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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요건에 꼭 맞아야만 지원할 수 있을까?

조회수 2021. 5. 24.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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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 (Job description)에 꼭 맞아야 지원이 가능한가요?'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에 하나이다. 회사에 물어보고 싶다. JD를 100% 만족하는 지원자가 있나요? 아니, 지금까지 그런 사람을 몇이나 뽑아 봤나요? 내가 원하는 이상형은 김태희, 원빈인데 실제 내 옆에 있는 사람은 어떤가? 회사도 원하는 인재상을 얼마든지 JD에 적을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는 걸 회사도 알고 있다. 그런 사람은 100에 하나 있을까 말까 하다는 것을. 그래도 적는다. 이상형이니까. 


직장생활을 하면서 사람도 수차례 뽑고 뽑히는 걸 봤지만, 내 기억으론 단 한 번도 JD에 완벽히 부합하는 사람을 뽑는 걸 보지 못했다. 많이 봐야 70~80% 정도 맞는 사람들. 물론 이것도 직무와 산업군에 따라 다르다. B2C 소비재 마케팅의 경우는 워낙 인기가 많고 양질의 지원자들이 많이 몰리기 때문에 JD에서 하나만 부족해도 떨어진다는 얘기를 구독자들로부터 들었다. 그래도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명 화장품 회사인 L사에 다른 산업군에서 온 지원자가 최종면접까지 가는 걸 봤으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업무스킬

특정 직무와 산업 군, 특히 고스펙 여성들이 많이 몰리는 서울에 있는 일부 회사를 제외하고, 나머지 대부분의 직무와 산업군은 좀 부족해도 어느 정도 바운더리 안에 들어오면 된다고 본다. 가장 중요한 부분을 제일 잘하면 된다. 가령 JD상의 Job requirements 가 아래와 같다고 해보자.


경력 5년 이상

관련 전공자

영어 Fluent

Excel 상

Good communication skill


이 중 무엇이 제일 중요할까? 다 필요 없고 업무 스킬이다. 이거 하나 잘 어필하면 전공, 영어, 엑셀 기타 등등은 다 무시해도 된다. 외국계 회사는 일 잘하는 사람을 제일 좋아한다. 나머지는 다 옵션이다. 차의 옵션이 아무리 훌륭해도 엔진이 부실하면 아무 소용 없듯이 엔진만 훌륭하면 옵션은 운전하는데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런 능력 있는 엔지니어를 영어가 부족하다고 안 뽑지 않는다. 일 자체가 중요하므로 이런 사람들은 뽑아서 회사가 고비용을 들여서라도 가르친다. 전 회사도 엔지니어 3명을 미국 본사에 연수 보내기 위해 각각 1천만 원씩 들여 3개월 동안 개인 외국인 교사를 붙여서 가르치는 것을 봤다. 기업이 가장 원하는 바가 뭔 지를 먼저 생각할 필요가 있다. JD에 관련 경력이 5년 이상이라 하더라도, 2~3년밖에 안되지만 역량과 스킬에 자신이 있으면 왜 지원을 못하겠는가?


실제로 전 회사 전 부서에서 최근 몇 년 사이 사람을 2명 뽑았는데, 공고는 항상 경력 5년 이상을 냈지만, 실제 뽑은 사람들은 둘 다 2년 미만의 신입이었다. 5년 이상의 마음에 드는 경력자도 없었을 뿐더러 연봉은 많이 달라고 하니, 참 부담스럽다. 그 중에 경력도 얼마 안 되는 친구들이 자신 있게 지원을 해서 면접을 보니 기본 역량이 자신감 못지않게 탄탄해서 그들을 뽑았다. 가성비 면에선 전자보다 더 나았으므로.

fluent English에 대한 오해

많은 사람들이 JD안의 fluent English에서 주저앉는다. 하지만 외국계 기업에서 통상적으로 영어를 쓰는 수준은 그리 높지 않으니 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다만 JD에서 좀 구분해서 봐야 하는 부분은 Fluent English와 Must Fluent English 또는 nativie English다.

앞의 Fluent English is preferred는 어느 정도 희망사항으로 잘 하면 좋고 못해도 지원 가능하다는 의미지만, must나 mandatory가 그 앞 뒤에 있다면 영어가 유창하지 않으면 업무 자체를 할 수 없다는 의미이므로 이 부분은 잘 가려서 봐야 할 것 같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Must라 하더라도 외국계 기업에서의 영어 사용 수준은 그리 높지 않으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임규남 제스프리 코리아 전 대표이사는 대우전자에서 질레트코리아로 이직할 당시, 영어를 한마디 할 줄 몰랐다고 한다. 면접에서 면접관이 다른 건 다 좋은데 영어가 문제가 된다고 하니 그는 "1년 내에 영어로 업무를 완벽히 할 수 있도록 반드시 만들겠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입사를 했다고 한다. 그 후 코카콜라, 한국 코닥 이사를 거쳐 제스프리 코리아 대표이사가 되었다. 

구독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면접에서 그런단다. '이력서를 살펴보니 영어가 좀 부족한 거 같다. 일어가 좀 부족한 거 같다. 그런데 우리 회사에서 일할 수 있겠느냐?'이 질문에 많은 지원자들이 무너진다고 한다. 안될 것 같으면 아예 면접에 안 부르면 되지, 불러서 이런 질문을 하는 건 또 뭘까? 되니까 부른 거다. 영어는 어디까지나 옵션이므로, 그 외 적인 부분들은 다 마음에 들기 때문에 면접에 불렀다.

결국 될 만해서 부른 것이기 때문에, 의지만 잘 나타내면 되는데, 거기서 자신감 없는 태도를 보여서 마이너스를 당한다. 그냥 자신 있게 열심히 해서 1년 내에 혹은 6개월 내에 그 실력을 갖추겠다 정도로 의지만 보여주면 된다고 본다. 실제 그렇게 해서 영어 한 마디 못하고, 일어 한 마디 못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서 그 영어 필수, 일본어 필수라는 유명 미국계, 일본계 기업으로 모두 취업을 했다. 

신입은 태도, 경력은 스킬이 중요

어디서든 파레토의 법칙은 존재한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한 두 가지가 결정의 80%를 아우른다. 나머지 20%는 옵션일 뿐이다. 대기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스펙(학벌)이겠지만, 외국계 기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real 스펙(직무 관련 경험, 스킬)이다.


전공이 전혀 달라도 업무 스킬이 출중하면 뽑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인문대를 나와서 유명 외국계 기업에서 기술영업을 하는 세미나 멘토 Dean Kim님이 대표적인 사례다. 아래는 최근 유명 외국계 기업에 취업을 한 구독자의 댓글이다.

한 조사에 의하면, 면접에서 가장 많이 보는 부분은 신입의 경우는 능력이 아닌 태도가 80%이고, 경력의 경우는 실제 업무 스킬이라고 한다. 신입은 뽑아서 가르쳐야 하니 배우고자 하는 자세, 바른 인성 등 태도가 당연히 중요한 것이고, 경력은 뽑아서 바로 써먹어야 하기 때문에 업무 스킬이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다시 돌아와서, 옵션에 너무 휘둘리지 않았으면 한다. 모든 걸 100% 만족하는 남친, 여친은 없다.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그것을 그와 그녀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부분이 부족해도 만나는 것이다. 연애와 취업도 사람을 만나고 뽑는 입장에서 별반 다를 바가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 번 해 보겠다는 자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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