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애묘인으로 유명했던 조선시대의 어느 왕
조회수 2021. 3. 6. 09:00 수정
냥줍하고 집사 됐던
숙종과 금손이의 이야기
숙종과 금손이의 이야기
고양이를 향한 사랑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습니다. 영국의 극작가이자 시인인 T.S 엘리엇은 고양이를 사랑하기로 유명했던 인물인데요. 그가 쓴 고양이 예찬시는 이후 뮤지컬 캣츠로 재구성되었죠.
영국의 총리였던 처칠 역시 T.S 엘리엇만큼 소문난 고양이 덕후였는데요. 그는 고양이와 총리 관저에 가기도 했고, 심지어 전시 비상 내각회의에 참여할 정도였죠.
이들처럼 우리 역사 속에도 고양이를 무척이나 아끼고 사랑했던 인물이 존재하는데요. 그는 바로 조선의 19대 왕인 숙종입니다. 숙종이 애지중지하며 키우던 고양이는 금손이라는 이름의 치즈태비 고양이었는데요.
숙종의 아버지인 현종이 궁에서 죽어가던 고양이를 살려냈고, 그 고양이의 자식이 바로 금손이었죠. 강렬했던 첫 만남 덕분이었을까요? 숙종은 금손이와 항상 함께했는데요. 겸상을 허락하고, 잠을 잘 때 늘 곁에 있게 두었을 정도라고 합니다.
이 때문인지 금손이를 향한 숙종의 사랑은 여러 역사서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요. 조선 후기 학자였던 김시민의 시문집 <동포집>에는 금손이가 숙종과 항상 함께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행복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1720년 2월, 숙종은 재위 46년 만에 세상을 떠났고, 금손이는 그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그리워하다가 얼마 안 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고 합니다. 숙종을 애타게 찾는 금손의 모습은 너무나도 절절해 궁에 있던 모든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할 정도였다고 하는데요. 금손이가 빈전을 향해 통곡하고, 식음을 전폐했다는 사실이 여러 기록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금손이의 죽음 이후, 숙종의 세 번째 부인인 인원왕후(혜순대비)는 금손이를 숙종이 잠든 명릉 곁의 길가에 묻으라고 명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이익의 <성호사설>, 이하곤의 <두타초> 등 여러 기록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죠.
어지럽고 소란스러운 현실 속에서 숙종에게 큰 위안이 되었던 고양이 금손. 함께 했던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았으나, 숙종은 그 시간 동안 금손이를 통해 많은 행복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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