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면 어때?' 10억 넘는 강북 오피스텔 완판된 이유

조회수 2019. 10. 4. 17:1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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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예고,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등이 하반기 부동산 시장을 좌우할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각종 규제로 청약 자격조건이 까다로워진 아파트를 대신할 주거 상품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습니다.


청약통장과 주택 소유 여부에 관계없이 분양 받을 수 있는 오피스텔 등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가 많은데요. 은행 이율보다 높은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서인데요.


한국감정원의 오피스텔 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9월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0.06% 상승했습니다. 지난 5월 이후 하락폭이 둔화되다가 8월 0.04%를 기록하며 9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는데요.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서울 오피스텔 평균 수익률은 4.8%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오피스텔도 ‘똘똘한 한 채’ 선호

신규 분양 오피스텔은 입지와 상품에 따라 분양 성적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데요. 교통이 편리한 역세권이나 고소득 전문직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 등을 중심으로 오피스텔 투자 수요가 몰리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8월 분양한 ‘브라이튼 여의도’ 오피스텔이 대표적인데요. 영등포구 여의도동 옛 MBC터 자리에 들어서는 이 오피스텔은 지하 6층, 지상 최고 49층, 4개동 규모로 전용면적 84~136㎡ 아파트 454가구와 전용면적 29~59㎡ 오피스텔 849실로 조성되는데요. 오피스텔 849실 모집에 2만명이 넘게 몰려 26.46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이 오피스텔 분양가는 3.3㎡당 4300만원으로 오피스텔임에도 불구하고 몸값이 비쌌는데요. 고분양가에도 많은 사람들이 몰린 이유는 바로 ‘입지’ 때문입니다.


서울지하철 5, 9호선 환승역인 여의도역과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사이에 조성되는 더블역세권 단지인데다 한강변 초고층 단지로 한강 조망이 가능한 입지인데요. 여기에 단지 바로 앞에 IFC몰이 있고 GS건설 시공을 맡아 ‘역세권’ ‘한강 조망’ ‘복합단지’ ‘브랜드’ 등을 두루 갖춘 단지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전용면적 59㎡ 오피스텔의 경우 분양가가 6억8500만~8억5530만원 선에 책정됐는데 여의도 소형 아파트값이 최소 10억원이 넘는 점을 감안하면 주변시세보다 분양가가 저렴한 편입니다. 상당한 수준의 웃돈이 기대되면서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수요는 물론 아파트를 대체할 ‘똘똘한 한 채’로 인기를 끌었다는 분석입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2월 분양한 광진구 자양동 ‘더라움 펜트하우스’는 321실 모집에 472명이 신청해 평균 1.5대 1의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전용면적 58~74㎡ 분양가가 10억~17억원에 달해 경쟁률이 높진 않았지만 3개월 만에 모든 실의 계약이 마무리됐습니다. 10억원이 넘는 오피스텔이 조기에 완판되면서 업계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는데요.


이 오피스텔이 들어서는 곳은 서울지하철 2,7호선이 지나는 건대입구역을 걸어서 2~3분이면 갈 수 있는 더블역세권 입지입니다. 주변으로 건대입구 상권이 형성돼 있고 스타시티몰, 롯데백화점, 이마트, 건대병원, 한강공원, 어린이대공원 등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습니다.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영동대교, 성수대교, 동부간선도로 등 주요 도로를 통해 서울 각지로 이동이 수월해 교통여건도 우수합니다.


입지도 입지이지만 비싼 몸값에도 불구하고 분양에 성공한 이유는 ‘럭셔리 펜트하우스’라는 고급화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더라움 펜트하우스’는 층고를 일반 아파트(2.3m)보다 높은 4.5m로 설계한 복층 구조로 오피스텔에서는 보기 드문 다락방과 아치형 계단을 설치하고, 아파트처럼 거실 창문을 전체 통유리로 마감하는 등 고급 인테리어로 꾸며집니다. 1:1 맞춤 컨시어지 서비스, 조식서비스, 하우스키핑, 발렛파킹 등 호텔 버금가는 프리미엄 서비스도 누릴 수 있다고 합니다.

건대입구역 일대 고급 오피스텔 몰리는 이유는?

이 오피스텔 양 옆으로는 호반건설이 시공하는 주상복합 ‘호반써밋 자양’과 GS건설의 자회사인 자이S&D가 짓는 오피스텔 ‘건대입구역 자이엘라’가 들어섭니다. 3개 단지가 모두 조성되면 건대입구역 일대는 고급 오피스텔이 밀집한 주거타운이 될 전망인데요.


지난 3월 지역주택조합사업으로 공급된 ‘호반써밋 자양’은 지하 3층, 지상 26층, 4개 동, 전용면적 18~84㎡ 485가구(아파트 305가구, 오피스텔 180실)로 전용면적 18㎡ 오피스텔이 2억2800만원대에 분양됐습니다.

10월 초 분양하는 ‘건대입구역 자이엘라’는 지하 6층, 지상 20층, 1개 동, 전용면적 18~84㎡ 315실(일반분양 269실, 준공공임대 46실) 규모로, 전 실이 복층으로 설계됩니다. 분양가는 전용면적 18㎡(B-1타입)가 2억6400만~3억9000만원, 전용면적 40㎡(D-1타입)은 7억4000만~7억4600만원에 책정됐습니다.


이들 3개 단지가 들어서는 건대입구역 일대는 건국대, 세종대 등 4만여 명의 대학생 수요를 비롯해 인근 상권 수요, 성수IT밸리 직장인 수요가 더해져 배후 임대수요가 탄탄한 지역입니다.


반면 신규 오피스텔 공급은 적었는데요. 광진구 자양동에서 2010년부터 2020년(예정)까지 10년 동안 오피스텔 공급 물량은 743실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자양동 일대는 노후된 다가구 주택이 주를 이루다보니 신축 주거시설을 찾는 수요가 많은 편입니다. 대학생 자녀를 위함 임대수요, 자녀들이 졸업한 이후엔 월세수익과 함께 시세차익까지 엿보는 투자수요가 많다는 게 분양 관계자의 전언입니다.

그렇다면 이 일대 기존 오피스텔 수익률을 살펴볼까요?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에 따르면 입주한 지 10년 이상된 한림타워 오피스텔의 경우 전용면적 21㎡ 매매가격이 1억4000만원~1억5000만원, 임대료 수준은 보증금 1000만원에 59만~63만원에 형성돼 있습니다. 매매가격 1억4500만원, 월세 60만원 기준으로 연 수익률을 계산해보면 5.33%로 서울 평균 오피스텔 수익률(4.86%)보다 높습니다. 


신축 오피스텔의 경우 매매가격이 높기 때문에 수익률을 다소 떨어집니다. 화양사거리 인근에 올 2월 입주한 화양 디펠리체 오피스텔의 경우 전용면적 20㎡ 매매가격이 2억1000만원, 보증금 1000만원, 월세 75만원으로 연 수익률 4.5% 수준입니다.  


기존 소형 오피스텔 임대료 시세가 보증금 1000만원, 월 60만~80만원대인데요. 새로 지어지는 고급 오피스텔은 이를 훨씬 뛰어넘는 보증금과 월세 수준을 형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1%대의 낮은 은행 예적금 상품보다 오피스텔 같은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는데요. 특히 최근에 분양하는 오피스텔은 경제력을 갖춘 1~2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특화 설계와 고급 인테리어, 단지 내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 프리미엄 주거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최고급 소형 아파트’ 콘셉트로 지어지는 추세입니다.


특히 서울에는 럭셔리 초고가 오피스텔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요. 뉴욕 부자들의 고급주거 트렌드 ‘피에드아테르’를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송파구 문정동 ‘르피에드’ 오피스텔을 비롯해 럭셔리 펜트하우스로 지어지는 강남구 논현동 ‘펜트힐 논현’, 최고 분양가가 20억원이 넘는 광화문 일대 ‘덕수궁 디팰리스’ 등 고가 오피스텔 분양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오피스텔 상품이 고급화, 상향 평준화되다 보니 단순히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기보다는 입지가 우수하고 공실률이 낮은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움직이고 있는데요.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대두된 가운데 금리 하락 시 수익률이 개선될 여지도 있습니다.


하지만 올 하반기 전국에서 4만여 실이 넘는 오피스텔이 공급되는 점을 감안하면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률 하락 ‘경고등’이 켜질 우려도 있는데요. 입지와 배후수요, 공실률, 분양가, 임대료 수준 등을 꼼꼼히 분석한 뒤 해당 지역 공급물량을 반드시 확인하고 투자에 나서는 게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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