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모이는 장소, 경묘당​

조회수 2019. 5. 13. 2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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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 묘 당 이 야 기


사랑이 모이는 장소, 경묘당​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사람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 고양이들.


어리고 예쁜 고양이들은 쉽게 누군가의 가족이 되지만, 나이 들고 아픈 고양이는 어디로 가게 될까요.​

특별한 사연들이 모인 공간


광교산 근처의 한 고양이 쉼터. 노인 분들의 여가 공간인 ‘경로당’에서 모티브를 따와 ‘경묘당(敬猫堂)’이란 이름이 붙여진 이곳에는 조금 특별한 사연들을 가진 고양이들이 모여 있습니다. 어떤 아이는 병에 걸렸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나이가 많이 들었습니다. 또 어떤 아이는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가 너무 깊어, 늘 겁에 질려있기도 합니다. 다양한 사연을 품고 이곳에 오게된 이 고양이들에게서 공통점을 찾자면 남겨진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것입니다. 일생의 대부분을 차디찬 길바닥이나 딱딱한 철장, 혹은 쓰레기더미 속에서 보낸 아이들입니다. 안락함이 가져다 주는 행복의 의미를 거의 모른 채 살아왔던 아이들이 남은 시간이나마나 행복해지길 바라며 세워진 것이 바로 경묘당입니다.


경묘당을 설립한 사단법인 <봉사하는우리들>(이하 봉우리) 의 오경하 단장은 ‘고양이 호스피스 쉼터’라는 수식어로 경묘당의 정체성을 대변합니다. 경묘당에 덧씌워진 수식 어에 걸맞게, 경묘당에서 지내는 아이들은 모두 특별한 관리를 받고 있습니다. 몸이 아픈 고양이들을 위해 직접 수액을 놓아주기도 하며, 투약 급여 대소변 현황들을 철저히 기록하며 그날그날의 컨디션을 체크하고 있습니다.


뭉실이와의 인연으로 시작된 공간


처음 경묘당을 시작하게 된 건 ‘뭉실이’라는 유기묘와의 만남이 계기였다고 합니다. 뭉실이는 2년여 전 용인의 어느 배수로에서 TNR을 위해 설치한 덫에 들어와 있던 아이였습니다. 처음 발견되었을 당시 몰골이 형편없는 데다 갈색 장모종인 탓에 고양이가 아닌 야생 너구리로 오인할 정도였죠. 건강도 좋지 않았습니다. 백내장과 녹내장이 상당히 진행되어 앞이 거의 보이지 않는 상태였고, 고된길 생활 탓인지 집 고양이였던 아이답지 않게 성격마저 포악해 당장 거처가 필요했지만 누구도 쉽게 손을 내밀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오경하 봉우리 단장은 이때 뭉실이처럼 입양은커녕 임시 보호도 힘든 아이들을 위한 쉼터를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그리고 차근차근 준비를 거쳐 마침내 갈 곳없는 고양이들의 보금자리 ‘경묘당’을 설립했습니다.​



행복으로 채워진 공간


물론 경묘당이 지금의 장소에 자리 잡기 전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아픈 사연을 돕고 싶어하는 봉사 자들은 많았지만 자금 사정은 항상 발목을 붙잡았고, 심지어는 고양이 자체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건물주들 때문에 정착조차도 힘든 상황이었죠.


하지만 당장은 보이지 않더라도, 길은 반드시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기적처럼 발견한 지금의 장소는 원래 공방이 운영되던 자리였습니다. 공방이 문을 닫게 되면서 방치 되어진 이 공간을 운 좋게 얻게 되면서부터 경묘당의 이야기는 새로 시작되게 됩니다. 경기 대학교 옆에 위치한 덕에 대학생 손님들도 하나 둘 찾아오고 있고,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애묘인들도 있다고 합니다. 사랑 받는 방법 을 몰랐던 고양이들은 이런 손님들을 만나면서 천천히 행복의 의미를 깨닫는 중입니다.


모두을 위한 공간


경묘당에서 치유받는 것은 고양이들뿐만이 아닙니다. 사랑하는 아이를 고양이 별로 떠내 보낸 손님들도 종종 경묘당을 찾아오곤 합니다. 차마 다 전해주지 못해, 넘쳐버린 사랑을 아픈 아이들에게 나누어주기 위해서이지요. 이렇게 모두가 치유 받고, 좀 더 행복해질 수 있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경묘당 입니다. 사람도, 고양이도 행복해지는 그날까지, 경묘당이 모두와 오래오래 함께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CREDIT​​

글·사진 사단법인 봉사하는우리들 

에디터 윤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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