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볼랩?

지난 1월 1일, 한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사진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는데요. 그것은 바로 계정 주인인 로지(rozy.gram)의 비밀이 담긴 사진이었습니다. 비밀은 하루 전날인 12월 31일에 올라온 게시물을 통해 예고되었는데요.

로지는 “드디어 내일 놀라지들 말라구!”라고 말하며 D-1이 적힌 의미심장한 사진을 하나 올려 궁금증을 유발했습니다. 다음날 밝혀진 비밀에 사람들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는데요. 지금까지 소통해왔던 사람이 진짜 사람이 아닌 가상의 인물인 버추얼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cer)였기 때문이죠!

버추얼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cer)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생성된 디지털 인물로, SNS에서 활동하는 가상의 인플루언서를 뜻합니다. 로지의 경우, 콘텐츠 크리에이티브 그룹인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가 3D 기술을 활용해서 만든 모델이었는데요. SNS에서 인기가 많은 개성 넘치는 인플루언서들의 특징에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계정을 생성한 지 단 3개월 만에 1만 팔로워를 얻을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죠!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일반 인플루언서들과 마찬가지로 SNS를 통해 유저와 소통하고 일상을 공유하는데요. 인지도가 높아지면 이를 활용해 기업과 협업을 하거나 광고 모델로 활동하기도 합니다. 용어 자체가 우리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지지만, 사실 해외에는 이미 많은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릴 미켈라(Lil Miquela)가 있습니다. 이 캐릭터는 미국 AI 스타트업인 브러드(Brud)에서 공개한 버추얼 인플루언서인데요. 주근깨가 매력적인 19살 소녀로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한다는 설정값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 등장부터 엄청난 센세이션을 가져왔던 덕분인지, 2021년 현재 무려 290만이라는 엄청난 팔로워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릴 미켈라 이외에도 일본의 이마(IMMA), 영국의 슈두(Shudu)등 다양한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이 SNS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막강한 영향력 덕분인지 이들은 패션, 뷰티는 물론 리빙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서 광고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릴 미켈라의 경우 2019년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수익이 무려 1,170만 달러 (한화 130억 원)에 달할 정도로, 일반 인플루언서와 비슷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마케팅 효과가 상당했던 덕분인지, 실제로 많은 기업에서는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통해 상품을 광고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데요. 미국의 한 경제 매체에서는 오는 2022년, 브랜드가 버추얼 인플루언서 등을 비롯한 가상 인물에게 집행하는 마케팅 비용이 무려 150억 달러 (한화 약 16조 6,000억 원)으로 늘어날 거라 예상하기도 했죠.

지난해 SM에서 발표한 신인 그룹 에스파(aespa) 역시 AI를 활용한 기술을 접목시켜 많은 화제를 모았는데요. 이처럼 앞으로 우리들의 일상 속에는 AI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형태의 가상 인물들이 많이 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공간에 제약 없이 다양한 협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AI 기술을 활용한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꽤나 반가운 존재인데요. 앞서 살펴본 로지 이외에도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등장할지 무척이나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