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 본문
희대의 명작, 필독도서로 꼽히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에는 이런 문구가 등장합니다.
“내가 자기에 대해서만 화를 내고 있는 건 아니에요. 난 다만, 다만 외로울 뿐이에요. 오히려 자기는 내게 여러 가지로 친절을 베풀어 줬는데, 내가 자기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것 같아서 힘들어요. 자기는 언제나 자기세계에만 틀어박혀 있어서 아무리 노크를 해도 잠시 눈만 올려 떠볼 뿐, 금방 제자리로 돌아가 버리는 것 같아요.”
‘상실의 시대’는 ‘노르웨이의 숲’ 이라는 원제로 출판되어 현대 젊은이들의 무력감과 냉철함을 잘 나타냈다고 호평 받는 명작인데요. 친한 친구의 자살로 인해 정신적인 허기를 느끼는 주인공 ‘나'의 모습을 잘 그려낸 청춘 소설입니다. 여기, 외로움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는 작가가 있습니다. 오늘의 작가, 노연이 작가입니다.
- 질문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 답변A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제 안에는 늘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존재했습니다. 타인과 아무리 친밀감을 형성해도 결국 내 자신은 그들과 닿을 수 없으며, 어느 때고 그들과 나 자신 사이의 멀어진 간격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어렴풋한 자기 의식적인 소외감의 기운을 화면에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 질문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 답변A
저는 주로 화면에 인물을 그려 넣습니다. 그 인물의 생김새는 저마다 다르지만 무언가 골몰하고 있거나 걸어가고 있습니다. 그들은 딱히 어느 한 사람을 지정해서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인물과 선, 면을 통해서 단순히 그 인물의 재현만이 아닌 제가 느끼는 소외감의 감정적이고 심리적인 어떤 것을 드러내고 싶었습니다.
- 질문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 답변A
<세계 I>은 한 개인만의 사고와 어떤 보이지 않는 고립된 세계를 형상화한 그림입니다. 작품 속 인물은 무언가에 골몰하여 자신만의 생각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저는 이런 인물의 모습에서 제 자신을 바라볼 수 있었고, 그런 개인적 틀을 가장 잘 나타내주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애착이 갑니다.
- 질문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 답변A
최근에는 주로 책을 읽으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들을 차례차례 읽고 있는데, 하루키가 소설 속에서 그리고 있는 인물들이 마치 제 자신인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누구와도 깊은 친밀감을 유지할 수 없는 인물들의 묘사는 저에게 많은 도움과 영감을 주었습니다.
- 질문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 답변A
작업의 의도를 잘 드러내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인물을 해체시키고 제 자신만의 방식을 계속 찾아가고 싶습니다. 또한 사각형 뿐이 아닌 조금 더 자유로운 형상들을 사용해 제 자신의 소외감을 표현해보고 싶습니다.
오늘은 외로움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는 노연이 작가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 쯤 외로움을 느끼는데요, 어쩌면 외로움이라는 것은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본능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오늘이 가장 외롭고 힘든 날이라고 해도 분명 주위를 둘러보면 좋은 사람들이 곁에 있을 거예요.
노연이 작가의 더 많은 작품들을 감상하고 싶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해보세요. 지금 오픈갤러리 홈페이지에서 그림렌탈 / 아트렌탈 / 그림구독 서비스를 이용하시면 노연이 작가의 작품을 나만의 공간에서 직접 감상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