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웨어즈

짧으면서도 길었던 것 같은 2018년이 어느덧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해마다 사회적, 정치적 문제가 만연하고 게임계에도 여러 이슈가 발생하면서 여느 해와 같은 평범한 일상(?)이 이어졌다는 기분이 드는가 하면, 새로운 하드웨어나 게임의 출시로 인해 겪었던 기대감과 실망감, 의외의 제품이나 작품의 등장으로 인한 놀라움 등 여러 가지 감정과 생각으로 조금은 재미있는 나날을 보내기도 했다는 기분 역시 듭니다.

2018년 무술년(戊戌年)이 지나고 새로이 찾아오는 2019년 기해년(己亥年)은 돼지해 중에서도 길운이 찾아온다는 의미에서 '황금돼지해'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만약 올 한 해가 여러가지로 잘 풀리지 않았거나 불운이 이어졌던 해였다면, 내년에는 누구나 황금돼지의 기운을 받아 운수대통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올해 부진했던 게임 개발사나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는 개발사는 부디 성공적인 게임을 출시하여 2019년 한 해를 즐겁게 빛내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지난 2018년 11월 출시 예정 PC 게임(링크)에서는 많은 게임을 소개해드렸는데, 2018년 11월은 그간 기대작으로 주목받던 여러 작품이 출시 예정이었던 시기인 만큼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습니다. 액션 게임 계열에서는 오버킬의 워킹 데드와 히트맨 2, 폴아웃 76, 배틀필드 5와 같은 작품이 주목 받았는데, 각 작품은 출시 이후의 평가가 전반적으로 미묘한 느낌입니다. 밸브의 대표적인 4인 코옵 좀비 게임 '레프트 포 데드' 1편 혹은 2편과 같은 게임성을 기대했다면, 오버킬의 워킹 데드는 그에 대해 충분한 만족감을 주지는 못하는 느낌입니다. L4D 계열의 게임성보다는 자사 게임인 페이데이에 가까운 게임성을 보여주면서 사람들의 기대와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고, 그간 공개한 시네마틱 트레일러와 달리 인게임 그래픽이 우수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것 역시 실망스러운 점으로 꼽힙니다.

폴아웃 76은 해당 게시글이 업로드되는 시점까지도 여전히 논란이 이어지는 중입니다. 폴아웃 4보다 줄어든 커스터마이징, 폴아웃 4보다 발전되지 못한 그래픽, 폴아웃 4에서 존재하던 버그가 고스란히 계승되는 등 게임 자체만으로도 여러 문제점이 보이지만, 최근 콜렉터즈 에디션 버전에 해당하는 '파워 아머 에디션'의 구성품 재질이 별도의 통보 없이 바뀌는 문제에 대해 베데스다 측은 '제작 비용이 많이 든다'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앞으로도 논란이 더욱 확산될 것 같습니다. 이에 앞서서는 환불 문제에 대한 논란도 한 차례 불거진 뒤이기에 베데스다 측의 확실한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베데스다에 대한 충성심으로 폴아웃 76 파워 아머 에디션을 구매했던 유저들은 이미 배신감을 토로하면서 단체 고소를 준비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기에 당분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히트맨 2는 전작인 히트맨이나 'PATIENT ZERO' DLC를 보유하고 있을 경우 히트맨 2에서도 각 에피소드를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지만, 전작보다 크게 개선되지 않은 그래픽에도 불구하고 시스템 요구 사양이 상승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슈를 제기하는 유저가 제법 존재합니다. GIF 이미지로 떠도는 일명 '호밍 서류가방 미사일'과 같이 게임의 리얼리티를 떨어트리는 요소도 존재하기는 하지만, 게임 자체는 1편과 마찬가지의 시스템을 이용하는 만큼 유저에 따라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11월 게임에 대한 사설이 길어졌지만, 그럼에도 배틀필드 5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기는 어렵습니다. EA 측은 최근 배틀필드 5의 출하량이 배틀필드 1의 절반 가량밖에 안된다는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물론 오리진 액세스와 같이 직접적인 구매를 하지 않은 유저는 제대로 집계되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발표가 시사하는 바는 큽니다. 디렉터와 개발진 일부가 PC(정치적 올바름)나 페미니즘 옹호 발언을 SNS에 기재, 일명 'uneducated' 사건이라 불리는 게이머 기만 발언, 역사왜곡 관련 발언 등 게임 외적인 부분에서 이미 많은 게이머의 분노를 산 영향도 크겠지만, 배틀필드 1에 비해 퇴화한 시스템이나 게임성, 무엇보다도 NVIDIA RTX 20 시리즈의 홍보 수단으로 활용되었던 레이 트레이싱 옵션이 인게임 프레임레이트를 절반에 가까운 수치로 하락시키는 등 게임 내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배틀필드 특유의 재미는 여전하다는 평가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복합적인 요소로 인해 뜨거운 감자에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인 만큼 배틀필드 5 역시 당분간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2018년 11월의 가장 큰 이슈는 PC와는 상관 없는 게임이기는 하나, 아마도 '디아블로 이모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알다시피, 블리자드는 블리즈컨 2018을 통해서 '디아블로 이모탈'을 정식 발표했습니다. 문제점을 하나 하나 짚어보자면 끝도 없이 이어지겠지만, 이미 밈이 되어버린 '여러분 스마트폰 없어요?(Do you guys not have phones?)' 발언과 이를 대하는 블리즈컨 참가자 및 온라인 유저의 싸늘한 반응, 해당 스트리밍 동영상의 압도적인 '싫어요' 비율, 무엇보다도 블리자드가 자체 개발하는 것이 아닌 중국 시장을 겨냥한 외주 개발 등 다양한 요인이 디아블로 이모탈에 대한 거부 반응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마도 한동안 디아블로 이모탈에 대한 이야기는 뜨겁게 타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온갖 논란과 이슈로 점철되었던 2018년 11월을 지나, 2018년 12월에도 신작 게임은 출시됩니다.

2018년 12월에 출시되는 여러 게임 중에서도 우선적으로 눈여겨 볼 만한 게임은 '뮤턴트 이어 제로: 로드 투 에덴'과 '저스트 코즈 4', 그리고 '재기드 얼라이언스: 레이지!'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뮤턴트 이어 제로'는 독특한 세계관과 그래픽, XCOM 전투 시스템을 차용한 점에서 많은 이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으며, 광활한 지역에서 전투를 벌이는 '저스트 코즈 4'는 이전 시리즈 작품을 해본 유저라면 환영할 만한 소식일 것입니다. '재기드 얼라이언스: 레이지!' 역시 오랜 공백을 깨고 돌아온 작품인 만큼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게임으로 출시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밖에도 몽환적인 분위기의 어드벤처 게임 '문 리버', 전대물을 연상케 하는 대형 로봇 액션 게임 '오버라이드: 메크 시티 브로울', 한동안 PC계에는 뜸하던 신작 리듬 게임 '뮤징스', 귀여운 외모와는 달리 컨트롤을 요구하는 액션 게임 '기즈모', 요리와 비요리의 경계를 넘나들 것으로 기대(?)되는 '쿠킹 시뮬레이터', 우주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양이 생존 게임 '뮨베이스', 독특한 게임성이 기대되는 '킹덤: 투 크라운즈', 동화 같이 아름다운 그래픽과 분위기가 매력적인 플랫포머 게임 '그리스', 다시금 돌아온 악마의 자식 이야기, '루시우스 3', 가상의 비밀조직 'SCP'의 이야기를 화려한 그래픽으로 재탄생시킨 'SCP 블랙아웃', 춘추전국시대의 중국 역사와 신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판타지 액션 게임 '블레이디드 퓨리', 슈퍼 스파이가 되어 임무를 수행하는 액션 게임 '더 스파이 후 슈렁크 미', 그 외에 미처 소개해드리지 못한 여러 게임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2018년을 마무리하는 12월에도 즐겁고 신나는 게이밍 라이프를 만끽할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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