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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家가 본받고자 했던 발렌베리 가문의 '남다른' 경영철학

조회수 2018. 6. 18. 10:1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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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와 ‘흙수저’라는 말, 한번쯤은 들어보셨죠? 인터넷에서만 사용되던 용어였지만, 이제는 우리 사회를 비추는 거울처럼 되어버린 단어입니다. 

미디어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발전을 통해 우리는 소위 ‘재벌’들의 실제 삶을 더욱 쉽게 엿볼 수 있게 되었죠. 그들의 삶은 짐작하던 모습과 같기도, 또한 다르기도 한데요. 허나 아무런 검증 없이 그저 ‘금수저’이기 때문에 당연하게 세습되는 부를 보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박탈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비단 우리나라에만 이러한 가족경영제도, 즉 재벌과 금수저가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요. 그러나 오늘 소개할 이 ‘금수저 재벌 가문’은 자신들만의 투철하고 공정하며, 남다른 경영철학을 가지고 기업을 운영한다고 합니다. 국내 굴지의 1위, 전세계에서 환영 받는 S기업에서도 이 가문의 경영철학을 자신들의 롤모델로 삼았다고 하는데요. 스웨덴 국내 총생산의 30%를 차지하는, 발렌베리 가문을 소개하겠습니다.

#19개 스웨덴 대기업 소유가문

발렌베리가의 주업은 금융이며 스웨덴 최대 은행인 SEB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에 못지 않게 다양한 사업분야에서 활약하는 대기업을 소유하고 있는데요. 아트라스콥코, 일렉트로룩스, 에릭슨, 사브, ABB등 스웨덴의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모두 발렌베리가의 소유입니다. 특히 아트라스콥코는 세계적인 산업기계 제조업체로 압축기, 광산 및 건설장비를 생산하며 발렌베리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입니다. 전세계 180여 개 국에 진출해 있으며 지난해의 매출만 103억 유로를 기록했습니다.

#1856년 스톡홀름엔스킬다은행 설립

발렌베리 가문의 역사는 1856년, 해군장교 출신이었던 앙드레 오스카 발렌베리가 창업한 스톡홀름엔스킬다은행(SEB)에서 시작됩니다. 앙드레는 17세에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하여 해군 장교가 되었고, 이후 독학으로 공부하며 은행을 설립하기 위한 꿈을 키웠는데요. 스톡홀름엔스킬다은행을 창업하고 당시 미국과 영국에서 운영하는 최신 금융시스템을 도입, 많은 예금을 예치했고 스웨덴 산업 호황기에 산업에 과감히 투자하며 막대한 부를 쌓았습니다.

1878년 불황을 맞아 투자의 실패가 이어졌고 파산의 위기에 몰리기도 하였으나, 창업자 앙드레의 장남인 크누트가 경영을 이어받아 발렌베리가는 다시 부흥합니다. 크누트는 12년간 스웨덴의회 의원을 지냈으며, 외무장관도 역임한 인물이었는데요. 그는 1916년 스웨덴 정부가 은행의 산업자본 주식 소유를 제한하자 ‘인베스터’라는 지주회사 겸 투자회사를 설립, 많은 기업을 산하에 편입시켰습니다. 또한 본인과 아내의 이름을 딴 재단을 설립해, 부를 대물림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160년 , 5대에 걸친 세습에도 부패하지 않는 가문

발렌베리가의 모토는 가족경영입니다. 160년이 넘게, 5대에 걸쳐 경영권을 세습했죠. 그러나흔한 가족경영 기업과는 달리, 발렌베리가는 기업들의 독립경영을 확실하게 보장합니다. 독립경영을 위해 능력있는 전문 경영인들에게 자회사의 경영권을 일임하고, 대신 앞서 말한 지주회사인 ‘인베스터’를 통해 자회사들에 대한 지배권을 행사할 뿐입니다. 이 인베스터는 발렌베리가의 여러 재단이 지배하고 있는데요. 발렌베리가 기업들의 경영 수익은 배당을 통해 인베스터를 거쳐, 각 재단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처럼 발렌베리가의 부는 인베스터의 주요 주주인 재단에 쌓이는 구조이며, 때문에 발렌베리가 오너들의 재산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오너들은 자신의 재산을 축적하는데 목적을 두지 않는데요. 이는 ‘소유권은 특권이 아닌 책임이다’라는 발렌베리가의 전통에서 근거한 것이라 합니다. 발렌베리가 사람들은 가문의 부를 누리는 특권을 선택하기 보다는, 부를 잘 관리하고 키우는 자신들의 임무와 책임을 선택합니다.

#10년이 넘게 걸리는 까다로운 후계자 검증과정

이 같은 자신들의 임무를 다하기 위해, 발렌베리가는 후계자를 선정하는데 있어 엄격한 기준을 충족시킬 것을 요구합니다. 발렌베리의 후계자 선정 조건은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는 것’인데요. 혼자 힘으로 명문대를 졸업할 것, 가문의 역사에 따라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해 강인한 정신력을 기를 것, 부모의 도움 없이 세계적 금융 중심지에 진출해 실무 경험을 쌓고 국제 금융의 흐름을 익힐 것. 10년이 넘게 걸리는 이 까다로운 검증과정을 거쳐야만 발렌베리가의 후계자가 될 수 있습니다.

발렌베리가는 160년간 변하지 않은 후계자 양성 원칙이 있습니다. 바로 ‘견제와 균형’인데요. 이를 위해 리더는 언제나 두 명이 선출되어, 서로가 서로를 보완하며 기업을 이끌어간다고 합니다. 이처럼 발렌베리 가문은 5대 세습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만의 철저한 경영철학 아래에서 부패하지 않고 진정한 의미의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다한다는 평가와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습니다.

#이익의 85%를 법인세로 사회에 환원

그들은 노동자들을 경영 파트너로서 대합니다. 발렌베리가 기업의 소유주는 가문이 아니라, 일하는 모두가 주인입니다. 실제로 발렌베리재단과 그룹 경영자는 정해진 ‘급여’만을 받습니다. 또한 기업들은 반드시 노조 대표를 이사회에 중용해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는데요. 이로써 누구나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발렌베리가문은 ‘기업의 생존 토대는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발렌베리가 재단들에 모인 수익금은 각종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적으로 사용됩니다. 스웨덴의 다른 재벌기업들이 세금을 피해 스위스 등지로 빠져나가는 동안 발렌베리가는 이익의 무려 85%를 법인세로 사회에 환원하는가 하면, 노벨재단보다 훨씬 큰 규모의 공익재단을 설립해 스웨덴의 첨단 과학기술 연구에 지원하기도 합니다. 대학과 도서관, 박물관 등 공공사업에도 적지 않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가족경영과 부의 세습이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마냥 부정적으로만 들렸던 것은, 아마도 많은 기업들의 좋지 않은 사례를 계속해서 보아왔기 때문이 아닐까요. 발렌베리가문이 가족경영이라는 체제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으며 건재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람을 향한 경영이념과 철학 덕분일 것입니다. 기업은 사람을 향할 때 비로소 존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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