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고양이의 엄마가 된 강아지

조회수 2019. 4. 17. 20: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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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 름 은 숙 녀


아기 고양이의 엄마가 된 강아지​


운명처럼 만난 너


내가 널 처음 봤을 때, 너는 펫샵 뒤 창고에서 초점 없는 눈동자로 어딘가를 바라보며 주저앉아 있었지.

아르바이트를 하던 내가 창고 안에 물건을 가지러 들어가도 미동조차 없었어. 한참 사랑을 받아야할 순간에 너무 빨리 알아버린 버려진 슬픔.


한 커플이 들어 왔어. 다른 강아지를 살 테니 못생겨서 싫은 이 아이는 두고 가겠다고.

그렇게 버려진 아이가 너라고. 펫샵에서 팔렸다가 반품되어 버려진 강아지 조금 자라버린 아이는 되팔 수 없어서 창고에 가둬져.

그렇게 여름엔 더워서 죽거나 겨울엔 추워서 죽거나 병에 걸려죽거나.



그래도 살아남으면 개장수에게 팔려가거나 암컷이면 뜬장에서 평생 새끼를 낳고 빼앗기며 살아야하는 운명.

꼬리조차 치지 못하고 허망한 눈으로 있던 너. 

난 그곳에서 널 데리고 왔고 예쁜 숙녀가 되라고 이름을 숙녀로 했단다.

우리는 그렇게 가족이 되었어.



슬픔은 이제 안녕​


예쁘게 미용도 해주고 맛있는 간식도 사랑도 듬뿍 주었지만 우리 숙녀의 눈 속에서 묘한 외로움과 슬픔을 문득 보였단다.

숙녀가 펫샵에서 팔렸던 아이였으니 엄마는 아마도 어딘가의 강아지 공장에서 평생 새끼를 빼앗기며 살았겠지.

그렇게 우리 숙녀는 엄마의 젖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펫샵 진열장에서 사람에게 팔렸고, 그 사람에게서 버려졌으니까.​



고양이와 가족이 되었어


우리 같이 산 지 벌써 7년, 사람 나이로 치면 이제 멋진 중년이 되었구나.

난 우리 숙녀 말고는 어떤 동물도 입양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단다.

그런데 어느 날, 멀리 부산 아파트 단지 화단에서 태어나 구조된 아기 고양이 소식을 듣게 됐어.

그리고 얼마 뒤엔 새로운 가족으로 맞이하기로 마음을 먹었단다.

너무 작지만 예쁜 아기 고양이였고, 앞으로는 ‘예쁜 것만 보고 들으세요’라는 말의 줄임말로 ‘예보들’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단다.

항상 혼자서 아빠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너였기에 보들이를 멀리서 데리고 오는 동안에도 아빠는 걱정이 많았단다.

과연 숙녀가 잘 받아줄 수 있을까?

혹시 숙녀에게 새로운 가족이 스트레스를 주지 않을까?.



천사 같은 고양이 엄마


아빠의 걱정은 괜한 걱정이 되었단다.

낯선 냄새조차도 몇 시간 뒤 호기심으로 바뀌더니 결국은 작은 고양이에게 너의 빈 젖을 허락하더구나.

보들이가 아무리 짓궂은 장난을 쳐도 숙녀가 밥 먹을 때 옆에 와서 기웃거려도

작고 예쁜 고양이 보들이에게 한 번 으르렁조차 하지 않았던 우리 멋진 숙녀

세상에서 가장 착한 천사견 숙녀야 사랑해. 그리고 고마워.

아빠에게 와줘서 아빠랑 함께 해줘서.​

CREDIT​​​

글·사진 보들이아빠 

에디터 윤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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