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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아파트 불패의 허와 실

조회수 2020. 5. 27. 09: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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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집값은 떨어지지 않는다는 ‘강남불패’ 신화.


부동산 시장에서는 강남 집값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강남 불패신화를 믿는 사람들이 많다. 강남불패 신화란 강남 부동산을 사면 다른 지역과는 달리 차별적인 상승세를 보여 고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집단적인 믿음이다.


강남불패 신화는 과연 영원한 것인가.


시도 때도 없이 강남불패 신화는 존재하는 것인가.


강남지역이 다른 지역과 가격에서 차별성을 갖는다는 뜻은 이 지역에 대해 일종의 ‘입지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학군을 대표하는 우수한 교육과 학원이나 교통, 쇼핑 등 편의시설, ‘지식정보화 시대의 대규모 공단’인 테헤란로의 오피스 타운, 신분재로서의 상징, 커뮤니티 등은 다른 지역에 비해 차별화된 가치를 부여하는 요인이다.

강남은 첨예화된 부동산 계급 갈등의 상징이다. 그래서 강남은 이제 사회경제적으로 하나의 이데올로기가 됐다. 참여자들이 이런 프리미엄 재화를 구매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웃돈(프리미엄)을 지불하는 행위이다. 생계에 필요한 필수재나 가치재(Merit goods)를 구매한다기보다 사치재를 구매하는 것이다.


이런 프리미엄에 대한 가격 형성도 일반 재화와 같은 패턴으로 움직이기 마련이다. 말하자면 호황기에 프리미엄 가격이 올라가고 불경기에 내려가는 구조라는 것이다.


최근 소득증가, 웰빙 바람과 함께 주목받고 있는 조망권 프리미엄이나 특정 층과 향의 편향적인 선호도 비슷한 궤적을 그린다. 예컨대 홍콩 같은 도시국가에서는 8,18,28층 아파트를 행운층으로 인식하고 있어 프리미엄이 붙는다. 8의 발음 빠(ba)가 큰 돈을 번다는 의미인 發大財(파다차이)의 發(pa)과 음이 비슷하기 때문에 8이 재운을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행운층은 프리미엄이 평균적으로 다른 층보다 2.5% 비싸게 책정되었다. 하지만 호황기에는 불황기의 배 수준인 5%정도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미신적인 믿음이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인데, 이런 미신적인 믿음도 경기를 탄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반적으로 강남지역에서 입지에 대한 프리미엄은 일반 경기순환에 따른 수축기에도 다소 줄어들긴 하지만 프리미엄은 유지된다.


수요가 팽창하는 확장기에 프리미엄은 더 많이 붙기 마련이다. 특히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시세상승의 강한 믿음이 형성되는 대세 상승기에는 프리미엄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또 강남 아파트의 희소성, 강남은 최고의 투자재라는 인식은 프리미엄 급상승을 부채질한다. 프리미엄이 급상승할 때에는 뭔가 그럴듯한 근거와 이유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처럼 큰 위기가 오면 신규 진입자들이 프리미엄 지불을 꺼린다. 매도자들은 조바심을 갖는다. 요즘 강남권 아파트 시장은 급매물이나 아주 싼 급급매물이 출회됐다. 다주택자들이 6월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양도세 중과 유예기간을 활용해 처분하려는 매물이다. 급증한 보유세, 대출규제로 값이 크게 오르기 힘들 것이라는 시장 흐름에 대한 판단도 했을 것이다.


일부 강남 재건축은 실거래가 기준으로 지난해 말 고점대비 20%이상 떨어진 매물들도 적지 않았다. 최근 들어 저점에서 매입하려는 모험적 투자자들이 나타나면서 급매물은 일부 팔렸다. 하지만 워낙 규제가 심해 매물이 소화되더라도 급반등은 힘든 모양새다.


강남 아파트는 어떤 상황에서도 떨어지지 않는다는 불패신화는 위험하다. 만약 가격이 떨어진다면, 그것도 외부 충격에 의해 급락할 때에는 강남 불패는 성립하지 않는다. 오히려 차별적으로 하락한다. 강남 불패신화는 가격이 오를 때만 영원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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