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주워온 것들이라고? 고치지 않아서 더 예쁜 집

조회수 2021. 3. 23. 11: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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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집 @Hyewon Shim 님의 집들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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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 한복판에는 아무것도 두지 않았어요. 트인 공간에서 아이들이 서로 허리를 잡고 기차놀이도 하고 뒹굴뒹굴 누워서 놀기도 하고, 저녁 식사 후에는 작은 소반을 내와 과일을 먹으면서 가족 모두 보드게임을 하는 곳이기도 하죠. 가족이 '함께'임을 가장 실감하는 곳이에요.


지금 집은 1998년에 지어진 아파트인데 3년 전에 전세로 먼저 살게 되었어요. 처음 들어올 때는 세입자가 들어와 살 수 있을 정도의 최소의 수리만 되어 있던 상태였기에 구입 후에는 맘에 쏙 들게 리모델링을 하고 싶었어요.

출처: 온라인 집들이 보러 가기 (▲이미지 클릭)

그러나 경제적인 여건도 그렇고 현재 살고 있는 집을 리모델링 하는 일도 만만치 않아 일단 포기했죠. 잠정적으로 미루고 살고는 있지만 마음 한 켠에 갈증이 많았죠. 그래도 이 집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충분히 살려보자 싶었어요. 

그리고 착안한 것이 일본의 집들이었어요. 낡았지만 정갈하고 따뜻하며 충분히 개성 있는 집들이요. 낡은 것에는 뭔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뭉클한 것들이 배어나요. 정겹고 따뜻하고요. 그 점에 집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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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가지들도 같은 맥락이에요. 공원에서 나뭇가지를 주워 행잉식물을 걸어두니 정말 그럴 듯 하더라고요. 다행히 남편과 취향이 맞아 공원에 같이 나뭇가지를 주우러 다녔어요. 

여기서 꿀팁이 있는데요. 맘에 드는 곧은 나뭇가지를 찾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럴 땐 살짝 휘어진 걸 골라 불에 적당히 달궈서 조심스럽게 펴면 식으면서 곧은 모양이 되요. 저희 집 뒷 베란다에 린넨커튼을 달아놓은 나무가 등나무인데요. 잘 휘어지는 등나무 특성상 모양 변형이 곧게 잘 되니 참고하세요! 

거실 천정에 원래 있던 메인조명을 아예 없애버리고 그 곳에 새 모형 모빌을 달아 뻔한 느낌을 없애 봤어요. 전체조명이 없는 대신 거실사방으로 장 스탠드를 배치해서 부드러우면서도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려 했고요. 

그리고 TV를 놓지 않고 공간을 최대한 활용했어요. TV 두는 자리가 현관에서 들어오면 바로 보이는 공간이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만족스러운 물건들과 동시에 활용도 높은 가구를 두었어요. 거실 작업 테이블에선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고 저희 부부는 노트북을 사용하는데 아주 실용적이에요. 

거실과 주방 사이에 어정쩡하게 커다란 벽면에는 선반을 달아 저와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나 맘에 드는 포스터, 오브제 등을 놓았어요. 

아이들 방은 원래 부부 침실이었는데 공간이 넓어 세 아이의 침대를 놓았어요. 제가 3인 1실 기숙사형 놀이방라고 불러요 :) 

저희 집은 살짝 구조가 특이한 점이 있는데 아이들 방과 부부 침실이 작은 복도 같은 방으로 연결되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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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복도인데 여기에 화장실도 있어요. 화장실 맞은 편에는 조립식 선반을 이용해 아이들 장난감을 수납했어요. 장난감 수납공간과 침실이 분리되어 어지러워져도 쉽게 치울 수 있어요. 

부부 침실은 최대한 색과 소재가 통일되는 가구들을 배치해서 차분하게 꾸며보았어요. 침대나 책상 모두 신혼 때 적당히 쓰고 바꿀 요량으로 산 것들인데 알맞은 자리에 배치하고 애정을 갖고 사용하다 보니 갈수록 정이 드네요. 


우드블라인드의 무겁고 시크한 느낌을 린넨 커튼으로 부드럽게 만들어주고 꽃과 나뭇가지로 벽을 장식하니 밋밋함이 좀 사라졌어요. 

주방 싱크대는 이전 주인분이 세입자들을 위해 바꿔주신건데 겉에선 깔끔해 보여도 저렴한 것이라 그런지 싱크대 안쪽 선반들은 많이 휘어있어요. 조리대도 좁은 편이라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이케아 선반을 두어 그릇과 냄비, 키친타올 등을 수납하니 주방 활용도가 훨씬 높아졌어요. 

뒷베란다에는 버리려고 했던 물건들, 책장, 유통기한이 지난 통조림, 색이 바랜 드라이플라워, 주워 온 나뭇가지 등을 잠시 모아두었는데 어느 날 보니 그 물건들끼리 어울린 모습이 근사했어요. 버리려고 모아둔 물건들이 우연한 콜라보를 한 셈이죠 :) 

그 밖에 화장실과 베란다, 현관, 입구 등은 전혀 손을 못 댄 곳이라 갈 길이 멀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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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파트 단지가 많이 노후되다 보니 거의 리모델링을 하고 이사를 오는데요. 그런 집들을 방문하고 난 후 집에 돌아오면 우리집이 꼴뚜기로 보인달까요? 하하. 괜히 지저분해 보이고 잠깐 우울해지더라고요. 

그래도 금방 다시 내가 꾸민 집, 가장 나다운 이 집이 내게 가장 편한 최고의 집이라는 생각으로 돌아와요. 

꼭 유명 디자이너의 가구가 아니더라도, 많은 돈을 들여 고치지 않더라도 내 형편에 맞는 개성 있고 아름다운 공간은 누구나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가구배치나 소품에만 신경 써도 근사해지죠 :-) 

거실 한복판에는 아무것도 두지 않았어요. 트인 공간에서 아이들이 서로 허리를 잡고 기차놀이도 하고 뒹굴뒹굴 누워서 놀기도 하고, 저녁 식사 후에는 작은 소반을 내와 과일을 먹으면서 가족 모두 보드게임을 하는 곳이기도 하죠. 가족이 '함께'임을 가장 실감하는 곳이에요. 

집에 대한 생각에 정답이라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우리의 모습이 다 다르듯 집 또한 굉장히 주관적이어서 각각의 의미가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에게 집이라는 곳은 단순히 실용적이고 편안하게 쉬는 곳 이상이에요. 집은 제게 '문화공간'이에요. 세 아이를 키우다보니 가고 싶은 곳, 보고 싶은 것에 많은 제약이 있어요. 문화생활을 잘 못 하는 편이죠. 그래서 우리집에 내가 가고 싶은 곳, 보고싶은 것을 옮겨 놓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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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멋진 카페에 가면 '매일 이런 곳에서 차를 마시고 싶다" 또는 좋은 호텔에 가면 "우와~매일 이런 곳에서 잠들고 싶다!" 하잖아요. 그런 마음으로 집안을 꾸며서 굳이 나가지 않아도 억울한 맘 들지 않을 곳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림도 그려서 걸고 나뭇가지도 주워와 걸고 하나 봐요. 하하. 내 집을 내가 손님인 에어비앤비 숙소처럼 꾸미는거죠 :)  

그리고 집은 '또 다른 나'와 같다는 생각을 해요. 집을 꾸밀 때 나를 꾸미고 있는 것 같아요. 집이 예뻐지고 정돈되면 제 마음도 정돈되고 평온해지고요.

다른 집과 우리집을 비교하기 보다 우리 집이 가지고 있는 장점에 집중할 때 더 만족도가 높은 공간이 나오듯, 내가 가지지 못 한 것에 불평하기 보다는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게 되는 삶의 태도를 배우게 되는 것 같아요. 이게 집이 갖는 힘이고 치유력이라고 생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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