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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바나나 꼭지'를 그리냐고요?

조회수 2020. 5. 29. 09:4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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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갤러리 안혜림 작가
출처: 안혜림<Monster flower>, 캔버스에 아크릴, 97x146cm, 2017

무엇을 그린 걸까요? 잘 모르시겠나요?

그럼 다음 그림을 보시죠.

출처: 안혜림 <Banana>,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66x90cm, 2012

이제 다들 눈치채셨나요?

네, 맞습니다. 바나나의 꼭지입니다.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 빨가면 사과 / 사과는 맛있어 / 맛있으면 바나나' 하는 노래를 다들 들어보셨을 텐데요. 각각의 단어에서 연상되는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이 가사처럼, 안혜림 작가는 바나나 꼭지에서 현대인의 쓸쓸함과 외로움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 안에는 어떠한 생각의 흐름이 있었는지, 그리고 왜 하필이면 바나나 꼭지였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A.

어려서부터 그리고 만드는 등 손으로 하는 것들을 좋아했던 것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온 것 같습니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A.

잘 갖추어진 것이 아닌, 버려지고 소외된 감정들을 바나나의 꼭지 이미지를 통해 재해석하고자 합니다.

출처: 안혜림 <Welcome>,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130x162,2014

Q.

많은 소재 중에 바나나의 꼭지를 사용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어느 날, 배가 고프면 하나씩 먹으려고 사두었던 작업실 한쪽의 바나나를 보는데 그날따라 그 바나나가 참으로 처량해 보였습니다. 반점들이 드문드문 생겨난 그 모양새... 이미 상태가 좀 되어버린... 마트에 진열되어 있었다면 50% 할인 신세이거나 날 파리의 공격으로 사람들의 눈길조차 받지 못하는 신세였을 겁니다. 

사실 이때가 당도는 제일 높다지만, 이미 상품 가치를 잃은 상태였습니다. 바나나의 이런 모습이 인간의 삶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도에 따라 바나나의 변색의 정도가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정도의 차이일 뿐 사회 속에서 느끼는 소외와 외로움의 감정들은 모두 느낀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이 변색과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 정도의 유사성 때문에 바나나의 꼭지를 사용했습니다.

출처: 안혜림 <하나 남았다>,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53x73cm, 2012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표현 방법과 스타일이 딱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로 수채색연필을 이용한 드로잉 하거나, 과슈 또는 아크릴 물감을 이용해 그립니다. 마르지 않은 바나나의 꼭지나 바싹 마른 꼭지를 표현하기에 적합한 방법들이라고 생각해요.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A.

한 작품 한 작품 할 때마다 서로 다른 기분, 감정, 기억들이 고스란히 녹아있어 모든 작품이 애틋하지만 그래도 딱 하나만 꼽는다면 2014년에 제작한 〈 Blooming 〉이라는 30호 작품입니다. 도록을 제작할 때마다 유난히 그 작품 이미지에 문제가 생겨서 안타깝기도 하고요.

출처: 안혜림 <Blooming>,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72x90cm, 2014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A.

주변 모든 것들에서 영감을 받습니다. 개인적으로 오후 4시의 햇빛을 좋아하는데요. 아침의 활기찬 햇살과는 다르게 좀 더 진한 따뜻함과 여유가 느껴진다고 할까요? 그 햇살과 함께 보이는 이미지들에는 유독 여운이 좀 더 오래가네요.

출처: 안혜림 <오후4시(G)>,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112x162cm, 2014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A.

2014년 드로잉작부터 선보인 꽃을 연상시키는 바싹 마른 바나나 꼭지 그림을 그릴 것 같습니다. 꽃 외에도 다른 이미지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계속 이어갈 예정입니다.

출처: 안혜림 <Monster flower>,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146x97cm, 2015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A.

진정성이 묻어나는 따뜻한 작가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출처: 안혜림 <TOP>,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146x97cm, 2014

Q.

작품 활동 외에 취미 활동이 있으신가요?

A.

악기 연주요. 다른 도구로 같은 느낌을 느낄 수 있는 예술이라는 점에서 그림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Q.

작품 활동 외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운동입니다.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뭐든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쉽지가 않네요.


안혜림 작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시들고 변질되어 가는 자연의 이치를 시들어가는 바나나 꼭지에서 발견했습니다. 이는 마치 '인간의 인생'과 같아 보였다고 말하는데요. 이를 통해 ‘나’라는 존재에 관심을 가지고,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것들에 대한 질문과 요구 등에 침잠하게 됩니다. 하지만 너무 쓸쓸해 하지는 마세요. 바싹 말라버린 바나나 꼭지가 꽃을 연상시키는 것처럼, 안혜림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삶의 변화에 대한 긍정적 시각과 여유를 발견하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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