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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에게 투표권이 있다면 누굴 뽑을까?

대선 D-1, 유력 후보들의 동물 복지 공약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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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대통령은 누구인가

 

반려인구가 급격히 늘고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등 동물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 대선 후보들의 공약집에도 동물 복지와 관련한 약속들이 빠지지 않고 실리고 있다. 


동물들에게 투표권이 있다면 누굴 뽑을까? 동물들이 행복한 세상은 누가 만들 수 있을까? 투표하는 손끝이 조금 더 무거울 반려인들을 위해 각 후보들이 내세운 동물 공약을 정리해 봤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반려동물이 행복한 5대 핵심 공약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지난 달 15일 서울 월드컵공원 반려견놀이터를 찾아 동물보호단체, 수의사들과 동물보호복지 정책을 논의했다. 


지난 대선에선 문 후보의 부인인 김정숙 씨가 동물 단체들과 간담회를 가졌는데, 5년 후인 지금은 대통령 후보 본인이 직접 정책 논의 자리에 나섰다. 대통령 후보자 등록을 마친 첫 날 행보이기도 하다. 동물 복지 신장의 중요성이 사회적으로 크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이 날 문재인 후보가 발표한 ‘반려동물이 행복한 5대 핵심 공약’은 다음과 같다.

 

1. 동물의료협동조합 등 민간 동물 주치의 사업 활성화 지원

2. 반려견 놀이터 확대

3. 반려동물 행동교육 전문 인력 육성 및 지원센터 건립

4. 유기동물 재입양 활성화 추진

5. 길고양이 급식소 및 중성화(TNR) 사업 확대

 

이외에도 동물병원 진료비를 공개해 취약계층의 반려동물 예방접종과 중성화 비용을 감면하는 문제를 대한수의사회에 협의해가겠다고 밝혔다. 


출처문재인 후보 공식 블로그


지난 대선에도 동물 복지 공약… 이번엔 반려동물에 집중

 

문재인 후보는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동물 복지 공약을 내놓았는데 역대 대통령 후보 중 최초였다. 이번 공약도 당시 공약을 바탕 삼아 정리했다.

 

다만 2012년 대선엔 ‘화장품 동물실험 금지’, ‘고래 포획 및 공연 금지’, ‘동물 실험 대체 연구에 정부 예산 투자’ 등 동물 일반 문제에 관한 공약을 강조한 데 비해, 이번엔 펫팸족(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들) 유권자를 겨냥한 듯 반려동물 복지에 주안점을 두며 생활밀착형 공약을 앞세웠다.

 

문 후보는 “2012년 대선 때 대선 후보 가운데 처음으로 동물복지 공약을 제시했다”며 “저 자신도 반려인이고, 확실한 실천의지가 있는 만큼 믿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반려견 마루, 지순이를 키우고 있는 문 후보는 공공연하게 유기견을 퍼스트 독으로 들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독보적 공약 (다른 후보에겐 없거나 우수한 공약)

 

- 유기동물 재입양 활성화 추진

- 실험동물 규제 및 실험자 의무 강화

-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에 동물보호 전담 기구 설치

- 동물복지 축산농장 환경 개선 추진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반려동물 종합의료보험 도입

 

불과 몇 주 전까지 뚜렷한 동물 복지 공약을 내놓지 않던 자유한국단 홍준표 후보는 대선을 얼마 남기지 않고 관련 공약을 정리해 공개했다. 뒤늦게 내놓은 만큼 다른 후보들의 공약을 흡수한 모양새지만 강조점은 분명했다. 


차별화된 공약은 ‘의료 보험 도입’이다. 한국은 동물 보험 제도가 없다. 반려인들은 진료비에 부가가치세 10%를 추가로 내며 경제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에 ‘Pet 보험’이라 명명한 반려동물 종합의료보험을 도입하고 부가가치세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여러 후보가 반려동물 진료비 인하를 언급했지만 그 중 가장 구체적인 수단을 밝힌 후보다. 실현 여부를 떠나 이해가 쉽다. 공약이 이행되면 50만원짜리 수술이 45만원이 되며, 보험이 적용될 경우 가격 절감이 추가로 이뤄진다. 복지 체감도가 높은 공약이다.     



출처홍준표 후보 공식 페이스북


과감한 공약 흡수, 이행될 수 있을까?

 

세부 공약을 보면 다른 후보들이 내세운 동물 복지 공약들의 ‘평균치’를 표방한 모양새인데 그 중엔 예상 외로 급진적인 공약들도 있다.

 

예컨대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앞장서 내세웠던 ‘헌법에 동물보호 조항 명시’ 공약을 홍 후보도 포함시켰다. 2022년까지 유기동물을 5만 마리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공약과 같다.

 

이렇게 품 넓은 공약들을 내세웠지만 대선 레이스 막바지에 정리된 사항들을 얼마나 믿어도 되는지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그리고 반려동물 관련 공약이 적어 1000만 명을 넘어선 반려인들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평도 있다.



독보적 공약

 

- 동물의료비용 부담 완화, 수가제 정비

- 동물원법 신고제 보완, 체험 동물원 감시와 행정처분 필요

- 헌법에 동물에 대한 생명가치 인정, 동물 복지권 명시

- 야생동물 도심 침입 문제 해결을 위한 자연 생태계 조성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안철수의 약속, 아직도 유효할까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지난 18대 대선에 출마하며 낸 정책 공약집 '안철수의 약속'에 동물복지정책을 포함한 바 있다.

 

당시 안 후보는 동물 복지에 대한 철학 및 정책이 부재해 생명경시문화가 지속된다는 사실을 언급한 후, 동물을 물건이 아닌 생명으로 재정의하고, 학교 교육에서부터 생명존중교육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멸종위기종·고유종 보전 및 복원 작업을 확대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해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종합적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동물을 물건으로 간주하는 현재 법령이 인식 전환을 저해한다고 보는 것과, 이번 대선에서도 안 후보가 주목하고 있는 '학교 교육'을 통해 문제 해결을 도모한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출처안철수 후보 공식 인스타그램


유기견을 결손가정으로?

 

안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도 5년 전 정책을 계승하는 모습을 보인다. 동물을 물건으로 여기는 법률을 개정한다는 핵심 공약이 그대로 포함됐다.

 

그리고 '동물과 사람을 보호하는 동물보호정책'이란 이름으로 ① 생명존중, ② 키우는 자의 권리와 의무 명확화, ③ 효율적 관리체계 구축이라는 3대 원칙을 내걸었다. 원칙 아래 마련된 세부 방안은 다음과 같다.

 

1) 반려동물 학대 금지 규정 강화

2) 반려동물 치료수가 합리적 결정체계 구축

3) 분양/입양시 피해대책 수립

4) 유기동물보호소 대폭 확충 및 지원

5) 독거노인, 결손가정과 매칭사업, 취약계층 정신건강 개선 지원


흥미로운 건 다섯 번째 방안이다. 반려동물 수요가 늘며 자연히 유기동물 또한 증가하고 있는데 유기동물을 결손가정이나 독거노인에게 입양 보내 정서적 건강을 향상시키겠다는 것이다. 동물에게 정신적 치유 효과가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로, 최근 서울시에서 시행한 '동물매개활동' 등 적극적인 활용 프로그램들이 형성되고 있다. 이 효과에 주목해 정책으로 수립한 점은 신선하다.

 

다만 이렇게 동물의 기능적인 측면에만 집중해 자발적이지 않은 매칭이 이뤄질 경우 안락하고 여유로운 반려 생활을 유도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철저한 관리와 지원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해당 가정에 부담을 더할 수 있으며, 동물 재유기라는 끔찍한 결과까지 초래할 수 있다.


 


독보적 공약

 

- 개식용 금지를 위한 단계적 정책 실현

- 오는 2022년까지 유기동물 30% 감소 정책

- 길고양이 급식소 확대 및 중성화 사업 정책 전면 시행

- 반려동물 이력제

- 동물학대 처벌기준 강화, 동물 학대 발생 시 구조 권한을 가진 대상 확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제일 먼저 외친 ‘개식용 철폐’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10년 넘게 키우던 요크셔테리어 반려견 ‘찡아’가 죽은 뒤 반려 동물을 키우고 있진 않다. 다른 개를 키우자는 제안에 “찡아에 대한 의리가 아니다”라며 반대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각종 언론 및 동물 보호 단체가 제의한 동물 복지 공약 제안에 성실하고 신중하게 응하며 이 분야에 대한 뚜렷한 소신을 보이고 있고, 5월 초엔 당선 시 유기견을 입양해 함께 살겠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이번 대선 후보 중 가장 확실하게 개식용 단계적 금지를 언급했다. 이후 문재인 후보, 안철수 후보가 유사한 입장을 내보였지만 정식으로 공약집에 포함시켜 주장한 건 유 후보뿐이다. 올 초 성남 모란시장의 개 유통 업체들이 오랜 협의 끝에 자진 철폐한 것을 비롯, 뿌리 깊은 개식용 문화에도 균열이 가고 있다. 이 움직임에 힘을 싣는 공약이다.


 

출처유승민 후보 공식 페이스북


연 1회 기본 예방접종비 지원

 

대선이 다가오며 각 후보들이 서로의 좋은 공약을 벤치마킹하며 공약의 유사성이 흐려지고 있는 가운데, 유 후보의 동물 복지 공약 중 ‘연 1회 기본 예방접종비 지원’은 특기할 만하다. 반려동물 진료, 치료비 기준을 법제화하는 한편 반려동물과 사는 기초생활보호대상자에게 이 같은 지원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이뤄진 한 조사에 따르면 동물병원에서의 예방접종 비용 부담 정도에 대해 450명의 보호자 가운데 67.5%가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21.1%는 ‘매우 부담이 된다’고 응답했다. 고양이 보호자의 31.4%는 경제적 부담으로 접종을 포기하거나 중단한 적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동물 반려 시 예방접종에 따른 비용 부담이 적지 않으며, 이는 반려를 계획할 때 고려하기 어려운 ‘예상치 못한 지출’이다. 그래서 유 후보의 이 공약은 체감하기 좋은 실질적인 공약이란 평가다. 


한편 이 공약을 두고 애견인들 사이에서 ‘동물을 키워보지 않은 것 같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예방접종은 생후 1년 내에 집중되어 있으며 접종 비용보다 질병 치료비, 수술비 등, 조제비 등이 경제적 부담의 중심이라는 것이다.


독보적 공약

 

- 유기동물 안락사 시기 연장 검토

- 기초생활보호대상자의 연 1회 기본 예방접종비 지원

- 반려동물 절도, 학대 경우 징역형 등이 선고되도록 동물보호법 처벌규정 강화

- 동물실험 대신 비 동물 대체시험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중장기적 계획 수립



정의당 심상정 후보 



헌법에 동물권 명기할 것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지난 1월 일찌감치 대선 출마를 확정짓고 공약을 정리해 내놨다. 밀도 높은 동물 복지 공약 중 가장 시선이 가는 것은 ‘헌법에 동물권을 명기한다’는 대목으로, 동물보호법 개정안 통과 후 동물권 단체들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움직임과 궤를 같이 한다. 

 

아울러 그는 민법에도 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하지 못하도록 조항을 신설해 동물에 대한 인식과 법의 시각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조직을 개편할 때 동물 관련한 부서를 신설할 계획도 더했다.

 

한 가지 더 눈여겨 볼 것은 ‘참여형 동물의료보험’에 관한 공약이다. 심 후보는 공공 관리가 보장되는 동물의료보험으로 1000만을 웃도는 반려 인구의 현실적인 고민을 해결하고자 한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관련 재정을 모을지, 적용 반려인이나 동물의 범위는 어떻게 둘지는 아직 드러낸 바 없다.    


출처심상정 후보 공식 블로그

2013년 '동물복지법' 발의 


​최근 통과된 동물복지법 개정안은 사실 수 년에 걸친 노력의 산물이다. 작년 '강아지 공장' 실태가 미디어에 노출된 후 급물살을 타긴 했지만, 동물권 단체와 일부 국회의원들은 훨씬 전부터 이 문제를 고치기 위해 애써 왔다. 심 후보도 이 문제에 오래 노력을 기울여온 인물 중 하나다.   

 

심 후보는 2013년 동물복지법을 발의한 바 있다. 동물복지법은 동물보호법을 전반적으로 강화한 전부개정안으로, 당시 심 후보를 포함한 의원 네 명과 카라, 녹색당, 생명권네트워크변호인단이 1년에 걸쳐 준비한 법이다. 동물 학대 금지, 실험 동물∙농장 동물 복지에 관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데 아쉽게도 통과되진 못했다.

 

올해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한 인물 중 한 명인 이정미 의원은 심 후보가 주도한 동물보호법 전부개정안을 바탕삼아 개정안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보적 공약

 

- 헌법에 동물권 명시, 동물을 물건 취급하는 민법 개정

- 환경부 산하 동물보호국 설치를 제안

- 국민의 생명존중의식 함양을 위한 동물복지주간 신설

- 야생 멸종위기종 상업적 이용과 사육 금지

- 축산물 사육환경 표시제 전면 도입과 유전자 다양화를 위한  집단 사육동물 사육방식 전환




CREDIT

글 김기웅

그림 우서진


* '독보적 공약'은 동물권단체 케어(fromcare.org)의 평가를 참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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