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의 달인을 만나러 가다

조회수 2017. 9. 4. 10: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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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소문 듣고 왔습니다만..
출처: ⓒ박용준
이곳은 일본 후쿠오카의 섬 아이노시마. 길고양이의 천국이다.

고양이 섬이라고 불리는 곳답게 동네의 고양이들은 마냥 한가롭다. 낯선 이가 지나가건 말건 자기 일에만 열심이다.
출처: ⓒ박용준
꾸벅꾸벅 졸다가 가까이 다가온 사람의 인기척에 깨면 도망가기는커녕 반갑게 달려드는 고양이의 모습은 아이노시마의 흔한 풍경이다.

그 중에서도 묘기를 부린다는 길고양이가 있다기에 찾아 나섰다.
출처: ⓒ박용준
“길고양이님, 소문 듣고 왔습니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신다고…….”
“보아하니 외지인인 것 같은데 어디서 왔느냥?”
“한국에서 왔습니다.”
출처: ⓒ박용준
거드름을 피우더니 기묘한 자세를 취한다.
“어떤 운동이든 스트레칭이 기본이란 점 명심하라냥.”
준비 운동이었구나. 턱시도 고양이는 열심히 몸을 풀었다. ​
출처: ⓒ박용준
스트레칭이 상당히 길어지고 있었다.
외국인이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긴장이 되는 모양.
출처: ⓒ박용준
“자, 여러 번 보여주는 게 아니니 잘 보라냥.”
선심 쓰듯 말하며 턱시도 고양이는 도약 자세를 취했다.
드디어 하늘을 나는가! 엉덩이를 올렸다 내렸다 꼬리를 살랑살랑.
출처: ⓒ박용준
“아니지, 아니지. 여기서 뛰면 모양이 안 나온다냥. 잠깐만 기다려 보라냥."

풍선처럼 부풀었던 가슴이 피유우 소리를 내며 김이 빠졌다. 이 길고양이, 밀고 당길 줄 안다.
출처: ⓒ박용준
“여기가 그림도 나오고 사진도 잘 찍힐꺼다냥.”

이런 주문을 받은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는지 사진이 잘 나오는 장소로 알아서 이동했다. 그리곤 날카로운 눈빛으로 거리를 쟀다. 저쪽을 한참 바라보더니,
출처: ⓒ박용준
“이쯤이 좋겠다냥.”

하며 위치를 선정하고 자세를 잡았다.​
출처: ⓒ박용준
“닌겐, 잘 봐라. 쉽게 볼 수 있는 게 아니다냥. 하나, 둘, 셋!”

힘차게 뛰어 오르는 턱시도 고양이.​
출처: ⓒ박용준
멋진 포물선을 그리며 반대편 담벼락으로 가볍게 착지했다.

그러나 너무 빠르게 일어난 일이라 만족스러운 사진을 찍지 못했다.
출처: ⓒ박용준
“죄송한데 다시 한 번 뛰어주시면 안될까요? 작지만 이거라도 드시고…….”
출처: ⓒ박용준
“닌겐, 네 실수 때문에 다시 한 번 뛰라는 거냥? 이 작은 멸치 대가리는 뭐냥. 지금 나 무시하는 거냥?"

"...하지만 멀리서 왔으니 딱 한 번만 더 보여 주겠다냥.”​
출처: ⓒ박용준
다행이다. 조공이 마음에 들었나 보다.

다시 맞은편 담벼락으로 건너가 점프할 자세를 취하고 힘차게 도약하는 턱시도 고양이.
출처: ⓒ박용준
“앗, 짧다냥.”
출처: ⓒ박용준
앞발은 간신히 돌담에 닿았지만 카메라를 너무 의식한 걸까. 멋지게 포즈를 취하다 거리 계산을 잘못한 걸까.

한참 모자란 것 같은 착지!
출처: ⓒ박용준
“이, 이 정도는 껌이다냥.”

분명 큰일날 뻔한 것 같은데 턱시도 고양이는 마치 의도한 대로 됐다는 듯 천연덕스러웠다. 콧잔등에 송글송글 땀이 맺힌 것도 같았는데.... 민망한 분위기를 못 견디겠는지 고양이는 그 길로 뒤도 안 돌아보고 사라져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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