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팔리고 집값 오르고.. 용인 부동산시장에 무슨 일이?

조회수 2019. 4. 9. 17:5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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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하영(가명, 39)씨는 경기도 화성시 동탄 회사 근처에서 집을 알아보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6단지)’를 지난해 5월 구입했습니다.  


당시 입주를 한 달 정도 앞둔 시기여서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가 붙은 매물이 많았는데요. 김씨는 전용 59㎡ 아파트를 분양가보다 2000만원정도 저렴한 1억7000만원 대에 매입했습니다. 인근의 동탄2신도시 새 아파트 시세와 비교하면 3.3㎡당 300만~400만원가량 저렴한 수준이어서 대출을 받더라도 전세보다 매매가 나을 것 같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주변시세보다 싸게 내 집을 마련했다는 기쁨도 잠시, 김씨는 입주한 뒤 마음 고생을 적잖게 했습니다. 6800여 가구의 미니 신도시급 규모의 아파트가 입주한 지 6개월이 지나도 주인을 찾지 못한 집이 많아 불 꺼진 아파트로 유명해졌기 때문입니다.  


“단지 주변은 논과 밭뿐인데 단지 내 상가 대부분이 비어 있어 이용할 만한 편의시설이 마땅치 않았어요. 대중교통이 불편해 다른 지역으로 가려면 자가용은 필수였고요. 입주 초기엔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는데 최근 들어 입주율도 90%이상 되고 비어있던 상가가 하나 둘씩 문을 열면서 단지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어요.” 


지난해 연말부터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는 게 입주민 김씨의 얘기입니다. 

SK하이닉스 효과로 들썩이는 용인

SK하이닉스가 용인시 처인구에 공장을 짓는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잠잠하던 집값이 오르기 시작했는데요. 남아있던 미분양 물량이 소진되고 ‘마피’가 붙었던 아파트가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습니다.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에 따르면 2019년 3월말 기준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6단지) 전용면적 59㎡ 시세는 2억2500만~2억4000만원을 호가합니다. 분양가 대비 최고 5000만원 이상 오른 수준입니다.

이는 김씨가 거주하는 단지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닙니다. 지난해 말부터 용인지역 부동산 시장은 굵직한 개발호재로 들썩이고 있습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전국지가변동률조사에 따르면 2월 기준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자치구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로 나타났습니다. 전월대비 0.79% 상승해 1위를 차지했는데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착공 호재와 SK하이닉스 투자 발표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입니다.

SK하이닉스는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 448만㎡ 부지에 반도체 제조공장 4개를 신설해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합니다. 총 사업비 120조원을 투입해 여의도 면적 1.5배에 달하는 규모에 국내외 협력 기업 50개 이상이 입주하는 초대형 프로젝트입니다. 2021년 3분기 착공해 2024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경제적 효과는 수 십 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지난 3월 26일 열린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위원회 본위원회에서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에 대한 산업단지 물량 추가 공급 안건이 심의를 통과했는데요.

  

사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토지 거래량이 늘고 땅값이 오르는 추세입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한달 평균 100건 정도였던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 토지매매 거래 건수는 올들어 1월 179건, 2월 229건, 3월 337건으로 늘었습니다. 

 

3.3㎡당 40만∼50만원 수준이던 땅값이 150만원을 호가하면서 투기 우려가 커지자 경기도는 최근 원삼면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습니다.

교통망 확충까지 겹경사 맞아

용인 부동산시장이 들썩이는 데는 교통망 개선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용인시를 동서로 연결하는 국도42호선 우회 자동차전용도로가 개통되면서 기흥구 영덕동에서 처인구 남동을 이동하는 시간이 기존 90분에서 10분으로 크게 단축됐기 때문인데요. 동탄2신도시와 처인구 남사지구를 연결하는 84번 국지도가 올해 착공을 앞두고 있고, 82번 국지도 동탄2신도시~용인 남곡사거리 간 구간의 왕복 4차로 확장공사가 예정돼 있습니다. 


여기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2021년 말에 개통되면 서울 삼성역까지 15분대에 이동할 수 있게 됩니다.

반도체 효과와 교통호재 등으로 겹경사를 맞은 용인 부동산시장이 주택 수요자의 투자자의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처인구 외에도 인근 기흥구와 수지구로도 투자 열풍이 번지고 있습니다. 특히 용인 기흥구와 수지구의 경우 지난해 9.13 대책 이후 규제지역으로 묶이지 않아 비규제지역 효과를 톡톡히 봤는데요. 지난해 9월 이후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지난해 연말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데요. KB부동산 리브온(Liiv ON) 주택가격동향 자료를 살펴보면 용인 기흥구와 수지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3월 기준 각각 6.11%, 9.32%를 기록했습니다.  


강남과 가까운 입지에도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리며 변방 취급을 받아온 용인에 기회가 온 걸까요? 대규모 개발호재를 등에 업은 용인 부동산시장에 볕들 날이 언제쯤 올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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