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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형 투자자보다 베이글형 투자자가 되어라

조회수 2019. 4. 3. 14:1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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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부동산 박원갑 수석 전문위원 전문가 칼럼

요즘 제과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도넛(doughnut)과 베이글(bagel)은 생김새가 고리모양으로 엇비슷합니다. 하지만 내용 면에서는 큰 차이가 납니다. 베이글은 밀가루, 이스트, 물, 소금만으로 만들어 지방, 당분 함량이 적고 칼로리도 낮은 편입니다. 그래서 딱딱하고 담백한 맛의 베이글은 젊은 여성들의 건강 다이어트용으로 인기입니다. 그렇지만 도넛은 겉으로 봐도 설탕으로 묻혀 놓아 단맛이 납니다. 달콤하고 부드러워 자꾸 먹다 보면 비만으로 이어지기 쉽죠.

도넛형 투자자는 투기적 수익을 추구하는 사람, 베이글형 투자자는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사람으로 비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단기적으로 도넛형 투자가는 고수익을 올릴지는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승자가 되기 어렵습니다. 고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가격이 롤러코스터처럼 심한 변동을 동반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베이글형 투자자는 지속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챙기는 스타일입니다.


노후 자산관리를 할 때에는 당연히 도넛형 투자자보다는 베이글형 투자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 단기적으로 기민하게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수익이 다소 낮더라도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자산 재설계가 좋습니다. 그래야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정신건강에 해가 가지 않고 원금 손실도 막을 수 있습니다. 주식으로 따지면 도넛형 투자는 성장주나 테마주, 베이글형 투자는 배당주나 가치주 매입이 각각 해당될 것입니다.


부동산에서는 도넛형 투자는 시세 차익 목적으로 구입하는 분양권이나 ‘갭 투자’아파트, 베이글형 투자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월세)을 창출할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이 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안전과 고수익을 겸비한 상품을 찾습니다. 하지만 이론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안전과 고수익은 양립할 수 없습니다. 고수익은 가격의 변동성에서 나옵니다. 가격이 춤추지 않고서는 고수익은 있을 수 없습니다. 안전하다는 것은 가격의 변동성이 낮다는 의미입니다. 달리 말하면 원금이 거의 훼손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안전한 고수익상품은 애초부터 설계가 불가능합니다. 


대가를 얻기 위해서는 비용을 치러야 합니다. 상품의 안전성을 높이려면 수익성을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합니다. 반대로 수익성을 높이려면 원금을 떼일 각오를 해야 하고, 가격 변동에 따른 스트레스도 견뎌야 합니다. 


이처럼 수익과 안전은 반비례 관계입니다. 이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합니다. 이는 밤늦게까지 피자, 햄버거, 삼겹살 같은 고열량 음식을 먹으면서 몸무게를 줄이겠다고 다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안전한 고수익 상품이 있다고 선전하는 것은 기본적인 금융 상식을 잘 모르거나 사기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끔 당신은 은행의 예금 금리가 너무 낮다고 투덜거립니다. 하지만 달리 한번 생각해봅시다. 당신이 투덜거릴 때 이자만 생각할 뿐 돈을 맡길 때 느끼는 ‘마음의 편익’을 빠트렸을 것입니다. 이자 수익이 낮은 것은 원금을 떼일만한 위험 요인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마음의 편익을 포함해서 계산한다면 낮은 예금금리에 대한 실망은 다소 줄어들 것입니다. 이 세상에 마음의 불편함이 없는 고수익은 없습니다. 


요컨대 꽉 막힌 노후를 뻥 뚫어주는 청량제 같은 고수익 상품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과도한 기대를 접어야 그나마 평균적인 노후 생활을 꾸려나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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