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부럽지 않은 아파트 생활! 작은 정원이 있는 아파트 1층

조회수 2021. 4. 22. 13: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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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집 @재이션 님의 집들이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여섯 살과 세 살의 두 아이 엄마이자, 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이너로 일하며 겸업으로 인테리어 포스터 브랜드를 준비중인 욕심쟁이 워킹맘이에요.


둘 다 20대일 때 이른 결혼을 했고 작은 냉장고가 빌트인이던 오피스텔에서 신혼을 시작했어요. 결혼 후 2년 여쯤, 남편이 해외지사로 발령이 났고 언제 다시 떠날지 모르는 월세살이가 시작되었어요. 애초에 번듯한 가전도 가구도 없었기에 가족과 친구에게 보내고 둘이서 달랑 캐리어 두 개를 들고 출국했답니다. 2년 계획이었던 남편의 근무가 7년까지 연장되어 벌써 결혼 10년 차가 되었네요. 갈 땐 둘이었는데 올 땐 넷이 왔어요 :)


집꾸미기는 요원한 꿈일 뿐이었는데, 드디어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어 제 집이 생기고 오늘의집에 소개되다니 꿈만 같네요.

출처: 온라인 집들이 보러 가기 (▲이미지 클릭)

집을 사기로 결심하고 남편과 얘기를 나누었을 때 다행히도 우리가 원하는 집의 모습은 정확히 일치했어요.

1. 두 아이들과 재미있게 활동할 수 있고

2. 같이 책을 읽고 공부하는 게 자연스러운 공간을 만들 수 있고

3. 조용한 산책로가 있고

4. 어쩌다 늙을 때까지 계속 살아야 해도 기쁘게 살 수 있을 집을 원했어요.

그러다보니 ‘가격이 오를 것 같은 도심의 집’을 사서 남긴 시세차익으로 집을 더 넓혀가는 방법을 택하기보다는 남편의 직장과 조금 떨어진 위치이지만 평수가 넉넉해서 ‘10년 후에도 여전히 내가 원하고 있을 집’을 구하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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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예산 내에서 원하는 조건들을 맞춰나가다 보니, 15년 된 아파트이면서 정원이 딸린 48평형 1층이 눈에 들어왔어요. 1층의 단점에 대한 주변의 우려와 걱정이 있어 망설이기도 했지만 요즘 집에서 마음껏 뛰어다니며 자유를 누리는 아이들을 볼 때 (즉, 매일매일) 잘했다 하고 생각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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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전의 집은 올드한 체리색의 몰딩뿐 아니라 벽마다 장식이 너무 많아 차라리 다른 층의 집을 웃돈주고 사는 게 금전적으로 덜 손해이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드라마틱했어요. 견적 내러 오신 업체 사장님들마다 철거비용이 어마하겠다며 놀라셨죠.

어떻게 고쳐졌는지 현관부터 보여드릴게요.

*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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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f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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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기가 올라와 표면이 망가진 바닥을 철거하고, 소장님께서 안 보이는 곳까지 방수처리를 꼼꼼히 한 사진을 보내오실 때부터 예감이 좋았답니다. (온갖 세밀한 요청에도 생색 한번 내지 않으시고 보이지 않는 곳부터 세세한 디테일까지 공사 마감 후까지도 잘 챙겨주셨어요.) 복잡한 천장을 평평하게 막고, 신발장은 문에 색만 칠하고 손잡이를 달았어요. 중문 역시 페인트 도장이에요. 중문의 유리가 갖는 레트로 느낌이 좋아 유리만 그대로 남겨달라고 했어요.

*공용욕실

다음으로, 공용 화장실이에요.

필요 없는 욕조를 철거하고 샤워부스를 달았어요. 상부장 없이 간결한 느낌을 원했기에 하부에 수납공간이 필요했는데, 예전 집 세 군데에서 하부장 내부에 곰팡이 피었던 경험이 있어 오픈된 형태의 프레임을 제작했어요. 하부장 상판을 나무와 인조대리석 사이에서 고민했는데 지금은 만족하고 있어요. 청소와 관리는 제 몫이니까요.

*안방욕실

반대로 안방 욕실에는 아주 큰 욕조를 넣었어요. 아이들의 즐거움을 담당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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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받은 여러 업체 중에서 지금의 소장님께(페이지원 인테리어 박덕근 소장/용인 수지구) 믿음이 갔던 결정적인 순간은 안방 화장실을 볼 때였어요. 원래는 외벽과 만나는 불투명한 유리창이 있었고, 그 열리지 않는 창으로 인한 겨울철 온도차 때문에 천장이 곰팡이로 가득 차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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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님의 제안은 단열을 한 번 더 해서 창문을 막아 온도차를 줄이고 선반으로 쓰자는 거였는데, 이런 기능적 보완에 대한 노하우는 제 능력 밖의 것이었던 거죠. 대형 욕조도 소장님이 제안해 주셨는데 아이들이 매일 한 시간 이상씩 물놀이 겸 목욕을 하는 공간이 되었답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제가 정말 뿌듯한 부분은 바닥에 요철이 있는, 그래서 물이 묻어도 미끄럽지 않은 타일을 고른거에요. 슬리퍼 없는 건식 화장실을 쓰면 목욕 직후 늘 아이들에게 움직이지마! 미끄러져!라고 당부해야 해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매일 반복되면 스트레스가 되는데, 이제 완전히 잊고 지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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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방

공용 화장실 맞은편은 아이들 방이에요. 원래 두 방 사이의 벽에는 이런 미닫이문이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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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fore

첫째는 어릴 때부터 유난히 미닫이문을 열고 닫는 것에 재미를 느꼈고 이 투박한 문을 볼 때마다 첫째를 따라다니던 둘째 아이가 혹시나 손가락이 끼어 다치진 않을까 상상을 하고 있었죠.

140cm 높이의 아치형 중문으로 바꿨어요. 아이들은 낮은 문을 통과할 때 재미를 느껴요. 그걸 알고 있었기에 이 중문을 아이들에게 처음 소개해 줄 때 남편과 제가 더 들떴던 기억이 나요. 아이들과 이방 저방 우르르 이동할 때도 편하고 각자 자기방에서 뭔가를 할 때에도 커다란 하나의 공간으로 연결되는 느낌이 있어서 혼자라는 기분을 느끼지 않더라고요.

아이들 방 붙박이장은 체리색 몰딩과 맞춘듯한 갈색이었어요. 방이 탁 트인 느낌을 갖게 하고 싶어서 옷장이 있는 듯 없는 듯 벽의 연장선상인것처럼 흰색으로 페인트 도장을 했어요. 장식적인 손잡이를 무광의 은색 심플한 손잡이로 바꿔줬더니 새로 태어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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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만 떼어서 바꾸는 방법도 있었는데 도장을 하면 기존 문의 입체 몰딩이 갖는 클래식함을 살릴 수 있고 기본형의 문으로 교체하는 것보다 비용도 더 적게 드는 것이 마음에 들었어요. 긁힘에 약한 단점이 있는 것을 알고 시작했는데, 눈에 거슬릴 정도로 스크래치가 많이 생기면 제가 다른 색으로 도장하고 싶어질 시점일듯해서 아직까지는 만족해요.

딸아이의 방은 조금 더 아기자기하게 꾸며줬어요. 포인트 벽지도 노랑으로, 가구는 더 아담해요. 처음에 이사 와서 재울 때마다 딸아이가 모빌을 가리키며 '엄마 저기 예쁜 거 있지!' 했는데 먼 훗날 우리 둘에게 예쁜 추억이 될 순간이에요.

리모델링을 고민하시는 아이 부모님들에게 적극 추천하고픈 장난감 팬트리에요.


원래는 창고가 있었는데, 처음에는 그 창고 문에 색을 칠할지 시트지를 바를지 고민했었고, 아래쪽에 빗살로 난 구멍에 시트지 시공이 불가하니 빗살 부분만 나무색을 남겨두고 나머지만 시트지를 바르는것을 추천해준 업체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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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애물단지인 문을 차라리 없애기로 결정한 후 수납공간으로 요청드렸고 소장님이 단열을 한 번 더 해주셨어요. 이 공간은 외벽과 만나는 곳이라 온도차가 있었는지 속에 곰팡이가 있었거든요.

참고로 처음 목공 작업 때 팬트리를 만들었다면 무게가 무거운 것도 지탱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우리집은 도배 이후에 진행되어 선반에는 가벼운 물품 위주로 수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유용한 공간이에요.

*아이방2

‘탈 것’과 ‘펭귄’을 좋아하는 첫째의 방이에요.

펭귄 쿠션, 인형, 헌팅 트로피.. 등 펭귄과 관련 아이템을 구비해 줬더니 정말 행복해하고 있어요.

벽 선반 위 펭귄 그림은 본인이 그린 것이에요.

*거실

다음으로, TV 없는 우리집 거실이에요. 아이에게 영상 노출을 최소화하고 싶었어요. 영상의 재미를 알기 전에 책 읽는 재미를 먼저 느끼게 하고 싶었거든요. 밥 먹으면서는 마주 보며 웃고 대화하고 싶었는데 정말 그렇게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TV 를 아예 켜지 않고 지냈고 이 집에서도 그 패턴을 이어가고 싶었기에 TV는 처음부터 구매 목록에 없었어요.

하지만 아이들이 유치원 가기 전에 엘사(겨울왕국) 정도는 알아야 할 것 같아 주말에 틀어주려고 프로젝터를 구비했어요. 오늘의집 노하우 빔프로젝터 편을 탐독한 후, 거실 벽대 벽 거리 5미터 기준에서 거실장 위 벽면 크기에 맞는 사이즈(120인치 이하)로 투사할 수 있는 모델 중에서 골랐어요.

아이 둘을 낳고 키우는 6년간 영화 한 편 보지 못한 저에게도 육퇴 후(빨래 갤 때) 근사한 선물이 될 것 같았는데 웬걸, 남편이 매일 같이 총소리 나는 액션 영화 감상 중이에요 :)

프로젝터에서 나온 선들을 정리해 주려고 산 샤오미 정리 박스에요. 샤오미 멀티탭도 함께 구매했는데 아이패드 충전 잭을 꽂을 수 있게 되어있어서 편하답니다.

프로젝터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는 스피커에요. 제네바 클래식과 어쿠스티카 사이에서 많이 고민했는데 출력도 좋고 실물이 훨씬 예쁘답니다.

2년 전쯤 이런 비례의 책장을 보고 반해서 위시리스트에 넣어뒀다가 거실장 양옆 사이즈에 맞춰 주문 제작했어요. 요즘은 미드 센추리 가구의 느낌이 나는 나왕 합판이 트렌드인 것 같은데, 그러면 바닥 색과 너무 비슷해질 거 같아서 저는 자작나무 합판을 선택했어요. 책을 지지하는 아랫판이 휘지 않아 오래 쓸 수 있을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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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로 통하는 문은 어차피 바꿔야 해서 방한성이 뛰어난 터닝도어로 했어요.

베란다가 확장된 넓은 거실이었기에 일반 소파보다 큰 소파를 넣어야 공간에 어울릴 것 같았어요. 이 모듈 소파의 장점은 팔걸이나 등받이에 아이들이 올라가도 비교적 안전하다는 것, 그리고 나중에 부분적으로 모듈을 추가 구매하면 쿠션이 꺼진 부분만 교체할 수도, 또 배열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이에요.  

소파 뒤의 그림은 첫째가 세 살 때, 식탁 뒤 그림은 작년에 아이 둘이 함께 그린 것이에요. 내 집이 생기면 걸어주겠다 꿈꾸며 몇 년간 이사 때마다 이고 지고 다녔는데 결국 해외이사의 과정까지 거쳐서 자리를 찾았네요. :)

가장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가구가 쇼파 옆 공간이었어요. 원래는 이렇게 굉장히 포인트가 될 만한 라운지체어를 넣고 싶었어요. 톤 다운된 거실의 가구와 대비되게 여기에 임팩트를 줄 예정이었거든요. 그러나 어린아이 둘이 함께 거실에 있을 장면을 상상하며 번번히 포기하고 이렇게 애완동물용(^^) 빈백을 한 쌍 구입했답니다.

샷시는 처음에 시공된 것이 퀄리티가 괜찮은 이중창이어서 시트지로 색만 바꿨어요. 각 방 문의 도장 색도 이 컬러에 맞춘 것인데, 그린이 한 방울 섞인 라이트 그레이 컬러라 때도 안 타고 집을 한층 모던하게 해주고 있어요.

마른 나뭇가지가 꽂혀있는 동그란 오브제는 아들과 지점토로 만들었어요. 무광 도자기 소품들을 흉내 내서 도넛 모양도 만들어 보았고요. 거실 프로젝터가 있는 선반 맨 위에도 마감이 떨어지는 아메바 같은 소품 두 개가 있는데, 아이와 제가 지점토로 장난치듯 만든 것들이에요.

*부엌

구조변경에 가장 고민을 많이 했던 부엌이에요. 기존에는 샷시 문을 열고 나가면 가스레인지가 있었어요. 냄새는 차단했겠지만 가스레인지와 개수대 사이에 벽이 하나 있어서 정말 불편한 구조였죠. 막연하게 샷시를 떼고 아일랜드를 하나 넣어야겠다까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소장님이 그 애물단지 날개벽을 과감하게 허물어주신 덕에 행복한 고민이 시작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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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글로시는 싫었고 예전부터 화이트&우드의 원목 싱크대 또는 몰딩이 들어간 연회색 싱크대를 하고 싶었는데 예산에 맞추어 민자문을 고르기로 했어요. 집이 넓은 편이라 밝은 색을 하면 집 전체가 붕- 떠 보일 거 같아서 부엌은 짙은 색을 넣기로 했어요.

네이비와 진회색 정도를 고민하다가 검은색 석재 같은 재질을 택했는데, 무광의 돌패턴이 자연스럽고 빛에 따라 회색으로 보이기도 하여 내추럴해서 좋아요. 칙칙하거나 부담스럽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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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 디자인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우리 부부의 공사 과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있었어요. 저도 디테일에 집착하지만 남편도 상당하거든요. 소장님이 보여주신 카다로그에서 개수대 모양을 고를 때였는데, 남편이 백조 싱크의 '로고'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공장에다 로고 찍지 않고 내보내달라 할 수 있는지 묻더라고요. (하하) 아마 이런 요구는 처음 받아보셨을거에요.

그런데 소장님의 답변은 "실제품은 로고가 없던 거 같은데… 만약 찍혀 나온다면 개수대 로고가 벽을 마주 보도록(눈에 잘 보이지 않도록) 180도 돌려서 넣겠습니다." 순발력 있는 답이었어요. 결과적으로 실제품에는 로고가 안 찍혀 나와서 해피엔딩이었답니다.

(사진은 고무장갑에 집게를 꽂아 미끄러져 내려가지 않게 두는 팁이에요)

자주 사용하는 컵들을 올려두는 공간이에요. 동기와 후배의 도예작업을 구매하여 채워두고 매일 사용하고 있어요. 

*안방

안방이에요. 지금 침대 헤드가 있는 부분에 대부분 붙박이장을 하시더라고요. 저는 드레스룸의 화장대를 없애 붙박이장을 넣는 대신 안방은 조용하고 심플하게 꾸몄어요.

현재 포스터 사업을 위해 구상 중인 작업을 걸어뒀어요. 호크니의 작품의 그 위트와 의미심장한 느낌을 좋아하는데, 안방에서만큼은 좀 더 서정적인 느낌만 남기고 싶었어요. 수영장 그림의 레이아웃을 빌려와 노을 지는 풍경으로 바꾸어 호크니 오마주를 만들었어요. 좋아하는 작가의 오마주 작업으로 시리즈를 만들 계획이에요.

침대 맞은편에 보이는 벽의 모습이에요. 오래전부터 마음에 담아두고 있던 선반을 주문했어요. 벽 선반 서랍 두 개는 우리 부부가 각자 소지품을 넣는 용도로 한 칸씩 사이좋게 나눠쓰고 있어요.

액자 속 그림 역시 구상 중인 작업인데 ‘새벽’을 주제로 시리즈를 만들거에요.

차분한 분위기를 위해 쿨 그레이의 암막 커튼을 선택했어요

드레스룸 입구의 문은 흰색으로, 기존 붙박이장은 연한 카키색으로 칠하고 육각 황동 손잡이를 달아줬어요. 그 둘은 늘 잘 어울리는 색 조합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화장대를 허물어버린 이 자리는 종종 지나간 시절 저의 푸념이 떠올라요. 좁은 집에 살아야 했기에 화장대를 한 번도 산 적이 없었어요. 화장품의 반은 욕실에, 반은 책상 위에 있었어요. 그때는 그게 괜히 서글프더라고요.

꿈에 그리던 멋진 화장대를 설계해 볼 기회가 드디어 생겼는데, 실용적인 공간으로 과감하게 바꾸고 난 뒤에도 전혀 아쉬움이 없어요. 지금까지 없이도 잘 살았으니까요.

예전에는 갖고 싶어도 못 가진 거였고 지금은 가질 수 있는데 내 선택으로 포기한 거라는 심리 때문인 거 같아요. 앞으로는 갖고 싶어도 못 가지는 것이 있을 때 서글퍼하지 않고 거울장을 떠올리며 초연해질 수 있을것 같아요.

*안방 베란다

안방과 연결 된 베란다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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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주인이 화단이 있던 자리를 없애고 목조 계단을 만들어 평상 컨셉으로 단을 높여 리모델링 해두셨어요. 오르락내리락 하고 점프하며 놀 아이들에게 위험했고, 무엇보다 오래된 나무에서 좀벌레가 생긴다는 말에 깨끗이 철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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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럽지 않은 타일을 깔고, 그 위에 방수 돗자리를 깔아두어 작은 아틀리에처럼 그림도 그리고 만들기도 하는, 마음껏 어지르고 칠하고 놀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꿨어요.

*서재

저는 집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아서 서재를 홈 오피스로 꾸몄어요. 삐뽀 삐뽀 소아과와 전공서적이 공존하고 있네요.

맞은편 빈 벽에는 남편이 어린 시절 쓰던 피아노를 데려와 한 시간 넘게 조율을 받았는데 거실에서 서재 방을 볼 때 피아노의 클래식한 색과 선이 보일 때가 좋아요. 지금은 아들이 종종 타요버스 주제가를 치고 있어요 ^^

*정원

마지막으로 이 1층 집을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요소, 바로 우리집 아이들 1교시를 담당하고 있는 정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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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입국 후 코로나 때문에 아직도 유치원을 못 보내고 있는데 정원에서 벌레와 식물을 관찰하고, 아무 목적 없이 흙을 파고, 화초에 필요 이상으로 많은 물을 주고 나서 비누방울 놀이를 하다 보면 두어 시간이 금방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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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흙놀이에 몰두할 때면 엄마의 소중한 커피타임을 선사하기도 하는 공간이죠. 겨울이 오면 아무도 밟지 않은 눈으로 눈사람을 만들 생각에 우리 가족 넷 모두 기대하고 있어요.

언젠가, 인생에서 큰 선택 후 후회한 적이 없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어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는 생각을 아주 많이 하고 선택을 하고, 그러고 나면 뒤돌아보지 않고 그 선택이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 싶은 방향으로 삶이 흘러가도록 부단히 노력해온 거 같아요. 후회할 여지가 저절로 사라지도록이요.

현재의 저는 두 아이가 있는 삶을 선택했고, 이제는 그 선택이 가장 잘한 것이 되도록 또 다른 선택들을 하고 있어요. 그런 과정을 담은 이 글이 저와 비슷한 환경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께 소소한 도움이 되기를, 또는 아직 시작인 신혼부부들에게 기대감을 갖고 10년 후 모습을 그려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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