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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을 끌어올린 막연한 이유, 공급부족 진실은? (feat. 홍춘욱, 박원갑)

조회수 2019. 11. 12. 09: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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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오늘은 리브온TV에서 전문가 두 분을 모셨습니다. 금융권에서 잔뼈가 굵으신 전문가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박원갑 위원님과 돈의 역사에 이어 밀레니얼 이코노미 책을 내신 홍춘욱 이코노미스트 이십니다.

논의할 주제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왜 잡히지 않을까입니다. 11월 6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지정과 조정대상지역 해제 지역이 발표되었죠. 이와 관련해서 불안한 서울 집값을 잡을 수 있을지 두 분과 심도있게 짚어보겠습니다.


Q: 먼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지역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박원갑: 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지정 지역은 당초 예상 수준에서 나왔습니다. 투기과열지구전역에 시행할 경우 공급부족 우려가 커질 수 있으므로 예고대로 동단위로 지정을 하는 등 핀셋상한제를 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서울 강남4구 22개 동, 마포, 용산, 성동, 영등포 등 5개 동을 포함해 전체 27개 동입니다. 송파는 8개 동으로 많습니다. 용산구는 한남3구역이 시공사선정에 있고, 영등포구는 여의도동 재건축을 하고 있어 지정됐습니다.


서울 양천구, 경기도 과천, 하남, 광명, 세종, 대구 수성구 등 지역은 제외됐습니다. 양천구 목동, 과천 지역은 일반분양까지는 한참 기다려야 합니다. 당초 예상과 차이가 나는 곳은 동작구 흑석동과 과천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 간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투기과열지구를 전역으로 하게 되면 공급부족이라는 신호가 시장에 커질 수 있어 역풍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로 제한적으로 적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Q: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주의해야 할점 무엇이며, 일반분양가격은 얼마나 낮아질까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는데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공급자 입장인 조합에 확인해보니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때보다 일반분양가격이 10~15% 정도 낮아지지 않을까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조합측에서는 수익이 줄어들게 되는 거죠.


일반분양 입장에서는 전매제한과 의무거주기간이 도입될 예정으로 전매제한은 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 수준에 따라 분양계약 후 5년, 8년, 10년 동안 집을 팔 수 없어요. 입주 후 의무거주요건(2~3년)이 적용될 예정이라서 입주 때 전세로 임대를 놓기가 어려워지게 됩니다. 자금조달계획을 꼼꼼히 세워야 하는데요. 그동안은 분양을 받았는데 잔금이 모자라면 전세를 놓아서 치렀지만 이제는 이 같은 ‘전대임대후 입주전략’이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는 당첨자에 대해서 전수조사를 통해 자금출처 등을 확인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Q: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분양되면 대기 수요가 늘어나 기존 주택가격은 조정을 보일 것 같아요. 어떻게 보시나요?


홍춘욱: 그렇게 볼 수 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겠다고 언급했던 때가 올해 7~8월 입니다. 그 이후 KB부동산 리브온 시세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4개월 동안 1.4% 상승했습니다. 상한제를 시행하겠다고 거론되기 직전인 1월부터 7월까지 서울 집값은 오히려 0.2%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현재와 정반대의 모습입니다. 최근 집값이 오른 것은 금리인하 등 여러 요인이 거론될 수 있겠지만 주택공급의 감소 가능성이 높아진데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7~8개월 동안은 주택 시장이 힘들어 했는데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면 공급이 줄것 이라는 막연한 불안감이 조성되면서 매수 시기를 기다렸던 후발 실수요자들이 움직인 영향도 큽니다.


이번에 상한제로 지정된 강남구 2.4%, 영등포구 2.3%, 송파구 2.3%, 마포구 2%씩 올랐습니다. 고가 상품이 집중된 강남3구와 마·용·성 지역을 지정하면서 ‘구축 아파트’ 거래 위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죠. 하지만 이들 지역의 일반분양가격이 7~9억원이 대부분인데 부부합산 6~7천만원 이하 신혼부부만 넣을 수 있는 신혼부부특별공급도 어려워 ‘부잣집 막내 아들 특공’이라 불리는 상황입니다. 

Q: 집값이 오르는 이유가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이라는 건가요?


홍춘욱: 공급만 보면 서울은 많습니다.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올해 11년 만에 최고인 4만3천가구이며, 내년에도 4만2천가구 입주예정 입니다. 이는 2015년 아파트 분양물량이 10년 만에 최대인 4만4천가구 했던 물량이 올해와 내년까지 입주를 이어가는 가죠.


문제는 지난해 서울 아파트 분양물량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됐던 2012년 수준(2만1천가구)인 2만5천가구로 급감했습니다. 이들이 입주하는 2021년~2022년에 공급이 부족하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 주거용 건축물의 착공 실적을 연단위로 살펴보면 2016년 -9%, 2017년 -21.6%, 2018년 -20% 감소를 보였습니다. 특히 올해는 같은 기간 13.5% 줄었는데요. 즉, 서울 아파트 가격이 6년째 오르고 있지만 주택착공은 4년 연속 줄어드는 셈입니다.


이는 50대 남성들이 은퇴하고 발생하는 연금크레바스(은퇴 후 연금 받기 전 소득단절 기간)와 같은 현상이에요. 직장에서 은퇴하고 국민연금 받는 시점인 65세까지는 소득이 줄면서 퇴직금을 써야하는데 그런것과 비슷한 거에요. 


Q: 주택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고 보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홍축욱: 먼저 2018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의 본격 시행으로 주택공급의 감소 위험이 제기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10억 시세 차익이 생기면 3~4억 정도를 부담으로 내야 한다면 사람들 입장에서는 재건축을 굳이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두 번째, 뉴타운입니다. 뉴타운 내 재개발 물량이 줄어드는 이유가 이해 관계자들 간에 이해 상충이 생기고, 임대주택의무 비율을 기존 20%에서 30%로 늘리는 방안까지 나오면서 일반분양 물량이 줄어들면 수익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뉴타운 취소 지역의 소송 문제까지 겹쳐 이해관계자들 간의 이해 상충과 갈등 문제로 힘들어 하는 상황입니다. 종합해보면 뉴타운 지역에서 빠르게 착공될 여지가 줄어드는 거죠. 재건축을 활성화 시켜야 하지 않을까하는 시점에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등 재건축을 추진하던 대규모 유망단지도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라는 벽에 막혀 버린거죠. 수요자들에겐 앞으로 수년간 수도권 핵심 지역에서 대규모 주택공급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될 여지를 높였습니다.


박원갑: 부연 설명하면 분양가 상한제는 시장에 3가지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첫 번째 청약은 대박이다. 집사지 말고 기다려라. 두 번째 재건축은 타격을 받을 것이다. 세 번째 공급부족의 신호인데요. 관련 보고서를 보면 상한제를 시행하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1년 안에 1.1%, 4년 동안은 11% 떨어진다는 얘기가 있었죠. 다만, 최근 예상과 다르게 시장이 움직이는 것은 정보가 굴절되었기 때문입니다.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 심리가 작동되면 시장은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됩니다. 단기적으로는 실체보다 심리가 더 압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재건축, 재개발 사업이 늦어지면서 서울, 수도권 지역의 신규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이 집값을 올리고 있다고 요약할 수 있군요. 정부가 하남 교산, 남양주 왕숙, 고양 등 3기 신도시를 2~3년 이내 분양한다고 했습니다. 광역교통망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장기적으로는 공급 감소 불안 요인을 잡을 수 있는 것 아닐까요?


홍춘욱: ‘먼 곳의 물은 가까운 곳의 불을 끌 수 없다’것이 핵심 입니다. 부동산 시장의 경기순환이 격렬한 이유는 ‘리드타임(lead time)’이 길어서 입니다. 리드타임이란 주문에서부터 배송까지 이어지는 시차를 의미하는데 주택만큼 리드타임이 긴 산업을 찾기 힘들어요. 1기 신도시는 7년, 2기 신도시는 아직까지 입주를 못했어요. 철거에서 입주까지 2~3년이 필요 합니다.


저는 2018년도에 입주물량이 늘어나면서 조정을 받았어야 했는데 물량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심리를 꺾지 못했습니다. 이는 현재 유동성이 강하고, 여러가지 정책들로 인해서 향후 분양물량이 급감할 것이라는 초조함이 있는 거죠. 3기 신도시 입지가 좋지만 실제 분양과 입주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획기적인 GTX-D 노선이 포함된 광역교통망을 내놓았지만 예산 확보가 필요합니다.


Q: 그렇다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이후 시장 전망한다면?



홍춘욱: 올해 4월 칼럼을 작성할 때 하반기 반등할 것으로 봤습니다. 하지만 올 7~8월 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오를 줄 몰랐습니다. 이렇게 집값이 급등한 이유는 박원갑 위원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이 참을 만큼 참은 막판 수요자들이 견디지 못하고 들어 온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봅니다. 경제학자로서 전망하자면 한국 수출 감소 폭이 줄어들고 내년 상반기 증가하면 기업 실적이 좋아지면서 '기업 모멘텀'까지 생기면 주택시장은 내년 총선 4월 전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봅니다.

박원갑: 본격적인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합니다. 서울 집값이 고평가 국면이고, 과열 국면에 진입했다라고 봐요. 서울이 내년까지 오르면 7년째 오르는 것입니다. 그동안 서울 집값이 5년 이상 오른 적이 없어요. 따라서 지속편향에 빠지지 말고, 묻지마 투자는 위험하다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시장을 비관적으로 봤던 사람들이 막판에 집을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분양가 상한제 때문에 신축아파트는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3개월 이야기 입니다. 현재 가격은 이미 재료가 선반영되었습니다. 시장을 기존의 도식적인 방식보다는 가격을 살펴보고 신중하게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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