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실질금리에 부동산 따져볼까?

조회수 2019. 12. 3. 14: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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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허생원(許生員)입니다. 지난번 『마이너스 실질금리 시대의 부동산 체크포인트』 시리즈 (PART 1)에서는 ‘금리의 종류’, ‘기준금리 인하가 일반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금일 시리즈 (PART 2)에서는 ‘기준금리 인하가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봅니다.

경기보다는 풍부한 시중유동성이 부동산에 더 많은 영향을 주고 있어요

부동산에 경기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2014년부터는 상관성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경제전문가들은 시중유동자금의 증가를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풍부한 유동성이 기업의 산업투자나 증시의 금융투자보다 안전자산인 예적금과 대체자산인 부동산으로 흘러가는 것입니다. 앞서 (PART 1)에서 언급한 ‘화폐유통속도’와 ‘통화승수’의 하락이 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협의통화(M1)’에 저축성예금을 합한 ‘총통화(M2)’는 시중의 통화량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1년 미만의 수신성 자금을 합친 ‘단기부동자금(短期浮動資金)’의 규모는 9월말 기준으로 1,124조원에 달합니다. 역대 최대규모였던 6월 1,124조원을 0.2% 상회하는 등 여전히 최고 수준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현금으로 언제든 바꿀 수 있는 부동자금은 부동산투자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저금리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림2)를 살펴보면 ‘M2에서 단기부동자금이 점유하는 비중’의 증가는 부동산의 상승 탄력성을 더해주는 모습입니다. 한국에서는 단기부동자금 성격상 투자의 안정성이 불확실할 경우 대체자산인 부동산을 안전자산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종종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중유동성의 개입으로 경기변동과 부동산 흐름간의 시차가 확대되다가 2016년부터는 방향성마저 차이가 납니다.


과거에는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영역에 근접해 저점을 확인한 후 반등할 때 주택가격은 상승흐름을 탔습니다. (그림3)에서 주택가격 상승기 (A), (B)와 실질금리 상승기 (가), (나)가 일치했습니다.


그러나 2009년부터 (C)와 (라), 2018년 (E)와 (바)처럼 시차가 발생되거나, 상관성이 낮아지는 모습입니다. 부동산을 경기, 금리, 물가 등 경제지표로 해석하기가 매우 어려워졌음을 의미합니다.

실질금리 상승의 충족조건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쨌든 최근 실질금리가 상승세를 타고 있어 과거 경험상 부동산의 상승탄력성을 점치는 투자가들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확률적으로 실질금리의 상승기에 부동산은 강세를 보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은 실질금리 상승에도 다양한 충족조건이 있을 수 있으므로 신중해야 함을 지적합니다. 유동성이 양호해 부동산에 대한 투자관심은 더 이어지겠지만, 현재의 경기상황이 어떤지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그림4)은 (그림3)를 설명한 것입니다. 실질금리 상승기와 하락기를 구분하고, 각각의 충족조건과물가상승률 흐름, 유사한 경기상황을 비교한 뒤 (그림3)에서 주택매매가격과 실질금리를 구간별로 비교했습니다.


지금처럼 실질금리 상승기는 (그림3)의 하단 그래프에서 (가~사) 구간입니다. 아래와 같이 ‘실질금리 상승기는 3가지 충족조건’으로 구성됩니다. 


1) 명목금리가 많이 오르고, 물가상승률이 4% 이상에서 3%로 하락하는 구간입니다. 스테그플레이션 상황과 유사한 경기상황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다) 구간으로 부동산이 안정적인 상승흐름을 탔습니다. 


2) 명목금리가 적당히 오르고, 물가상승률이 3%대 전후로 평소보다 소폭 상승하거나, 횡보하는 구간입니다. 초기디플에이션 상황과 유사한 경기상황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나), (라), (바) 구간으로 부동산이 강한 탄력성을 보였습니다. 부동산이 대체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시기입니다.


3) 명목금리가 하락하고, 물가상승률이 3%에서 2%로 하락하는 구간입니다. 디플레이션과 유사한 경기상황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가) 구간에서는 부동산이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1998년 외환위기로 인한 부동산 가격 급락 후 ‘기술적 반등’과 ‘주택 및 건설경기 활성화대책’의 효과가 나타난 시기였습니다. (마) 구간에서는 2012년 유럽재정위기, 2013년 버냉키 긴축발언 등 영향으로 M2대비 단기부동자금비중이 35.8%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낮아지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4) 최근 (사)는 명목금리가 하락하고, 물가상승률이 0%에 근접하는 구간입니다. (마)의 충족조건과 유사하지만, 시중부동자금은 그때보다 넉넉합니다. 부동산에 보수적인 입장인 전문가들은 글로벌 제조업의 공급과잉에 따른 설비투자 감소와 주요 선진국들의 경기둔화로 인한 글로벌 경제성장률 하락을 우려합니다. 반면 긍정적인 입장인 전문가들은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경기보다 유동성의 개입효과가 큰 현상황과 특별히 대체할 투자대상 부재를 상승 이유로 꼽습니다. 


단일 투자상품의 향방조차 예측하기 어려운 복잡한 시대입니다. 경기조건과 유동성, 정책변수와 심리요인까지 얽히고 설켜있는 부동산가격을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사고자 하는 예비매수자는 3.3㎡당 1억원에 달하는 매매가격을 비정상적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그 아파트를 보유한 소유자는 주택을 팔고 세금 내고 나면 갈 곳이 없다며, 상승 지속에 배팅합니다. 


이렇듯 주택가격이 안정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모두가 수긍하지만,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주택가격에 대한 평가와 전망은 궤를 달리합니다. 여타 자산에 비해 유독 부동산에서만큼은 내 의견과 다른 주택가격 전망에 대한 비판에 날이 서있고, 감정이 격해집니다. 


다양한 변수에 영향을 받는 주택가격을 오른다 혹은 내린다로 딱 잘라 전망하는 것은 리스크도 크고, 맞지도 않아 무의미합니다. 다만 어떤 자산도 계속해서 오를 수는 없고, 계속해서 빠질 수도 없음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아무리 수급과 심리적인 자극요인이 영향을 미치더라도 언젠가는 고평가된 곳은 내려가고, 저평가된 곳은 오르면서 본질가치에 회귀하기 마련입니다. 


경기나 펀더멘털보다 유동성 개입이 영향을 크게 미치는 요즘, 부동산 조정을 마냥 기다릴 수도 없고, 아무 조건도 고려치 않고 무작정 사기도 부담스럽습니다. 이럴 때는 실소유주 관점에서 생각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지금 필요하면 구입하고, 당장 필요 없으면 유보하면 됩니다. 주택을 투자보다는 거주목적으로 생각하면 오늘 사서 내일 하락해도 아까울 것이 뭐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한가지 기억할 것이 있습니다. 투자스토리는 항상 반복되지 않습니다. 소위 전문가들의 전망이 항상 맞지 않듯이 나의 과거 경험도 항상 반복되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그래서 투자는 자기책임이라고 하나 봅니다. 조금 흥분을 가라앉히고, 고객님의 부동산에 대한 철학과 혜안(慧眼)을 가다듬는 시간을 가져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고객 여러분! 부자 되세요.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이 함께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건승(健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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