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건물에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한다면?

조회수 2020. 2. 4. 10:13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안녕하세요. 허생원(許生員)입니다.


영등포구에서 담배꽁초를 버리면서 지역 현안에 대한 투표도 병행할 수 있는 담배꽁초 전용쓰레기통 ‘꽁초픽’을 개발했다는 보도입니다. ‘영등포구에 가장 필요한 것은?’ 이라는 질문에 ‘도서관’과 ‘공원’이 적힌 투입구 중에 한 개를 골라서 꽁초를 버리는 방식입니다. 버려지는 꽁초도 모으고, 구민 의견도 수렴하는 일석이조 방법입니다.


금연자는 물론이고, 끽연자 조차도 길거리에 버려진 담배꽁초를 보면 불쾌감을 느끼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깨끗했던 도로에 누군가 한 개의 꽁초를 버리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꽁초가 버려집니다. 이러한 심리는 ‘깨진 유리창 이론’과 무관치 않습니다.


오늘은 『깨진 유리창 이론으로 살펴본 도시개발』 시리즈 (PART 1)에서 ‘건물에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한다면?’에 대해 알아봅니다. 다음회 (PART 2)에서는 ‘깨진 유리창 이론을 극복한 도심재생사업’을 살펴보겠습니다. 

‘깨진 유리창 이론’으로 살펴본 도심재생

심리학에서 ‘깨진 유리창 이론’이 자주 등장합니다.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할 경우 그 지점을 시작으로 무질서가 확산된다는 사회심리학 이론입니다.


1. 이론의 시작, 필립 짐바르도 실험


이론의 시작은 스탠퍼드대학의 심리학과 명예교수인 ‘필립 짐바르도(Philip George Zimbardo, 1933년~)’ 교수의 1969년 현장실험에서 시작됩니다.


중고차량 두 대를 보닛을 살짝 열어둔 채로 한 대는 뉴욕의 브롱크스(슬럼가)에, 다른 한 대는 팔로알토의 스탠포드대학 인근(고급주택가)에 주차시켰습니다. 브롱크스에 놓아둔 차는 10분 만에 배터리와 라디에이터가 분실되었고, 24시간 이내에 차량 내외의 거의 모든 장비가 분실됐습니다. 반면 팔로안토에 놓아둔 차는 5일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현장실험입니다.


2. 이론의 정립, 제임스 윌슨 & 조지 켈링의 발표


이 자동차 현장실험을 바탕으로 미국 범죄학자 '제임스 윌슨(James Quinn Wilson, 1931~2012년)'과 '조지 켈링(George Lee Kelling, 1935~2019)'이 ‘깨진 유리창(Broken Windows)’이라는 ‘사회무질서이론’에 대한 글을 1982년 3월에 ‘아틀란틱스’에 공동 발표합니다.


'아틀란틱(The Atlantic)' 매거진에 따르면 ‘팔로안토에 주차된 아무 일 없었던 차량의 유리창을 연구자가 망치로 깨기 시작하자 지나가던 사람들이 함께 차량을 부수기 시작했고, 부품들이 도난 당하기 시작했다’는 내용이 등재됩니다.

이론의 입증, 루돌프 줄리아니의 뉴욕 현장 적용

‘깨진 유리창 이론’이 입증된 대표적 사례가 뉴욕범죄율입니다. 1995년 107대 뉴욕시장에 취임한 연방검사 ‘루디 줄리아니(Rudolph William Louis Rudy Giuliani, 1944년~)’ 시장은 깨진 유리창 이론의 실제 적용 사례로 유명세를 탔습니다. 실제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크게 범죄율을 감소시킨 시장으로 등재되었다고 합니다.


1980년대 범죄율로 악명 높았던 뉴욕시가 1980년대 후반부터 무려 5년에 걸쳐 지하철 내부와 벽면에 그려져 있는 낙서를 제거했다죠. 낙서를 지우기 시작한 2년 후부터 범죄율이 낮아지더니 낙서가 전부 지워진 후 1994년에 지하철 범죄율이 50% 감소했다고 합니다.


뉴욕시장에 취임하면서 루디 줄리아니 시장은 지하철 환경개선 운동을 뉴욕시 정화작업에 도입했습니다. 주요 거점에 CCTV를 설치해 낙서와 쓰레기 투기 행위를 단속했고, 소매치기, 무임승차, 교통신호 등 경범죄 단속을 강화했습니다.


덕분에 2010년 살인, 강도 등 중범죄가 1990년 정점대비 75%가 줄었습니다(연간 뉴욕시 살인사건: 1990년 2,245건 정점, 1993년 1,946건, 1996년 983건). 기초법질서를 지키는 습관이 뉴욕시 치안을 개선시키는데 도움이 된 사례입니다. 물론 도시 전문가들은 뉴욕시 범죄율 하락은 다양한 이슈가 복합적으로 반응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①1980년대 말부터 확대된 ‘범죄자 수감 확대조치’가 일부 영향을 미쳤을 수 있습니다. ②뉴욕시 할렘의 고학력 중산층 유입 증가로 인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낙후된 구도심 지역의 활성화로 중산층이 유입되면서 저소득 원주민을 대체하는 현상)으로 흑인 비중이 감소된 것과 연관성을 연구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③범죄율 하락을 위한 경찰권 강화로 시민권리가 침해 받았을 수도 있습니다. ④1995년부터 임대료 상한제가 폐지되어 재개발이 확대된 것도 도움이 됐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도시환경 개선이 범죄율 하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론의 현실반영, 해외 도시회생 성공사례

우리는 영화에서 슬럼화된 건물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건물주인이 건물 내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면 지나가던 행인이 그 건물을 방치건물로 판단하여 깨지지 않은 창문도 돌을 던져 깨뜨리게 됩니다. 더불어 그 건물은 노숙 등으로 인해 통제력을 잃게 되고, 절도, 강도, 방화 등 강력범죄의 대상으로 전락될 수 있는 상황을 말합니다.


반대로 쇠락해가는 도시가 도시정비를 통해 극적으로 회생된 사례도 있습니다.


1. 스페인 바스크주 빌바오


'빌바오(Bilbao)'는 스페인에서 4번째 큰 도시입니다. 1970년대까지 주력산업이었던 조선 및 철강산업의 경쟁력이 1980년 들어 빠르게 약화되면서 도시실업률이 20%에 달할 정도로 쇠퇴됐습니다.


이에 스페인 중앙정부와 바스크 주정부가 협력하여 공항, 지하철역사, 보행다리를 신축하고, 1997년 네르비온강가에 ‘구겐하임미술관’을 건설했습니다. 해마다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미술관 건물을 관람하기 위해 몰리면서 스페인 관광 1순위로 인기가 올랐습니다. 약화된 중공업지대가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탈바꿈하면서 여행가들의 인기 탐방지가 됐습니다.

2.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21


'미나토미라이21(Minatomirai21)'은 ‘미래항구21’이라는 의미로 요코하마의 발전과 도쿄의 위성도시 기능을 충족시키기 위해 1983년부터 추진해 2010년 완공된 계획도시입니다. 1859년 개항 후 1872년 도쿄와 철도 부설로 최대 항만지로 성장했습니다. 1955년, 1959년 연안수역 매립공사를 통해 공장부지를 조성해 무역도시에서 공업도시로 탈바꿈했지만, 항만기능과 조선 등 공업도시 기능이 빠르게 약화되면서 성장동력원이 필요했습니다.


항만매립지 55만여3.3㎡(평)을 개발하여 기업본사 유치, 쇼핑 및 문화시설을 통해 경제활성화를 유도하고, 인구이동을 최소화하여(시민 350만명 중 65만명이 도쿄로 출퇴근) 요코하마 내 자체수용도를 높이는 수변도시(水邊都市)를 만들었습니다.


3. 독일 에센의 졸페라인


'에센(Essen)'은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Nordrhein-Westfalen)주 루르공업지대 인구 62.5만명의 중심도시입니다. 베스트팔렌 탄전지대이면서 남부로 루르강과 북부에는 라인베르네 운하가 통과해 기관차, 철강, 화학 등 중화학공업이 발달했습니다. 에센의 북부 탄광지대인 ‘졸페라인(Zollverein)’은 하루 1.2만톤의 석탄을 생산했지만, 1980년 폐광 후 10년간 방치되다가 재생됐습니다.


석탄공장을 루르박물관, 공연장, 카지노레스토랑 등 문화시설로 재조성하고, 수영장 및 아이스링크장으로 정비했습니다. 그 결과 2001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고, 연간 5,000만 유로 이상의 관광수입과 1,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효과를 올렸습니다.

4. 이탈리아 볼로냐


'볼로냐(Bologna)'는 이탈리아 에미리아 로마냐 지방의 도시입니다. 6세기경 교황령 영토로 소속되어 유럽 학문과 예술의 중심지로 발달됐습니다. 산페트로니오성당, 아시넬리탑 등 고딕양식의 건축물이 다수 존재합니다. 한편 자동차, 기계공업이 발달되어 페라리, 람보르기니, 마세라티 본사가 있습니다. 역사적 건물로 가득찬 도시가 공동화(空洞化)되면서 쇠퇴하고, 주택과 제조공장이 들어서 발전된 외곽과 기형적으로 이분됩니다.


따라서 전통도심을 역사적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재생사업을 진행합니다. 다양한 요리문화에 힘입어 미식가들이 많이 찾는 맛의 도시라는 애칭이 있는 관광도시로 개발되어 유명 셰프들의 탐방방송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으로 『깨진 유리창 이론으로 살펴본 도시개발』 시리즈 (PART 1)에서 ‘건물에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한다면?’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다음회 (PART 2)에서는 ‘깨진 유리창 이론을 극복한 도심재생사업’을 살펴보겠습니다. 

고객 여러분! 부자 되세요.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이 함께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건승(健勝)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