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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람들이 원정투자 늘리면.. 집값 상승은 멈출까?

조회수 2020. 6. 4. 14:3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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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람들 `원정 투자`,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지방광역시 거주자, 서울 주택구입 비중 커져

대출규제 덜받는 6억 이하, 비규제지역 외지인 거래↑


6월 들어 수도권 주택시장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서울 주택시장은 코로나19 사태와 강남권 집값 하락으로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매매거래량은 줄었지만 집값은 상승 전환되는 모습입니다. 경기·인천도 상승폭이 확대되는데요. 


이러한 배경에는 외지인들의 주택 거래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외지인 거래는 실수요보다 투자처를 찾는 투자 수요로 해석합니다. 외지인 거래가 늘어나면 집값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따라서 오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주택시장의 방향을 읽기 위해서 외지인 거래를 주목합니다.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에서는 올해 1분기 주택시장에서 `외지인 거래`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서울 사람들, 타지역 주택 어디서 많이 샀지?

작년 연말부터 서울 사람들이 타지역으로 원정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사람들의 원정 주택 매매거래량은 2만1471건입니다. 이는 동기 대비 가장 많이 거래량입니다.


전체 분기별 기준으로 집계하더라도 2006년 이후 상위 세 번째입니다.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시기는 2006년 4분기로 4만330건 거래됐습니다. 두 번째는 2008년 2분기에 3만366건입니다.

올해 1분기 서울 거주자는 타지역 주택을 어디서 많이 샀을까요? 경기·인천에서 주택 매입을 늘렸습니다. 경기도에서 구입한 주택 매매거래량은 1만4885건으로 직전 분기(1만1961건) 대비 24% 증가했습니다. 군포시는 188% 늘어난 409건 거래됐습니다. 군포시는 1기신도시 산본아파트들이 준공 30년이 가까워지면서 리모델링이 추진되자 투자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산업단지가 밀집된 경기 남부권인 오산시, 화성시, 평택시, 안산시에서 서울 사람들의 거래량 증가율이 높았습니다. 인천은 41% 늘어난 2407건 거래됐습니다.


서울 사람들이 주택 구입을 늘린 지역은 12.16대책 이후 풍선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아파트값이급등하면서 수도권 주택시장을 이끌고 있습니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올해(1~5월)아파트 매매가격은 수원시가 8%로 가장 많이 오르고, 군포시(7%), 용인시(5%), 안산시(4%) 지역도 경기도 평균(3%)보다 상승률이 높았습니다. 

서울 사람들이 `원정투자` 늘리면 서울 집값이 잡힐까?

서울 사람들의 원정 주택구입이 많았던 시기는 어떤 특징을 갖고 있을까요? 첫 번째, 서울 집값이 급등했습니다. 두 번째, 정부는 주택시장을 잡기 위해 각종 부동산 규제 정책을 내놨습니다. 그렇다 보니 규제를 피해 타지역으로 눈을 돌려 원정 투자에 나서는 서울 사람들이 증가합니다. 서울은 워낙 가격이 많이 올라 부담이 커져서 거래는 줄고 가격 상승세는 주춤해집니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서울 사람들의 원정투자가 많았던 2006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4% 올랐습니다. 2005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9% 오른 것과 비교하면 2.7배 높은 수치입니다. 정부는 종합부동산세를 2005년에 처음으로 부과합니다. 하지만 집값 상승이 멈추지 않자 대출규제, 전매제한 확대 등의 규제 대책을 쏟아냅니다. 


대책의 효과일까요? 2007년 서울 아파트값은 3% 오르는데 그쳤습니다. 문제는 투자 수요가 경기지역으로 이동하면서 분당, 산본 등 1기신도시로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최근과 비슷한 모습입니다. 주변 지역의 집값이 오르면서 2008년 하반기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까지 서울 집값은 견고한 오름세로 최고점을 찍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서울 사람들이 타지역으로 거래를 늘리면 서울 주택시장은 안정기로 진입하는 신호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규제와 가격 부담감으로 서울 주택 거래량은 감소합니다. 4월 한달간 서울 사람들의 타지역 주택 매매거래량은 4756건입니다. 이는 전월 대비 36% 줄었지만 전년 동월 대비 3481건과 비교하면 36% 증가했습니다. 

지방 큰손들, 서울에서 경기도로 `상경 투자` 늘리면?

하지만 수도권 주택시장이 안정기에 들어섰는지 체감하기 어렵습니다. 수도권에서 지방광역시 타지역 사람들의 거래 비중이 커지면서 집값 향방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로 나타났습니다. 서울 주택 매매거래량은 줄었지만 외지인 거래 비중이 눈에 띄게 커졌습니다. 1분기 서울 주택 매매거래량 4만9810건 중에서 외지인 거래 비중은 26.6% 차지합니다. 2006년 이후 역대 최대입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3.7%p 커졌습니다. 경기도는 11.5%로 전년 동월 대비(10.8%) 소폭 커지는 추세입니다.

외지인 거래가 많거나 증가율이 높은 지역은 주택가격도 상승했습니다. 올해 1분기 외지인 거래량 1위는 노원구(978건)입니다.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노원구는 재건축 가능 연한(준공 30년)을 갖춘 아파트가 늘어나 투자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대출규제를 덜 받는 6억원 이하 가구들이 밀집된 강서구(939건), 성북구(892건), 은평구(867건), 구로구(804건)에서 외지인 거래량이 많았습니다. 은평구는 거래 증가율이 가장 큰 33% 증가했습니다. 최근 두달(3~5월) 동안 아파트 매매가격은 구로구(0.5%), 은평구(0.4%), 노원구(0.4%), 성북구(0.2%)가 서울 평균(0.1%)보다 높았습니다. 


반면 강남3구는 상반기까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을 받기 위한 급매물이 출시되고, 직전 분기 대비 외지인 거래량 감소폭도 컸습니다. 강남구(-0.5%), 서초구(-0.3%), 송파구(-0.2%)는 하락했습니다. 강동구(0.07%)는 보합에 가깝습니다. 


눈여겨 봐야할 것은 강남권 집값 움직임이 급매물이 줄어들면서 낙폭도 둔화세를 보입니다. 반면 강남4구의 외지인 거래 비중은 직전 분기 대비 3.1%p 커진 29.2%를 차지합니다. 강남4구 중 송파구(30%)가 강동구(29.4%), 강남구(29.3%), 서초구(28.1%)보다 거래 비중이 소폭 컸습니다. 대전, 광주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지방·광역시 주택 시장은 약세를 보이면서 다주택자 규제로 인해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외지인 수요가 강남권으로 유입되고 있습니다.

지방광역시 사람들은 경기도에서도 주택 거래를 늘렸습니다. 지방광역시 거주자들이 경기도에서 구입한 주택 매매거래량은 1만2275건으로 직전 4분기 대비 35% 증가했습니다. 1분기 동안 1천건 이상 거래된 지역은 수원, 화성, 용인, 부천 지역입니다.

원정·상경투자는 신중히

4월에도 수도권 지역에서 외지인 거래 비중은 커지고 있습니다. 대출규제를 덜 받는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된 지역과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았던 곳에서 지하철, GTX 등 개발 호재를 갖춘 지역에서 외지인 거래량이 증가했습니다.


주택 매매거래는 주춤한 상황에서 주변 분위기에 휩쓸린 타지역 투자는 신중한 고민이 필요한 때입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대책이 일관성 있게 유지되면서 거래 시장 위축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8월부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와 비규제지역의 전매제한 확대 등의 규제들이 시행됩니다. 시세보다 낮은 민간분양 사업장이 늘어나면 기존 주택시장의 수요는 현재보다 줄어들게 됩니다. 비규제지역의 전매제한이 강화되면 투기수요가 억제돼 청약 과열 양상이 차단되면서 실수요자 시장으로 자리잡게 될 것입니다.


과도기 단계에 진입한 주택시장 순환을 봤을 때 무분별하게 주택 수를 늘리면 필요한 시기에 매도가 어려워집니다. 보유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자금이 부동자산에 묶이게 될 가능성이 커지죠. 뚜렷한 목표 없이 현금 보유가 부족한 상황에서 대출과 전세금을 활용한 갭투자에 나서면서 예기치 못한 변수로 비자발적 장기투자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를 비롯해 3기신도시 청약 기회도 잃게 되는거죠.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자금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주변 분위기에 휩쓸린 원정·상경 부동산 쇼핑이 주택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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