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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건축 크리에이터들은 천장고에 민감할까?

조회수 2020. 1. 2. 13: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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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허생원(許生員)입니다. 어떤 주택에 들어가면 왠지 시원한 느낌과 함께 창문이 없어도 시야가 탁 트인 기분이 드는 경우가 있죠. 반면 어떤 주택은 평형이 더 넓은 데도 불구하고, 답답한 느낌과 뭔가 가려진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다른 느낌은 뭐지? 평형을 잘못 알고 있나? 도배 색상 때문인가? 가구 배치가 잘됐나? 창문이 넓은가? 확장을 잘했나? 별별 다양한 생각을 하지만 쉽게 느낌의 차이를 구분할 수 없을 땐 천장을 한번 보세요. 시원한 개방감이 의외로 천장의 높이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주택에서 천장고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시리즈 (1회차)에는 ‘왜 건축 크리에이터들은 천장고에 민감할까?’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다음회 시리즈 (2회차)에는 ‘아이의 창의력을 원하십니까? 천장고를 살펴보세요’에 대해 알아봅니다.

예전 아파트의 천장고(天障高)가 천편일률적으로 2.3m인 이유는?

명망 있는 건축학 교수와 실력 있는 건축설계사 등 소위 건축 크리에이터들은 이구동성으로 천장 높이는 높게, 건물 층수는 적게, 정원과 계단은 넓게를 강조합니다. 그들은 공간 개방감에서 나오는 창조적 감성에 주목합니다.


그런데 왜 아파트와 상가, 다가구와 다중주택은 대부분 청장 높이는 낮게, 층수는 많게, 정원과 계단은 좁게 만들어졌을까요? 천장 높이에 대한 시공사와 입주자간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바로 ‘용적률(대지면적에 대한 연면적합계의 비율: 지상층연면적/대지면적x100)’과 ‘건폐율(대지면적에 대한 건축 가능한 1층 면적의 비율: 건축면적/대지면적x100)’에 의해 결정되는 건물수익성 때문입니다. 최대한 대지를 꽉 채우고, 허가된 높이에 많은 층수를 올려야 수익성에 유리합니다.


특히 과거 기둥식 라멘구조 아파트의 ‘기둥-보-슬라브’의 구조가 1980년 후반부터 벽식구조 아파트의 ‘벽-슬라브’ 구조로 전환되면서 건물에 ‘보’가 없어졌습니다. 보가 없어지면서 층고가 낮아졌고, 덕분에 층수가 더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한 층이 더 올라가니 경제성이 좋아진 것이죠.


그런데 요즘 들어 의식 있는 설계사와 브랜드 건설사들이 개방감을 존중하고 있습니다. 셀러스마켓(Seller’s market,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바이어스마켓(Buyer’s market,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시장)에서나 추가되는 풍족한 공간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 것입니다. 요즘 어느 지역이든 분양 흥행을 위해 필요한 시공 3대 요인으로 ‘브랜드, 중소형평형, 특화평면’을 꼽는데요. 여기에 ‘천장고’가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이전 아파트의 천장고가 2.3m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칙(시행 2019.1.16)’의 (제3조) 치수 및 기준척도의 (4호)’이 근거입니다.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거실 및 침실의 반자높이(반자를 설치하는 경우만 해당한다)는 2.2m 이상으로 하고, 층높이는 2.4m로 하되, 각각 5cm를 단위로 한 것을 기준척도로 할 것’이라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건설사가 천장고 규정이 2.2m 이상을 준수하고, 거주자의 공간감을 위해 10㎝를 높인 2.3m를 유지한 것이 보편화됐습니다. 10cm만 천장고를 높여도 공간감은 큰 차이가 납니다. 그러나 20층을 10cm씩 천장고를 늘린다고 하면 1개층을 더 올려야 하죠. 그만큼 건축비용은 증가합니다.


천장고가 높으면 좋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개방감 확대+수직수납공간 확장+인테리어효과 상승+환기 효율성 증가 등 장점이 많습니다. 그러나 수익성을 챙겨야 하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높이를 올리는 것에 고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장고를 높여 분양하는 건설사들은 물론 분양성과를 기대한 것이겠지만, 분명 칭찬받을 만합니다.

24시간을 보내는 인공건축물에서 천장이 의미하는 것, 의외로 클 수 있어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건축학과 ‘유현준교수’는 한 인문학 강연에서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은 전체주의적 사고의 원인을 학교건축 공간에서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래서 요즘 의식 있는 건축가, 입주자 행복을 위해 기꺼이 수익성을 양보하는 건설사들이 다양한 설계를 시도하고 있어 주목됩니다. 천장고를 높이고, 중정(中庭) 같은 마당을 조성하며, 옥상공원 등 내부공간을 설치하면서 넓은 계단이나 산책로 등으로 소통공간을 만드는 노력들이 그것입니다. 수분양자들도 이러한 공간가치를 인정해 분양성과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분석입니다.


2017년 공급된 ‘용산 센트럴파트 해링턴스퀘어’는 천장고 2.7m를 비롯해 층고를 기존 아파트보다 최고 30㎝를 높인 설계를 선보여 분양성과를 높인 바 있습니다. 2017년 공급된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는 2.9~3.3m의 천장고 설계를 통해 당시 역대 최고 분양가를 제시함으로써 주목을 받았습니다. 2022년 입주하는 ‘힐스테이트 과천 중앙’과 2020년 입주예정인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의 천장고는 2.7m입니다. 


2017년 전용 85㎡ 이하의 지방 중소형아파트로 분양된 ‘시흥시청역 동원로얄듀크’는 천장고를 2.35m, 우물천장 2.45m를 도입해 수평면적의 한계를 수직면적 확대로 극복한 사례입니다. 2019년 분양한 ‘힐스테이트 어울림 효자’는 천장고 2.45m, 1층세대 2.75m의 차별화된 천장고로 설계해 지역분양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입니다. 


높은 천장고 설계는 복합단지로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분양 중인 ‘힐스테이트 에코 덕은’의 경우 단층형 오피스텔의 천장고는 2.4m, 우물천장은 2.5m, 다락형 오피스텔 천장고는 3.6m, 우물천장은 3.8m로 설계됐습니다. 2016년에 공급된 ‘힐스테이트 판교 모비우스’는 아파텔임에도 불구하고, 3m의 천장고로 설계된 바 있습니다. 


세종시는 이러한 천장고 상향 추세를 반영하여 이미 지난 2017년에 천장고 기준을 2.4m로 상향조정하는 등 아파트의 설계기준을 강화한 바 있습니다. 국민 신장의 변화, 실내 개방감 확보, 환기 용이성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앞으로 다른 지자체에서도 실내 층고기준 강화조치가 이어질 수 있어 보입니다. 건설사 역시 천장고 상향을 경쟁요소로 활용하는 추세이고 보면, 이래저래 높은 천장고는 대세인가 봅니다.  

‘가장 이상적인 천장고는 얼마일까?’에 대한 엉뚱한 생각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 천장고가 2.3m, 회사는 2.7~3.0m 사이인데, 건축적 가치로 유명한 ‘소크생물학연구소’의 천장고는 3.3m입니다. ‘전미주택건설협회(NAHB)’에 따르면 공동주택의 평균 천장고는 일본 2.4m, 미국 2.7m, 유럽 3.0m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가장 적절한 아파트의 천장고는 얼마일까요? 이에 대해 엉뚱하지만 상식적인 측면에서 알아보았습니다.

① 사람의 상향 수직시야각은 60도입니다. 이를 근거로 가전업체에서는 가장 편안한 TV화면을 고르는 공식을 만들어냈죠. FHD 해상도 TV 기준으로 ‘소파와의 거리(m)x25=적정화면 크기(인치)’입니다. 실제 미국 소비자잡지 ‘컨슈머 리포트’에 집크기에 맞는 TV 고르는 방법으로 제시된 바 있습니다.


통상 방의 한 변 길이는 3.5m 내외입니다만, 실제 벽 끝에 딱 붙어서 생활하지는 않죠. 따라서 실사용면적의 길이를 3m로 가정했을 경우 3mx25=75인치 TV가 적절합니다. 75인치 TV는 대각선 길이가 75인치라는 의미입니다.


③ 피타고라스정리 ‘32+42=52’, 즉 ‘삼각형 세변의 길이가 각각 3(세로), 4(가로), 5(대각선)이면 이 삼각형은 직각삼각형이다’에 대응하면 대각선 75인치 TV의 가로면은 60인치, 세로면은 45인치입니다. 이를 ㎝로 전환하면 가로 152.4㎝, 세로 114.3㎝입니다.


④ ‘Size Korea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제공)’이 제공하는 2015년기준 중위연령 39.6세의 남성의 평균신체지수는 키 171.9㎝, 눈밑까지 키 159.5㎝입니다. 42.1세 여성의 평균신체지수는 키 157.0㎝, 눈밑까지 키 145.5㎝입니다.


⑤ 눈밑까지 키에 TV 세로 높이 114.3㎝를 더하면 남성은 273.8㎝, 여성은 259.8㎝입니다. 길이가 3m의 공간에 서있을 때 가장 편안한 시선집중이 가능한 반대편 벽의 상단 높이는 259.8~273.8㎝라는 계산입니다. 미국의 평균 천장고 2.7m와 흡사합니다. 한국의 좌식문화가 점차 사라지고 있어서 천장고가 과거 2.3m 보다는 높아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유럽 평균 천장고 3.0m는 개방감을 즐기기에 좋겠지만, 천장 외풍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냉난방비가 많이 들겠죠. 물론 요즘 아파트는 단열이 잘돼서 외풍이 없겠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시원하게 올라간 천장고가 좋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가 봅니다.


지금까지 『주택에서 천장고의 중요성』 시리즈 (1회차)에는 ‘왜 건축 크리에이터들은 천장고에 민감할까?’에 대해 다뤄보았습니다. 다음회 시리즈 (2회차)에는 ‘아이의 창의력을 원하십니까? 천장고를 살펴보세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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