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약으로 치유되지 않는다.. 예상을 깨는 반전과 웃음

조회수 2020. 3. 3. 16: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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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갤러리 허보리 작가

허보리 작가의 작품에는 예상을 깨는 반전과 웃음이 담겨 있습니다. '혀의 무게'. '아픈 사랑'과 같은 표현을 그림으로 그려본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우선 맛보기로 몇 점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출처: 허보리 <혀의 무게 (Weight of Tongue)> 캔버스에 유채, 60x72cm, 2012
출처: 허보리 <아픈 사랑 (Old Romance)> 캔버스에 유채, 91x117cm, 2010


허보리 작가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작품을 통해 유쾌하게 풀어냅니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흐리고 '혀의 무게', '아픈 사랑'과 같은 일상 언어 속의 비유를 시각적으로 재현한 작품들을 유러머스하게 느껴지는데요. 그렇다고 마냥 웃음만 담긴 것은 아닙니다.


여기에는 '감정은 약으로 치유되는 것이 아니라, 상상으로 위로할 수 있다'라는 작가의 믿음이 담겨 있습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현대의 삶 속에서 가질 수 있는 외로움이나 스트레스와 같은 여러 가지 감정들을 시각화하여 보여주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사물을 의인화하거나, 상상을 덧붙여 사물에 이야기를 만들어 주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때로는 설치나 바느질을 통해 새로운 오브제를 만들기도 하고, 그것들을 사용해 특정한 상황을 연출한 후 그림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출처: 허보리 <커피 링거> 캔버스에 유채, 37x45cm, 2019


저의 이러한 작업들은 새로운 형태의 풍경화가 되었으면 합니다. 누군가가 슬플 때 같이 슬퍼해 줄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으로도 매우 힘들었던 마음도 회복되는 것처럼, 제 작업들이 다양한 상태의 마음을 은유적으로 읽어줄 수 있는 그림이 되었으면 합니다.

출처: 허보리 <통닭 I> 종이에 연필, 수채화, 31x41cm, 2018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A.

말보다 그림(눈)이 소통에 편하다고 느꼈을 때부터요. 시각예술은 제게 새로운 소통의 언어입니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A.

각종 시각언어로 인간의 감정을 은유적으로 묘사하고자 합니다. 최근에는 도시 속의 직장인들의 감정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승리자만이 살아남는 현대의 삶을 조명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출처: 허보리 <부화하는 그림 (Hatching)> 캔버스에 유채, 72x90cm, 2013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초기에는 여러 가지 어울리지 않는 사물들을 한 공간에 크기나 비례를 뒤틀어 배치하는 초현실적인 구성을 평면적으로 그렸습니다. 이후 천이나 사물을 설치하고 그것을 다시 화면에 옮기는 작업 방식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작업은 전쟁터 같은 현대사회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자 회사원들의 의복 (정장 양복 셔츠 넥타이 등)으로 여러 무기들을 만들고, 이를 재배치한 뒤 그림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17세기 정물화의 주제와 형식을 차용함으로써 인생의 허무함 (Vanitas) 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출처: 허보리 <부드러운 정물_Versus> 캔버스에 유채, 60x72cm, 2016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A.

2010년의 페인팅 작업- thank you for the music 2015년의 무장가장 시리즈 중 《부드러운 탱크_K1A1》 2016년의 페인팅 《부드러운 정물-VERSUS》입니다.

Q.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A.

사람들의 일률적인 행동들을 볼 때 재미있는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그 행동들이 비본질적인 것일수록 더 그렇습니다. 뉴스와 나를 비롯한 주변인의 삶의 모습은 작업의 뿌리가 됩니다.

출처: 허보리 <희생하는 오렌지 (Squeezing Sacrifice)> 캔버스에 유채, 130x97cm, 2011

Q.

앞으로 작업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A.

2016년의 페인팅 《부드러운 정물-VERSUS》를 기반으로 17세기 네덜란드 정물화 형식을 빌린 페인팅 시리즈와 고기의 지방층을 넥타이에 수놓는 평면작업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출처: 허보리 <채끝살> 붉은 넥타이에 자수, 32x49cm (8호), 2016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A.

한 매체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는 작가, 유머 속에 애환을 담은 작품을 만드는 작가.

출처: 허보리 <무슨일을 하십니까 (What do you do for a living?)> 캔버스에 유채, 97x130cm, 2013

허보리 작가의 작품에는 익숙한 풍경 속에 작가의 상상에서 비롯된 이미지가 불쑥 끼어들어 예상을 깨는 반전과 웃음이 담겨 있습니다. 사물의 의인화가 가져다주는 유쾌함도 있고요. 허보리 작가의 작품은 부정적인 감정들을 유희적 풍자로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작품을 바라보며 위로와 응원의 힘을 얻게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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