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018 하드웨어 이슈 살펴보기

조회수 2018. 1. 5. 15: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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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한 해동안 플레이웨어즈는 다양한 하드웨어를 다루었습니다.

2017년 정유년(丁酉年)에 도착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덧 2018년 무술년(戊戌年)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비단 필자만의 느낌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2017년을 잘 정리하고 2018년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맞이하기 위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언제나 그래왔지만, 유난히 2017년은 최근 몇 년 새에 들어서 하드웨어 업계에 가장 큰 변화가 온 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수많은 신제품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특히 오랜 시간 데스크톱 CPU 분야에서 침묵을 지켜오던 AMD가 '라이젠'이라는 새로운 프로세서를 발매한 것과 더불어 인텔에서는 이에 대항하는 '커피레이크'를 출시, NVIDIA에서는 최상위 그래픽 카드인 GTX 1080 Ti를 출시하는 등 하드웨어 마니아들을 열광케 하는 소식이 연이어 발표되었습니다. 이러한 소식 외에도 다양한 신제품 소식들이 끊이지 않아, 필자는 굉장히 바쁜 시기를 보냈던 1년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물론 신제품과 관련된 소식은 PC에 한정되지는 않았습니다. 모바일 분야에서도 다양한 신제품이 출시되었으며, 특히 2017년에는 오랜 시간의 가동시간을 자랑하던 LG 그램 시리즈와 얇은 울트라북에 외장 그래픽을 탑재하기 위한 NVIDIA의 MAX-Q 기술 등이 많은 관심을 얻기도 했습니다. 또한, 최신 AP를 탑재하는 스마트폰과 애플의 새로운 아이폰 X 등 많은 제품들이 새롭게 등장해 예비 구매자들의 지갑을 두들기는 광경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평상시의 조금 딱딱한 리뷰보다는, 길면서도 짧았던 2017년 한 해에 어떠한 하드웨어가 트렌드를 선도했었는지 그리고 2018년에는 앞으로 어떤 신제품이 출시를 예정하고 있을지에 대해서 느슨하면서도 간단히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지난 해에는 어떤 제품이, 올해에는 과연 어떤 제품이 사랑받게 될까요?


2017년을 지나오며
▲ 숨가쁘게 지나온 2017년의 요약본. PC의 핵심적인 부품이 대거 출시해 많은 화제에 올랐습니다.

다시금 지난 한 해를 돌아보자면, 2017년은 요근래 몇 년 사이 가장 바쁜 해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해의 시작인 2017년 1월 초부터 인텔은 14nm+ 제조 공정이 적용된 최신 카비레이크 프로세서를 출시하고, 이에 대응이라고 하듯 AMD는 불도저 아키텍쳐로 대표되는 비쉐라~엑스카베이터 프로세서를 벗어던지면서 2017년 3월, ZEN 아키텍쳐를 활용한 라이젠 프로세서를 세상에 공표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여름 시즌에는 두 회사 모두 HEDT 라인업을 새롭게 발표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라이젠 프로세서는 비교적 낮은 최대 클럭으로 인해서 상대적으로 싱글스레드의 IPC가 조금 떨어지는 모양새를 보이기는 했으나 그 차이가 이전 프로세서보다는 압도적으로 좁아졌고, SMT 기술을 활용해 멀티스레딩 작업의 효율적인 측면에서는 오히려 경쟁사보다 높은 효율을 보여주어 다방면으로 기대해볼 만한 가능성을 비추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의 이슈가 없을 줄 알았던 신제품 소식에 또 하나의 변수를 던진 것은 인텔의 8세대 코어 시리즈, 커피레이크 프로세서였습니다. 2017년 3분기 말에 인텔은 데스크톱 프로세서 라인업에서 최대 4코어만을 활용하던 기존의 정책을 뒤엎고 최대 6코어 프로세서를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반인들도 스트리밍이나 동영상 제작과 같은 전문성을 띄는 작업에 손을 대는 경우가 많아진 만큼 멀티스레딩 작업의 비중 역시 자연스럽게 높아졌고, 이러한 트렌드에 맞춘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라이젠의 등장이 커피레이크의 출시를 앞당겼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커피레이크의 최초 출시 예정일은 2018년 초가 될 예정이었기 때문입니다.

▲ 구글 트렌드를 통해 확인한 INTEL-AMD / 커피레이크-라이젠의 관심도 변화.
높은 관심을 지니는 것이 언제나 긍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지니는 것은 결코 나쁘게 볼 일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새로운 CPU의 발매에 대한 긴 설명을 이어 나갔는데, 2017년에는 새로운 프로세서만 등장한 것은 아닙니다. 2016년에 출시한 "오버워치"가 높은 인기를 누리면서 많은 게이머들이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관심을 지녔듯이, 2017년에는 "배틀그라운드"가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그래픽 카드에 대한 높은 관심과 판매율이 고공행진을 이어나갔습니다.


여기에 NVIDIA는 GTX TITAN X(파스칼)의 뒤를 이어 GTX 1080 Ti를 출시해 하이엔드 게이밍 환경을 구성하려는 게이머들에게 환상적인 제품을 선보였으며, AMD는 새로운 하이엔드 그래픽 카드인 RX 베가 시리즈를 정식으로 출시해 하이엔드 라인업의 계보를 이어 나갔습니다. 2017년의 끝자락에는 NVIDIA에서 GTX 1070 Ti를 발표해 GTX 1070과 GTX 1080 사이의 간극을 해소함과 동시에 RX 베가 시리즈를 견제하는 모습도 연출했습니다.

▲ 2017년의 가장 큰 이슈들을 손꼽으라고 한다면, 의외로 이 둘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한편, PC 하드웨어에 큰 영향을 준 두 개의 사건이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도 했는데, 바로 가상화폐와 메모리입니다. 가상화폐 채굴의 경우 이미 몇년 사이 이슈로 자리매김하기는 했지만, 2017년에 들어서 NVIDIA 및 AMD의 메인스트림급 이상의 그래픽 카드가 소위 "광산"이라 표현하는 채굴용으로 쓰이기 시작하면서 더더욱 이슈가 되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채굴을 위해서 그래픽 카드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덕분에, 일반 사용자를 위해 출시한 그래픽 카드였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사용자가 구매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는 경제 원칙에 입각해 공급량이 수요량을 따라가지 못하여 가격이 상승하는 악순환의 연속으로 이어지기도 했는데, 250달러 선의 MSRP를 지니는 그래픽 카드가 40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데에도 한 몫을 했습니다.

결국 NVIDIA는 가상화폐 채굴을 위한 전용 그래픽 카드도 출시하기는 했지만, 짧은 A/S 기간과 더불어 채굴 용도 외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제품의 한계점, 그리고 중고 판매 등의 부가적인 이윤을 원하는 채굴업자들의 보상심리 등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하여 대체수단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메모리 가격 역시 높은 관심사 중에 하나였습니다. 시스템 구성에 꼭 필요한 메모리는 삼성 DDR4 8GB의 가격을 기준으로 1년 새에 2배 이상의 엄청난 상승률을 보였는데, 2016년 중반기부터 꾸준히 가격이 상승한 핵심적인 이유는 메모리에 장착되는 D램의 공급 부족이었습니다.

메모리가 PC와 모바일 기기 정도에 탑재되던 과거와는 달리, IoT(Internet of Things, 사물 인터넷)의 발전과 스마트 가전 제품의 등장으로 인해 이제는 수많은 전자 제품에 프로세서와 메모리가 탑재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추세가 전세계적으로 이어져나가는 가운데 D램의 공급 문제가 꾸준히 대두되었고, 앞서 가상화폐 채굴에 따른 그래픽 카드 가격 상승보다 더욱 가파른 추세로 메모리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필자의 경우를 예로 들면, 2017년 초 해외 쇼핑몰을 통해 DDR4-3000 8GB x2를 120달러 선에 구입하는 것도 비싸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었는데, 2017년 하반기에 동급의 메모리의 가격이 160~180달러 선으로 껑충 올라선 것을 보고 충격을 금치 못했습니다.

▲ 다나와 기준 삼성 DDR4-19200 8GB(좌) 및 삼성 DDR4-17000 8GB(우) 가격 변동 추이.
2016년 6월 이후를 기준으로 한다면 상승세는 더욱 가파르게 올라갑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D램 가격의 인상은 국내에서 대표적으로 D램을 생산하는 삼성과 SK하이닉스를 웃게 만들었는데, 특히 삼성의 경우 지난 24년 동안 반도체 분야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던 인텔을 제치고 2017년 하반기에 드디어 반도체 분야 1위로 올라서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D램 공급량 부족 현상은 안타깝게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추가 생산을 진행하더라도 당장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2017년에 들어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고려하고 있던 많은 유저들의 발목을 잡는 부분 중 하나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노트북 사용 시간에서 획기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LG 올데이 그램.

PC 업계가 숨가쁘게 출시되는 신제품으로 많은 이슈가 있었던 가운데, 모바일 업계 역시 크고 작은 소식들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2017년 1월에 정식으로 출시된 LG 그램 2017 시리즈는 놀라운 사용시간을 보여주었는데, 올데이 그램의 경우 플레이웨어즈 테스트에서 평균적으로 10시간 이상의 연속 사용시간을 보여주었고, 밝기값을 50%로 제한한 상태에서는 문서 편집과 같은 간단한 작업에서 15~18시간 수준의 연속 사용시간을 입증해 울트라북의 한계점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울트라북과 관련된 분야라면 NVIDIA에서 새롭게 발표한 MAX-Q 디자인 기술도 있었습니다. 노트북이 외장형 그래픽 카드를 탑재하게 되면 일정 크기 이하로 줄일 수 없다는 한계를 넘어서, GEFORCE GTX MAX-Q 디자인은 18mm 수준의 두께를 지니는 울트라북에도 탑재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GTX 1080과 같은 모바일 그래픽 카드도 MAX-Q 디자인을 적용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일반적인 규격의 모바일 그래픽 카드보다는 소폭 성능이 떨어지기는 하나, 울트라북과 같은 얇은 노트북에서도 무난한 게이밍 환경을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은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다만 아쉽게 느껴졌던 점은 MAX-Q 디자인이 적용된 노트북의 숫자가 적고, 그나마 출시된 MAX-Q 디자인 노트북이 상당히 높은 가격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노트북으로 고사양의 게임을 즐길 정도의 사용자라면 휴대성을 어느 정도 포기하더라도 고사양의 시스템 구성을 지닌 게이밍 노트북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고, 울트라북 크기의 얇은 노트북을 원하는 사용자는 성능보다 무게와 사용시간에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MAX-Q 디자인의 의도와는 별개로 이를 탑재하는 노트북 자체는 조금 미묘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 아이폰 X가 야심차게 등장했지만, 최근에 일명 "배터리 게이트" 논란이 불거지면서 애플은 곤혹을 치르고 있습니다.

한편, 스마트폰 계열에서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삼성, LG, 애플이 국내에 신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삼성 갤럭시 S8 & S8+ / 노트 8은 2016년에 출시된 갤럭시 노트 7의 배터리 이슈 때문인지 기존에 보여주던 '최고의 성능'보다는 '안정성'에 조금 더 치중했다는 느낌이 짙었습니다. LG는 G 시리즈의 후속작인 G6 & G6+와 더불어 V 시리즈의 후속작인 V30을 출시했는데, V30의 경우에는 라운딩 처리된 외관과 스냅드래곤 835 AP 등의 최신 하드웨어 탑재로 나쁘지 않은 평가를 얻어냈습니다. 하지만 기존 LG 스마트폰에서 끊임 없이 대두되는 무한부팅 증상이나 지속적인 사후 지원 문제가 이후 제품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LG 측에서도 적극적인 해결이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혁신이라는 평가로 해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애플 역시 아이폰 7 시리즈의 후속작인 아이폰 8 & 8+로 다시금 우리 곁에 다가왔습니다. 독특한 것은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이해 "아이폰 X"를 함께 공개한 것인데, 정면을 가득 메우는 OLED 디스플레이와 새로운 사용자 인식 기술인 Face ID, 강력한 성능의 A11 바이오닉 AP 등 앞으로 출시될 스마트폰을 미리 감상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요소를 조합시킨 스마트폰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애플의 혁신적인 스마트폰과는 별개로 구형 아이폰의 배터리 수명에 맞추어 성능을 의도적으로 낮추는 일명 "배터리 게이트" 문제는 많은 사용자들에게 있어 다소 실망감을 안겨주었는데, 애플의 시인을 통해 배터리 게이트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전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최초의 아이폰을 출시하던 10년 전, 오랜 시간이 지나도 배터리가 처음과 같은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하던 애플이었지만 최근 배터리 게이트 이후 배터리를 '소모품'으로 표현하여 일각에서는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와 같은 조치가 구형 기기와 신제품의 성능차를 더욱 크게 부각시키는 만큼 새로운 제품의 판매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어, 아이러니하게도 전문가들은 최근 출시된 아이폰 X의 판매량 전망치를 낮추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집단 소송이 일고 있고, 한국에서도 같은 수순을 밟고 있는 문제인 만큼 애플이 배터리 할인판매라는 입장을 고수할 지 혹은 다른 방안을 내놓을 지에 대해서는 당분간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최근에 출시된 XBOX ONE X(좌)와 닌텐도 스위치(우).

끝으로 하드웨어 소식 중 게이머들에게 익숙한 콘솔 기기에 대한 소식을 간략히 전해드린다면, 먼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4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성능과 부족한 킬러 타이틀로 난항을 겪고 있던 마이크로소프트가 드디어 '프로젝트 스콜피오'라 불리던 XBOX ONE X를 출시했습니다. 소니의 경우 이미 2016년 말에 "플레이스테이션 4 프로(이하 PS4 프로)" 버전을 출시하면서 4K 게이밍과 조금 더 나은 그래픽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메리트를 제시했는데, 약 1년 가량 출시가 늦어진 XBOX ONE X의 경우에는 대대적으로 4K 게이밍을 강조하면서 오랜 기다림 끝에 출시되었습니다. PS4 프로와 마찬가지로, XBOX ONE X 역시 기존 XBOX ONE 및 악세서리가 호환되며, 4K 게이밍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4K TV가 없는 사용자라도 1080P TV에서 슈퍼 샘플링을 통해 더욱 깨끗한 화질의 그래픽을 선사할 수 있다고 합니다. XBOX ONE X는 결코 저렴하지 않은 가격임에도 구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PS4 프로보다 조금 더 높은 스펙의 사양으로 출시된 만큼 단순히 4K 게이밍이 아니더라도 조금 더 원활한 게이밍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한편, 닌텐도에서는 "스위치"라 불리는 독특한 컨셉의 게임기가 출시되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스위치가 다른 콘솔기기와 가장 큰 차별점을 두는 요소는 휴대용 게임기와 가정용 게임기가 결합된 형태의 독특한 컨셉을 지니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내에서는 2017년 12월에 정식 발매되기 시작한 스위치는 엄밀히 말하면 휴대성보다는 가정용 게임기의 이미지가 더 강하지만, 두 가지 용도 모두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은 확실히 매력적입니다. 닌텐도의 게임은 전통적으로 외신 매체에게 호평을 받는 대표작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에 이번 스위치의 게임들도 여러모로 기대되는 작품이 많았는데,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이나 "마리오 오디세이" 같은 게임들이 스위치 발매와 동시에 높은 인기를 얻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특히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은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를 비롯한 전세계 매체와 웹진에서 수상하는 GOTY(Game of the Year) 후보작 중 60% 이상의 수상을 휩쓸어 최다 GOTY 수상을 거의 확실히 하는 분위기입니다.

▲ 2017년 하드웨어 이슈의 중심에 위치한 컨텐츠 중 하나는 역시 게임입니다.

지금까지 나열한 소식들이 모두 하드웨어에 국한되어 있었다면, 2017년을 돌이켜보았을 때 가장 큰 이슈가 되었던 것 중의 하나는 다름 아닌 "게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히 2016년의 "오버워치"에 이어, 2017년에는 블루홀에서 개발한 "PLAYERUNKNOWN'S BATTLEGROUND(이하 배틀그라운드)"는 2017년 12월을 기준으로 스팀 집계 동시 접속자가 최대 300만 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스팀 게임 중에서는 최고로 높은 동시접속자 수를 보유한 게임이 되었습니다. 국내 게임 개발사에서 만들어졌다는 소식 때문인지 많은 한국인들이 배틀그라운드에 접속해 치킨을 뜯는(1등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으며, 배틀그라운드를 원활하게 즐기기 위해서 업그레이드를 감행하는 경우도 자주 찾아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배틀그라운드의 등장 덕분에 가려지기는 했지만, 필자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2017년 게임계의 이슈 중 하나는 한국어 지원입니다. 사실 배틀그라운드가 인기를 얻기 전에도 한국은 스팀 기준 접속자수 10위권 이내에 들 정도로 많은 게이머들을 보유한 국가 중 하나였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어를 지원하는 게임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습니다. 하지만 철권7과 같은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대전액션 게임과 배틀그라운드 등의 많은 게임들로 인해 한국인 게이머의 숫자가 급증하자, 한국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여긴 일부 게임 개발사들이 한국어를 공식으로 지원하는 사례가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또 하나의 기쁜 소식은 유저 한국어 패치가 공식 한국어로 채택되는 경우가 많아진다는 것입니다. 본래 게임 개발에 있어서 다양한 언어를 추가한다는 것은 추가적인 개발 비용을 소모하게 됨을 의미할 것입니다. 한국어 폰트를 제작하는 문제부터 번역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등 많은 수고를 거쳐야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한국의 게이머들은 비영리적인 목적으로 유저 한국어 패치를 생산해내는 독특한 문화를 지니고 있으며, 번역의 품질 또한 정식 번역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경우가 많다보니 인디 게임 개발사들을 주축으로 유저 한국어 패치를 정식 한국어로 등재해주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필자 역시 게임을 좋아하는 한 명의 게이머로, 유저 한국어 패치를 제공받는 것에 대한 감사함과 더불어 스팀을 비롯한 각종 플랫폼에서 점차 한국어 지원이 많아져서 원활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기쁘기 그지 없는 소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게임들이 공식으로 한국어를 제공해준다면, 이러한 게임들을 플레이하기 위해 한국 PC 시장 역시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2018년을 맞이하며

2017년 한 해를 돌아보는 과정만으로도 굉장히 바쁘게 흘러갔다는 느낌이 듭니다. 특히 다양한 프로세서의 등장은 시스템을 구성하려는 사용자에게 있어 즐거운 경쟁이었을 것이며, 양사에서 출시한 고성능 그래픽 카드를 통해서 더욱 현실감 있는 그래픽의 게임을 원활하게 구동하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2017년을 뜨겁게 달군 "배틀그라운드" 덕분인지 업그레이드 열풍도 이어져 카비레이크에서 라이젠, 커피레이크에 이르는 견적 요청이나 추천 PC가 다양하게 등장하는 등 PC 업계는 여느 때와 달리 뜨거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긍정적인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가상화폐의 값어치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가상화폐를 채굴하는 사람들 역시 점차 많아졌고, 일반 사용자는 그래픽 카드를 사고파도 물량이 없거나 웃돈을 주고 사야하는 웃지 못할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D램의 과다 수요로 인해 메모리 가격이 올라간 것 역시 구매자의 입장에서는 달가운 소식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 해를 돌이켜보면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하드웨어 분야에 다양한 이슈가 등장했다는 사실은 그만큼 많은 이들이 하드웨어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반증이 되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기쁘게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2017년의 하드웨어 주요 이슈를 소개하면서 IoT나 스마트홈과 관련된 소식을 지나가듯이 소개하기는 했지만, 이쪽 분야의 발전도 굉장히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할 지도 필자 역시 상당히 궁금해집니다.

2018년에도 다양한 하드웨어가 출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루머 단계에 있는 소식도, 출시가 임박해 있는 소식도 있는 만큼 필자가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여기고 있는 소식들을 간략하게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 2018년에는 10nm 제조 공정이 프로세서, GPU, AP 등 다방면으로 적용될 예정입니다. <이미지 출처: Anandtech>

우선 가장 많은 이들이 궁금해할 만한 소식은 10nm 제조공정이 적용된 반도체의 등장일 것입니다. 인텔의 경우 아이스레이크나 캐논레이크 등 많은 루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9세대 코어 시리즈로 알려진 아이스레이크가 10nm+ 제조 공정이 적용될 예정이라고 하며, 2018년 내에 출시가 가능할 지에 대한 부분은 아직까지 미지수로 남아 있습니다. 제조공정 전환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과 더불어 인텔의 로드맵이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어긋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에 2018년에는 어떠한 프로세서가 새롭게 등장할 지 주목됩니다.

AMD는 2세대 라이젠 모델로 알려져 있는 "피나클 릿지"가 12nm 제조 공정이 적용되어 출시될 예정에 있습니다. 더욱 세밀한 제조 공정을 전환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높은 클럭 마진을 예상해볼 수 있는 만큼, 게이밍 성능에서 약간의 아쉬움을 느끼던 라이젠 유저들에게 있어 피나클 릿지는 1세대 라이젠 모델보다 높은 클럭으로 성능 향상을 기대해볼 수 있는 프로세서일 것입니다. 여기에 AMD의 경우에는 내장 그래픽이 추가된 "레이븐 릿지" 역시 2018년 초에 데스크톱과 모바일 분야에 투입될 예정이어서 별도의 외장그래픽을 요구하지 않는 사용자들에게 희소식으로 다가옵니다.

두 회사에서 새로운 프로세서가 출시할 예정이라는 것은 새로운 메인보드 역시 출시될 것을 암시합니다. 인텔의 경우 현재의 8세대 코어 시리즈 프로세서를 동작시키기 위해서는 "Z370" 칩셋이 장착된 메인보드만을 활용해야 했지만 2018년에는 다른 300 시리즈 메인보드가 투입될 예정이기 때문에, 오버클럭을 적용하지 않거나 가격대 성능비가 높은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해줄 것입니다. AMD 역시 400 시리즈 메인보드가 출시가 예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라이젠 출시 당시에 AMD가 약조한 사항대로 바이오스 업데이트만으로도 300 시리즈 메인보드에서 피나클 릿지 및 레이븐 릿지 프로세서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라이젠 시스템을 활용 중인 사용자 중에서 조금 더 높은 성능을 요구하는 사용자라면 바이오스 업데이트와 프로세서의 교체만으로도 손쉽게 업그레이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며, 새로운 CPU와 메인보드가 출시되면 플레이웨어즈에서도 신제품 소식을 빠르게 전달해드릴 예정입니다.

▲ 2017년의 끝자락에 정식으로 발매된 NVIDIA TITAN V(볼타).
볼타 명칭을 탑재한 제품은 일반 사용자 제품군에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루머가 있습니다.

물론 10nm 제조 공정이 프로세서에만 국한되지는 않습니다. GTC 2018을 통해서 정식으로 소개될 예정에 있는 NVIDIA의 새로운 그래픽 카드 역시 10nm 제조 공정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어느 정도의 클럭과 소비전력을 보일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NVIDIA에서 최근 발매한 볼타 아키텍쳐의 "TITAN V"와 달리, 일반 소비자용 그래픽 카드로는 암페어(Ampere)라는 명칭의 그래픽 카드를 등장시킬 것이라는 루머가 있어 GTC 2018의 공식 발표를 기다려 볼 시점입니다.

AMD의 경우 2018년에 새로운 그래픽 카드의 출시가 확정되어 있는 상태는 아니지만, 통상 "베가 20"으로 불리는 RX 베가의 개선 버전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에 무게가 실리는 만큼 2018년에도 양사의 그래픽 카드 출시 소식은 끊임 없이 대두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CPU 분야와는 별개로, 2018년에 공개될 최신 모바일 AP라 할 수 있는 스냅드래곤 845 역시 기존 스냅드래곤 835와 마찬가지로 10nm 제조 공정이 적용될 예정입니다. 기존에 출시된 AP들이 제조공정의 전환을 통해 소비전력은 낮추면서 클럭 마진의 상승과 배터리 효율을 개선하는 형태를 취해왔지만, 대표적인 칩 제조업체들이 TSMC의 7nm 제조공정보다는 삼성 10nm 제조공정의 유지로 가격 경쟁력 측면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업계의 분석이 이어지는 만큼 스냅드래곤 845가 과연 어떠한 성능과 배터리 효율을 보여줄 것인지 주목됩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과 경쟁하는 AP를 생산하는 삼성 역시 2018년 1월 4일자로 엑시노스 9810을 발표했습니다. 삼성의 2세대 10nm 제조공정이 적용된 이 AP는 이전 제품과 비교했을 때 싱글 코어에서 2배의 성능 향상과 멀티 코어에서 40% 수준의 성능 향상이 있다는 놀라운 발표를 했는데, 차세대 삼성 갤럭시 모델에 탑재되리라 예상되는 만큼 새로운 삼성 스마트폰의 성능이 기대됩니다.

한편, 삼성의 소식을 하나 더 전해드리자면 최근 2세대 10nm 공정(1y나노) D램의 양산을 발표했습니다. 기존 1세대 10nm 공정(1x나노) 제품과 직접적으로 비교해본다면 한 장의 웨이퍼에서 최대 30% 더 많은 칩을 뽑아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하니, 생산성 측면에서 높은 이득을 볼 것이라 기대됩니다. 물론 생산자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1y D램 공정을 적용하면서 캐패시터의 크기를 줄이고 2세대 에어 갭 기술을 적용하는 등 다방면의 최신 기술들을 접목시켜, 1x D램과 비교했을 때 10% 이상 증가한 속도와 15% 이상 절감된 소비전력을 지닐 것이라고 합니다. 최근 D램에 대한 수요가 다양한 분야에서 급증하고 있어 메모리의 가격 역시 상당히 높아져 있고, 높은 클럭의 메모리가 전체 시스템 성능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친다는 사실이 입증된 만큼 삼성의 최신 1y D램의 양산 소식은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 최근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인텔 CPU와 AMD GPU가 탑재된다는 Kaby Lake-G 모델, i7-8809G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새로운 프로세서들이 제조 공정을 전환한다는 소식에 이어 최근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하드웨어는 인텔과 AMD의 합작품으로 일컬어지는 i7-8809G에 대한 소식일 것입니다. 카비레이크-G로 추측되는 이 프로세서는 RX 베가 커스텀 칩이 들어갈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4코어 8스레드 및 8MB의 L3 캐시를 지니며, Radeon RX Vega M GH Graphics 및 인텔 HD Graphics 630의 내장 그래픽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대 100W의 TDP를 지닐 것으로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CPU와 GPU의 독자적인 TDP가 알려져 있지 않은 만큼 통합 수치라고 해석하는 것이 적합할 것이며, 두 개의 내장 그래픽을 지니는 만큼 적절한 그래픽 스위칭이 필요한 모바일 분야에서 빛을 발할 것이라 예상되는 반면 발열의 억제와 소비전력(배터리) 해소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가지게 만듭니다.

인텔의 공식 홈페이지에 잠깐 노출된 이후로 현재는 리스트에서 다시 빠진 상태이며, 조만간 관련 소식을 인텔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 Windows Mixed Reality는 기존의 VR과의 뚜렷한 차별점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조금 더 저렴하고 간편하게 VR을 체험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미지: 삼성 HMD 오디세이>

필자가 개인적으로 2018년에 기대 중인 또 하나의 분야는 Windows MR(Mixed Reality)입니다. 물론 MR 기기들 중 일부는 이미 2017년에 정식으로 출시가 되었지만, 출시 시기가 이미 2017년 후미였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지원이나 관련 소프트웨어 출시는 2018년을 기약해야 했던 만큼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는 것은 2018년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VR 기기는 이미 HTC 바이브나 오큘러스 리프트가 발매되어 있기는 했지만 제품 가격이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했고, 관련 소프트웨어나 게임의 숫자가 많지는 않았기에 VR 입문용으로는 미묘하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또한, 정확한 모션 트래킹을 위해서 트래킹 장비들을 벽에 설치하거나 여러 개를 두어야 하고, 복잡하게 늘어지는 케이블도 입문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작용했습니다.

MR 기기들은 기본적으로 별도의 트래킹 장비를 요구하지 않으며, MR 기기 역시 2개의 케이블(USB 3.0 / HDMI 2.0)만을 요구하여 상당히 단순화되었다는 인상을 줍니다. 또한, 많은 업체와 파트너쉽을 체결해 제품의 단가 역시 저렴한 모델부터 고급 모델까지 다양하게 등장할 예정이기에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도 겸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무엇보다도 Windows MR 기기는 XBOX ONE X와 호환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다양한 종류의 VR/MR 관련 게임이나 소프트웨어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 급속도로 불어나고 있는 보안 이슈, 멜트다운 / 스펙터 버그.

한편으로는 우려스러운 소식도 있었습니다. 바로 최근 사이 급속도로 불거지고 있는 보안 이슈입니다.

구글에서는 흔히 제로-데이 공격(Zero-Day Attack)이라 일컫는, 노출됐지만 아직 보완되지는 않은 취약점 공격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구글 프로젝트 제로(Google Project Zero)라는 보안팀을 설립했습니다. "모의 침투 테스트(penetration Testing)"와 같은 보안 테스트를 하는 화이트 해커나 전세계 보안 전문가로 구성된 GPZ에서는 구글사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활용하는 소프트웨어, 기기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다루는 것이 특징입니다. 자체적인 연구 후 문제가 되는 경우네는 보안 취약성을 제공하고, 이를 수정 조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겸하는 셈입니다.

최근 불거져 나온 보안 관련 이슈는 다름 아닌 메모리-마이크로프로세서와 관련된 두 가지 보안 이슈로, 멜트다운 버그와 스펙터 버그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두 보안 이슈 가운데에서도 멜트다운 버그는 인텔 프로세서를 사용하는 이들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하는데, 이 버그의 핵심이 아키텍쳐 설계 상의 결함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의 프로세서들은 빠른 처리 속도를 위해 분기 예측(Branch Prediction)이라는 기술을 활용합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다음에 수행될 조건문이 어떤 방향으로 분기할 것인지를 미리 추측하여 명령어를 수행하는 파이프라인에 공백기를 최소화하는 기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메모리 접근에 있습니다. 본래 메모리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은 운영체제의 중추라 할 수 있는 커널 영역과 사용자 영역으로 분리할 수 있지만 인텔 프로세서에 내장된 분기 예측기는 이 둘을 구분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것이며, 지금까지는 하나의 페이지 테이블로 운용되었기에 이러한 취약점을 이용할 경우 일반 사용자라도 커널 영역의 메모리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멜트다운이란는 용어처럼 이는 운영체제의 보안 체계를 무력화시켜버리는 치명적인 문제이며, 현재까지는 인텔에서 1995년 이후에 출시한 대다수의 프로세서와 일부 ARM 프로세서에서 멜트다운 버그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인텔은 TSX 명령어 버그나 ME 엔진 보안 취약점 등의 홍역을 겪어왔는데, 이번 멜트다운 버그의 경우 수정을 위해 시스템 성능 일부의 손해가 불가피하다는 측면에서 사용자들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보안 버그를 수정하는 패치를 감행했을 때 크고 작은 성능 저하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으며, 일부 발빠른 외신매체에서는 이번 멜트다운 버그에 대응하는 리눅스의 "페이지 테이블 분리 작업"이 적용된 커널로 테스트를 진행 후 5-30% 가량의 성능 하락을 보고하기도 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이를 묵과할 수는 없었는지 2018년 1월 9일에 관련 핫픽스를 내놓겠다는 최초 성명과는 달리 윈도우 10에 한하여 2018년 1월 4일부터 긴급 패치를 시작했습니다. 멜트다운 버그의 경우 치명적인 보안 취약점인 만큼, 인텔 CPU를 활용하면서 윈도우 10 운영체제를 활용하는 유저라면 반드시 보안 패치를 진행하시기를 권고합니다.

다만, 여러 커뮤니티에서 일반 사용자들이 긴급 패치 전후의 디스크 전송 속도 결과를 연쇄적으로 인증하면서 실제 성능 하락이 큰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으며, 성능 하락이 실제로 어느 정도까지 발생하는지는 다른 버전의 윈도우 보안 패치가 진행되는 2018년 1월 9일 이후에 다시금 상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또한, 운영제체에서 관련 보안 패치를 제공하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한 만큼 인텔에서 마이크로코드 펌웨어 업데이트를 제공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 당분간 추이를 지켜보아야겠습니다.

▲ 보안 취약점과 관련된 인텔의 공식성명(좌)과 AMD의 공식성명(우).
내용을 정확히 따져볼 필요는 있지만, '모든 CPU에게 문제가 있다'는 뉘앙스의 인텔 답변은 멜트다운 버그를 염려하는 사용자들이 원하던 답변은 아닐 것입니다.

멜트다운 및 스펙터 버그에 대해 논란이 거세지자 인텔과 AMD 또한 빠르게 공식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인텔은 "인텔 제품에만 존재한다는 것은 잘못된 사실이며, 다른 프로세서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미묘한 기류를 형성하고 있고, AMD의 경우에는 GPZ에서 보고된 3가지 사례의 각 항목에 대해 답변하면서 큰 문제의 소지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단, 스펙터-1 문제에 대해서는 AMD 역시 안전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물론 스펙터 버그의 경우 현대의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빠른 속도로 발전할 수 있었던 "비순차적 실행(Out-of-Order Execution)" 그 자체에서 착안된 문제인 만큼 사실상 모든 프로세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기는 하지만, 인텔의 발표는 두 문제를 나누어 소개하기보다 전체 문제를 뭉뚱그려 인텔만이 문제가 아니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만큼 언론플레이라는 악평을 듣기도 합니다.

멜트다운 버그와는 별개로, 스펙터 버그의 경우 비록 실제로 구현하기까지 여러가지 제약 사항이 따르고 쉽게 성공할 수 있는 버그는 아니지만 현세대의 마이크로프로세서 발전의 기반이 되었던 OoOE 기법이 잠재적 취약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게 증명된 셈이기에,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개발하는 제조사들은 큰 숙제를 떠안게 되었습니다.

한편, 기술 전문매체인 "더 레지스터(The Register)" 등의 외신 매체에서 인텔의 CEO인 브라이언 크르자니크를 비롯한 주요 고위 간부들이 지난 3개월 새에 많은 양의 보유 주식을 매각했다는 것이 보도되면서, 해당 결함 문제에 대해 알고서 미리 주식을 처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습니다. 물론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주가 폭락을 예상한 매도로 비추어질 수 있어 법적 처벌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아직 속단할 수 없는 사안인 만큼 냉정한 시선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2018년이 시작한 지도 며칠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IT 업계에서는 흔히 보기 드문 규모의 보안 스캔들이 발생했고 또 실시간으로 진행 중인 상황이 펼쳐진 만큼,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번 문제는 일반 사용자에게 있어서도 문제지만 I/O 처리가 빈번한 서버 & 클라우드 시장에서 더욱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데, 이쪽 계열의 시장은 그간 제온으로 대표되는 인텔 라인업이 장악을 하고 있었던 만큼 기업체간의 대립이 발생할 소지도 있다는 예측이 조심스레 이어지고 있습니다.

 * 인텔 공식 성명: https://newsroom.intel.com/news/intel-responds-to-security-research-findings/


 * AMD 공식 성명: https://www.amd.com/en/corporate/speculative-execution

▲ 닌텐도 스위치의 보안 취약점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NVIDIA에서 디자인한 SMMU를 우회하는 기법으로 보안 체계를 뚫는 과정이 소개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NVIDIA 스스로 백도어를 마련했다(NVIDIA Backdoored themselves)"는 비아냥을 받게 되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휴대용 & 가정용으로 어디서야 활용할 수 있는 콘솔기기인 스위치의 보안체계가 우회(Bypass)되는 취약점이 발견되었는데, 스위치에 탑재된 IOMMU 목적의 SMMU를 활용하여 커널을 무력화시키는 취약점이 발견되었습니다. SMMU를 디자인한 NVIDIA는 놀랍게도 공식 데이터 시트상에서 SMMU를 바이패스하는 문구를 작성해두었는데, 이는 흡사 데누보의 최초 크랙이 스팀 데모버전으로 플랫폼 우회를 시도했던 사례를 상기하게 만듭니다. 1000번대 펌웨어의 PSP나 NDS/3DS 등의 기기가 보안체계 무력화 이후 어떠한 노선을 걷게 되었는지를 생각해본다면, 이후 스위치의 보안 체계가 어떠한 국면을 맞을 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지금까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2017-2018 하드웨어 이슈를 소개해드렸습니다.

2017년에 이어 2018년 역시 다양한 분야의 하드웨어 소식은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짧은 소식 전달로 2018년의 모든 하드웨어 제품들을 소개해드리기는 어렵겠지만, 큰 범주의 소식을 전해드리는 선에서 만족하고자 합니다. 하드웨어가 출시된다면 플레이웨어즈 역시 발빠르게 리뷰를 진행할 예정인 만큼 앞으로도 많은 기대와 성원을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2018년 역시 알차고 유용한 리뷰로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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