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의 경유지와 종착지

조회수 2020. 8. 19.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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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면서 한 번에 목표를 이룰 수 있으면 좋겠지만 대부분 여러 단계를 거쳐 목표에 도달하게 된다. 거주지도 바로 원하는 지역에 자리잡으면 좋으련만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높다.


많은 사람이 주거의 종착지로 꼽는 강남권 대표 아파트는 현재 평당 1억원을 전후하여 거래가 된다. 연봉 1억 급여소득자의 실수령액을 기준으로 강남의 30평대 아파트를 마련하려면 40년 가까이 한푼도 쓰지 않고 저축해야 한다. 매매가는 계속 오르니 40년을 저축해도 매입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현실적으로 급여 생활자가 저축을 통하여 강남의 대표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과거에는 예산 범위 내에서 부동산 호재가 있는 지역에 주택 매입 후 차익실현을 통해 부를 축척해 주거의 최종 종착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이러한 재테크는 경유지로 매입한 주택의 가격이 종착지의 주택 가격보다 더 많이 상승하는 경우에 가능한 방법이다.


예전에는 강남보다 높은 주택가격 상승률을 보이는 지역이 있었고 강북의 주택을 처분하고 조금 무리하면 강남 주택 구입이 불가능하지는 않았다. 거주지로의 선호도는 과거에도 강남이 높았지만 현재와 같이 절대적이지 않았다. 


자녀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강남의 집을 처분하고 한적한 지역으로 이주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고 낡은 강남 주택을 처분하고 추가 비용을 들여 신도시의 넓은 주택으로 이주하기도 하였다. 모두에게 강남이 주거의 종착지가 아니었다. 

거주 만족도와 투자가치 있는 주거 종착지

강남 주택을 경유지로 하고 타지역으로 떠난 사람들 대부분이 급격하게 오른 강남의 집값을 보고 후회하고 있다. 2006년 거래 시세를 보면 일산 마두동의 62평형 아파트와 도곡동 36평 아파트의 매매가가 12억 수준으로 비슷했었다. 하지만 현재 시세는 7억과 24억으로 3배 이상 벌어졌다.


넓고 쾌적한 환경을 주거의 종착지로 여긴 사람들은 투자 측면에서 큰 손실을 보았다.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강남지역 주택 소유자들은 보유 비용을 감내하고 계속 보유하려고 한다. 1주택자라면 보유 비용은 주택가격과 전세가격의 상승으로 충분히 상쇄가 가능하다. 보유 비용을 감당하는데 크게 무리가 없으니 매물이 적고 호가가 시세가 되어 간다.


2006년 강남·서초·송파·양천·분당·평촌·용인은 ‘버블세븐’이라 불리며 아파트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주택 가격 상승을 주도하던 지역은 강남권 외에 경기도에 위치한 지역도 있었다. 투자적인 측면에서 강남의 대체가 가능했고 쾌적하고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주거의 종착지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강남 대체 주거지라 불리웠던 어떤 지역도 강남을 대체하지는 못 했다. 집은 삶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적 공간이지만 동시에 재테크 수단 중 하나다. 거주 만족도와 투자 가치가 있는 주거 종착지가 많이 만들어져야 주거 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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