고민을 풀어보고 싶었다. 다행히 내가 한국에서만 교육받은 토종치고는 영어를 곧잘 하는 편이어서 나만의 노하우를 레드키위를 통해서 전수하게 된 거다.

Q. 앱은 출시하자마자 반응이 좋았나?


아니다. 처음에는 정말 하드코어 한 앱을 만들었다. 원어민 오디오 파일을 틀어주고 계속 말을 따라하게 만들었다. 어느 정도로 빡세냐면 따라 하지 않으면 따라서 말할 때까지 계속해서 뒤로 감기를 하게 만들었다. 문제는 대다수의 사람이 그 방식을 싫어했다. 


스파르타 방식으로 하다 보니 너무 심하게 거부감을 느끼더라. 이 방식은 대중적 해결책이 되기에는 힘들다는 결론이 나와서 방향을 바꿨다. 하드코어 하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캐쥬얼한 방식으로 바꿨다. 유튜브에서 짧은 영상을 보고 퀴즈를 풀게 하면서 최대한 영어를 즐기는 방향으로 바꿨다. 그때부터 이용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Q. 일본에서 반응이 좋았던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사실 처음에는 한국 시장만 바라보고 출시를 했다. 그런데 반응이 별로 없었다. 한국에는 좋은 앱들이 많아 경쟁이 박터지는 상황이었기 때문. 그때쯤 생각을 전환했다. 


‘왜 우리가 한국에서만 해야 하나?’ 그래서 앱 홍보 영상을 6개 국어로 만들어서 뿌려봤다. 동남아랑 일본에 뿌렸더니 이상하게 일본에서 마케팅 성과가 압도적으로 잘 나왔다.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일본 현지화 작업을 한 뒤 곧바로 일본어 버전을 출시했다. 그 후 반응이 너무 좋아서 지금은 전체 이용자 중 80%가 일본인이다.

Q. 일본이 영어교육 열기가 한국보다 높은 편인가?


그렇다기보다는 시장 사이즈가 다른 것 같다. 사실 우리나라만큼 어학학습에 광적인 나라는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결제율이 두 배가 더 높아도 일본이 인구가 두 배 이상이니 더 쉬운 게임이 되는 거다. 일본은 인구가 1억이 넘기 때문에 모바일 시장도 훨씬 더 크다. 한국 외 다른 국가는 어학학습이 자기계발보다는 취미와 연결되어 있는 부분도 크다. 내가 좋아하고 잘하고 싶어서 하는 분위기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직접 경험해보니 우리나라의 좋은 서비스들은 무조건 글로벌화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또 해외로 진출했을 때 한국이 더 잘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도 발견했다.

Q. 한국이 가진 강점은 무엇인가?


변화에 빠른 속도로 적응한다는 점이다. 글로벌 시장에 있어서 고객의 피드백을 빠르게 적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한국인들이 속도에서는 정말 탁월하다. 우리 회사의 경우 어떤 유저가 ‘왜 이 장면에서 이런 표현을 사용했냐?’는 문의를 받고 원어민을 고용해서 원어민 해설을 바로 추가했다. 콘텐츠마다 해설을 모두 넣어줬더니 결제율이 그 즉시 올라가더라. 이 정도로 피드백에 대한 노력이 더해지면 바로바로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른 나라의 경우 피드백 수용이 너무 느리지만, 한국인들은 속도에 있어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이러한 한국인의 특성이 모바일 시장에서는 엄청난 강점이 될 수 있다.

Q. 글로벌로 진출 할 때 주의할 점은?


우선 서비스를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 지금 보면 후발주자로 들어오는 유사 서비스들이 정말 많은데 하루에 100건도 다운로드 수가 안 나오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속한 모바일 언어 학습 시장에는 유사한 대체재가 많기 때문에, 결국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잘 파악하고 핵심 기능으로 표현되는 우리만의 고유의 색을 잘 유지해야 한다. 


많은 경우 1위 앱이 이런저런 기능을 추가하면 그 뒤에 후발주자들이 따라서 기능을 탑재하는데, 남들 좋다는 이유로 따라가다 보면 우리만의 고유의 색을 잃어버리게 된다. 자체적인 판단으로 기능이 필요할 때 추가하는 거지 단순히 다른 앱을 벤치마킹해서 좋다는 기능들을 무분별하게 때려 넣는 것은 망하는 지름길이다. 뚝심을 지키는 게 중요한데 이게 쉬운 일이 아니다.

두 번째로는 채용에 유연성을 가지는 게 좋다. 우리 회사의 경우 직원 중 상당수가 외국인이고, 외국인 프리랜서를 꾸준하게 쓰는 편이다. 필요한 능력이 있을 때 한국에는 그런 인재들이 없다고 포기하지 말고 업워크(해외 프리랜서 추천 플랫폼) 등에서 찾아보면 빠르게 외국인 리소스에 접근할 수 있다. 이들과 원격으로 일하면서 필요한 재능을 좀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지화가 어려워 해외 진출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원격으로 고용하면 충분히 글로벌로 빠르게 손쉽게 확장이 가능하다.


우리 회사의 경우 대전 본사는 4시간 출근제, 서울 지점은 원격으로 근무하고 있다. 향후 전사 원격으로 단계적 전환할 계획인데, 원격근무 경험자들을 중심으로 채용을 늘릴 예정이다. 왜냐하면 원격근무가 맞는 사람과 아닌 사람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한국의 원격근무 인재풀만 모은 플랫폼 ‘플렉스웍’을 알게 됐는데, 이런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보는 것도 좋다. 원격근무 경력자만 필터링해서 볼 수 있으니 회사에서는 좀 더 효율적으로 채용을 할 수 있게 된다.

Q. 원격근무 시 성과 측정은 어떻게 하나?


우리는 분기별로 한 번씩 본인이 지난 3개월간 어떤 프로젝트를 어떻게 진행했는지, 진행한 업무가 회사에 어떻게 기여했는지 성과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진다. 원격으로 근무하는 친구들은 영상을 찍어서 보내주기도 한다. 본인들이 구성원들에게 어필하는 자리가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딴짓하지 말고 내 할 일에 집중하고 성과에 집중하게 만드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그래서인지 다들 능동적으로 자기 일을 알아서 찾아서 하는 편이다.

Q. 회사만의 장점을 어필한다면?


우리 회사는 회사와 개인의 성장을 최대한 일치시키고 싶어 한다. 회사가 여태까지 3번 정도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각 단계마다 연봉 등의 처우에 반영되도록 노력했다. 실제로 거의 20% 정도가 한번에 인상되는 사례도 있었다. 나의 창업 주된 창업 동기 중 하나가 내가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들을 선택하는 것이다.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을 힘들게 뽑았는데, 회사에서의 대우가 좋지 않아서 그 사람들을 놓치고 싶지는 않다. 앞으로도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서, 연봉 인상, 스톡옵션 등은 최대한 후하게 제시하고자 한다.


이러한 객관적인 근무 조건 이외에도 최대한 회사와 회사 구성원 간의 피드백이 활발하게 교류되는 문화를 만들고자 하고 있다. 1:1 미팅을 주간으로 진행하며, 업무에 대한 피드백과 코칭을 제공하고, 회사도 매주 만족도 설문조사를 수행하여, 만족도 높은 회사 생활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사용하는 컴퓨터가 느리다고 하여 바로 다음 날 새로운 맥북으로 교체해주기도 하고, 영어 실력이 부족해서 업무에 지장이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놓은 직원이 있어서 바로 영어 회화 학원에 다닐 수 있는 교육비 제도를 신설했다. 심지어는 함께 일할 디자이너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어 한 달도 안되어 경력직 디자이너를 영입하기도 했다. 


나는 이번이 세 번째 창업이다. 다른 사업을 할 때는 어떤 소명 의식 없이 사업을 하다 보니 잘 안됐을 때 사업을 지속해야 할 이유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지금의 사업은 영혼을 갈아서 하고 있고 사람들이 영어를 잘하게 만드는데 내 인생을 걸어보고 싶다.

박터지는 글로벌 시장이지만 
더 큰 성장의 기회가 있고, 
그만큼 묘미도 있다.

[한국의 원격근무 회사 탐방 리포트#5]
하얀마인드 소개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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