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 없이 서울 새 아파트 분양받는 방법이 있다고요?

조회수 2020. 10. 15. 14: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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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면적 59㎡ 입찰 최저가 24억원’.


경매 법정에 나온 아파트 입찰가격이 아닙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6차를 재건축한 ‘반포센트럴자이’ 조합이 내놓은 보류지 매각 공고입니다. 전용면적 59㎡ A타입과 B타입, 2가구의 입찰 기준가가 각각 24억원, 전용면적 84㎡(C타입)는 32억원부터 시작합니다. 


반포센트럴자이의 입찰 기간은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이며, 개찰은 23일 진행됩니다. 낙찰자와의 계약은 29일입니다. 보증금은 입찰 기준가의 10%이고, 중도금 30%는 계약 후 30일 이내에, 잔금은 계약 후 60일 이내에 내야 합니다. 잔금을 내면 그 이전이라도 바로 입주할 수 있습니다. 

‘똘똘한 한 채’로 인기 끄는 강남 보류지

보류지는 조합원 수 누락이나 착오, 향후 소송 등에 대비하기 위해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일반분양하지 않고 여분으로 남겨 놓은 물량을 말하는데요. 보통 입주 시점 전후에 매각하기 때문에 일반분양가보다는 비싸지만 주변 시세보다 싼 가격에 매각이 이뤄집니다. 조합이 제시한 최저 입찰가액을 기준으로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한 사람이 낙찰받는 공개경쟁 입찰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보류지 입찰은 잔여 가구 모집이기 때문에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고 새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는데요. 특히 청약경쟁이 치열한 서울 강남권에서 청약통장 없이 ‘똘똘한 한 채’를 마련할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지난 7월 보류지 매각을 진행한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 포레스트’(옛 개포시영)는 전용면적 59㎡ 3가구 최저 입찰기준가격이 16억7800만~17억1300만원 수준에 나왔는데요. 분양가보단 높지만 주변시세 대비 1억원 정도 저렴해 유찰없이 전부 매각됐습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2월 보류지를 매각한 ‘디에이치 아너힐즈’(옛 개포주공3단지)의 경우 5가구 중 4가구가 유찰됐는데요. 매각에 성공한 전용면적 106㎡를 제외한 나머지 4가구도 최근 추가 매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입찰 가격은 전용면적 76㎡ 27억1100만원, 84㎡ 27억6500만~29억2700만원, 106㎡ 38억1200만원 수준이었습니다. 

강북에서도 ‘완판’ 행진

강북에서도 보류지 아파트는 완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8월 입주를 시작한 북아현동 ‘힐스테이트 신촌’은 전용면적 59㎡ 1가구(8억원)와 84㎡ 2가구(12억원) 등 총 3가구의 보류지 물건을 내놨는데요. 59㎡는 9억8000만원에, 84㎡는 각각 13억7520만원과 13억5999만원에 낙찰됐습니다.


최근 4가구의 보류지 매각 개찰을 진행한 영등포구 신길동 ‘힐스테이트 클래시안’의 경우 전용면적 42㎡ 2가구(8억8740만원), 59㎡ 1가구(11억2650만원), 84㎡ 1가구(13억5100만원) 등이 최저 입찰가격보다 2억원 정도 높은 가격에 주인을 찾았습니다.

보류지 매각에 입찰하려면 보증금으로 최저 입찰금액의 10%를 걸어야 하는데요.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고 한두달 내 잔급을 완납해야 하는 등 현금이 있어야 낙찰받을 수 있습니다. 또 한번 낙찰 받으면 계약을 포기하더라도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없습니다.


자금 부담 때문에 현금동원 능력이 충분한 ‘현금 부자’에게 유리한 구조인데요. 서울 신규 분양 물량이 줄어 새 아파트가 더 귀해지면서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층에게 틈새 투자처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희비 엇갈리는 보류지

하지만 보류지 아파트라고 해서 무조건 매력적인 것은 아닙니다. 입찰가격이 높을 경우 주인을 찾지 못하는 사례도 종종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고덕 아르테온’ 조합은 지난 9월 16~18일 10가구 보류지 매각에 나섰는데요. 전용면적 59㎡ 4가구와 84㎡ 2가구 등 6가구만 낙찰됐습니다. 나머지 4가구는 84㎡와 114㎡ 2가구씩인데요. 최저 입찰가격은 각각 15억원, 20억원입니다. 


조합은 10월 6~7일 보류지 4가구를 재매각했는데 또 다시 유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합이 제시한 입찰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다소 높게 책정돼 재매각에 실패했다는 분석입니다. 또 15억원 이상 고가 주택을 취득할 경우 자금 출처 조사가 강화돼 선뜻 입찰에 참여하기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보류지 매각 시 최저 입찰가격은 통상 시세보다 낮게 책정되고 있는데요. 시중 매물보다 높은 가격에 나온 보류지 매물이라면 입찰 메리트가 없는 셈이죠. 따라서 입찰가격이 주변시세보다 저렴하게 나왔는지부터 따져봐야 하는데요. 


주로 입주를 6개월 정도 앞둔 단지에서 보류지 물건이 나오는 만큼 입주 예정 사업장을 중심으로 입찰 정보를 꾸준히 수집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공고부터 계약, 잔금 완납까지 보통 2~3개월 내에 이뤄지는 만큼 자금을 마련할 시간이 촉박하고 중도금 대출이 불가하다는 점도 염두에 두고 접근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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