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불안증, 반려견이 원하는것

조회수 2021. 8. 2. 11:1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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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과 접촉

강아지를 키우다 보면
마치 사람처럼
무언가를 요구하는 눈빛을
보내거나 소리를 냅니다.

그 요청 신호에 사람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주의를 기울입니다.

혹시 강아지가 사람을
길들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 반려견(강아지) 분리불안증  
- ‘접촉’에 대한 ‘집착’과 파생되는 문제
글 : 제임스하(수의사)

출처: craigmdennis

개과(Canidae) 동물은 무리생활 합니다. 이 무리에는 반드시 서열이 있고, 공동으로 육아하고 사냥 합니다. 무리의 생존을 위해 강력한 리더(Top dog or Alpha dog)가 필요 합니다. 리더에게는 몇 가지 특권도 갖습니다. 이들은 상위 서열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합니다.

사람과 개의 ‘무리’에 대한 개념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4인 가족이 개 한 마리를 ‘키운다’고 생각 합니다. 그러나 반려견의 시각에서는 사람 넷과 개 한 마리, 즉 다섯 개체로 이루어진 ‘무리생활’을 하고 있는 것 입니다. 가족 중 반려견의 서열에 관심 있는 사람은 없고, 반려견의 지위에 동의한 적도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반려견 입장에서 봤을 때 서열을 인정받고 권리를 행사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인정받지 못한 서열 때문에 반려견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위 개체’에 대해 응징을 하기도 합니다.

출처: gettyimages

여기에서 ‘하위 개체’는 ‘가족이라는 ’무리‘ 내의 다른 개가 될 수도 있고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반려견이 원하는 것이 사람과의 ‘접촉’이고, 그것을 너무 쉽게 얻고 당연시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접촉’은 ‘집착’을 낳고 ‘집착’은 ‘질병’과 ‘불화’를 낳습니다.  
반려견은 입양된지 1주일도 되지않아 자신이 원할 때 가족과 접촉할 수 있도록 가족을 훈련 시킵니다. 하루 이틀 정도 낑낑거리고 좀 시끄럽게 하면 울타리 정도는 가볍게 극복할 수 있고, 방문 좀 긁어대며 울면 그 정도는 쉽게 열립니다.

스스로 침대에 올라갈 정도로 크지 않아도 침대에 기대서서 좀 시끄럽게 울면 바로 사람인 무리 구성원 옆에서 체온을 나누며 잘 수 있습니다. 이후 접촉의 강도는 세지고 접촉 시간이 늘어 납니다. 행동이 반복되면서 가족 구성원에 대한 집착의 정도가 강해집니다.

반려견은 대체로 가족 구성원 모두, 또는 특정인으로부터 항상 비호를 받습니다. 그 결과 가정 내에서 최상위 서열에 있거나 특정 가족에 이어 2인자가 되어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러다 보니 원하는 것을 쉽게 얻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 됩니다. 가장 큰 관심사인 ‘접촉’을 마음껏 얻을 수 있습니다. 먹고 싶은 것도 비교적 쉽게 얻습니다. 싫은 것은 안 하면 그만 입니 다. 서열에 도전하면 가족을 물기도 합니다.

감히 장난감에 손을 대거나, 감히 쓴 약이라도 억지로 먹이려고 하면 가족을 물거나 삼키지 않고 버티고, 여기에 약간의 으르렁을 가미하면 가족은 쉽게 포기합니다. 반려견은 가볍게 서열에 대한 도전을 물리칩니다. 또한 반려견이 일정한 신호를 보내면 보호자는 순순히 응해 줍니다. 어느 날 아팠는데 지대한 관심이 쏟아집니다. 그 다음에는 비슷한 행동을 해 봅니다. 가족으로부터 같은 반응이 도출됩니다. 이후 반복됩니다. 반려견은 또 한 번 지위를 확인 받습니다.

출처: gettyimages

반려견이 오른쪽 뒷다리를 자꾸 들고 세 다리로 걷는다고 내원하여 진단한 일이 있습니다. 진단 결과 아무 문제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다리를 꾹꾹 눌러봐도 통증 호소는 없습니다. 반려견은 가족들로부터 그동안 지대한 관심을 받았을 것입니다. 며칠 후 보호자가 와서 혀를 내두릅니다. 다리를 들고 있는데 평소와 다른 것 같아서 유심히 봤더니 왼쪽 뒷다리를 들고 있다가 당황(?) 하면서 다리를 바꾸더라는 것입니다. 누가 누구를 훈련시킨 것일까요? 누가 상위 서열을 차지하고 있을까요? 이 에피소드는 심심찮게 반복됩니다.

강아지와 사람이 받아들이는
행동에 차이가 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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