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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집

30년된 복도식 아파트, 작업실과 생활공간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35평 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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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집 @깨자밍 님의 집들이입니다
· 인테리어 제보는 인스타그램 @todayhouse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스테이셔너리 브랜드 ‘비스켓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최자민입니다. 자영업 중인 녹차군의 아내이자 두 돌 된 여름이의 엄마이기도 합니다. 현실파인 녹차군과 감성파인 저는 겉으로 많이 달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제법 통하는 구석이 있어요. 예를 들면 둘 다 일기를 쓴다거나, 어릴때 라디오를 들으며 서로 좋아하던 노래를 얘기한다거나 하는것들요. 함께 대화 할 수 있는 주제가 많아요. 의외로 주변에 이런 점이 통하는 친구는 별로 없는데, 녹차군과 전 아주 비슷해요. 어쩌면 저희가 결혼을 한 이유도 거창한 게 아니라 이렇게 사소한 부분이 통해서일지도 몰라요. 물론 여름이가 태어난 후로는 온통 관심사가 여름이로 통하고 있지만요. 하하.


-집의 구조가 궁금해요.

우리 집은 지어진 지 30년 된 복도식 아파트입니다. 현관으로 들어오면 양옆으로 작은 방 두 개가 있고 안쪽에 가장 큰 방과 거실이 있어요. 집을 채우며 가장 고민했던 건 ‘주방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인가’, ‘집에서 일하는 나의 작업 공간을 어떻게 마련하느냐’였어요.


- 먼저 거실부터 둘러볼게요. 가구, 패브릭, 조명까지 조화롭게 어우러진 거실이에요.

물건이든, 사람이든, 나의 행동이든 그 모든 게 자연스럽길 바랍니다. 집도 마찬가지겠죠.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따뜻한 분위기가 만들어지길 원했습니다. 그렇지만 처음부터 어떻게 하겠다는 마음으로 채운 건 아니었어요. 그냥 마음에 드는 물건을 하나둘 채우다 보니 자연스레 이와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습니다. 

-침실은 어떤 컨셉으로 연출하고 싶으셨나요?

침실은 아침에 가장 먼저 눈을 뜨는 공간이자 고단한 하루를 끝내고 잠을 청하는 마지막 장소입니다. 그런 침실에서 저는 아늑하고 편안한 기분을 느끼고 싶었어요. 더불어 아직 잠을 종종 설치는 어린아이를 위해서라도 아늑함이 필수 요소였죠.


-옷장을 가벽으로 활용하여 공간을 분리한 점이 인상적이에요.

저는 잠을 자는 침실이 작고 아늑한 공간이길 바랐는데, 우리 집 침실은 너무 넓었습니다. 그래서 오래전 블로그에서 보았던 ‘옷장으로 가벽 만들기’를 따라 해보았습니다. 옷장을 방 가운데 두고 한쪽은 드레스룸으로, 한쪽은 침실로 사용하는 거예요. 이렇게 공간을 분리하니 옷 수납공간이 많아지고, 화장대나 전신 거울처럼 위치를 정하기 애매했던 가구도 제자리를 찾아 알맞게 놓였습니다. 흰 가벽은 옷장 뒷쪽에 mdf 판을 세워 나사로 박은 후 핸디코트, 잿소, 페인트 순으로 칠해 만들었습니다. 완성하기까지 시행착오가 정말 많았지만 지금은 다행히 벽의 형태가 되었어요.

-'상부장 없는 주방'은 많은 이들의 로망이지만, 사실 실현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제가 잘하는 부분을 살려서 주방을 가꾸고 싶었습니다. 저는 정리 정돈을 잘하는 편이고 사용한 물건은 바로바로 치우는 성향이에요. 수납공간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원하던 ‘상부장 없는 주방’을 만들었는데, 지금까지도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입니다. 부족한 수납은 아일랜드 식탁과 다용도실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다용도실에는 찬넬 선반을 설치해서 부피가 큰 가전제품이나 자주 쓰지 않는 물건을 보관하고 있어요.

-수납장은 어떻게 아일랜드로 리폼하셨나요?

원래 앞뒤로 뚫린 형태의 수납장이었는데요. 그곳에 둔 물건을 아이가 자꾸 만져서 한쪽 면을 막고 아일랜드 식탁으로 만들었어요. 먼저 얇은 합판을 주문해 옆면과 위쪽에 나사로 박고, 윗면엔 타일을 한 번 더 붙였어요. 모르면 용감하다고 하던가요. 이게 저의 첫 리폼이었는데 힘은 들었지만 나름 재밌었어요. 하하.


 -벽면에 액자가 가득한 이곳은 어떤 공간인가요?

원래 있던 TV를 없애고 저의 작업실로 꾸민 공간이에요. 테이블 뒤 빈 벽에는 액자를 가득 걸고 싶었어요. 그런데 마침 제가 운영 중인 비스켓스튜디오에서 제작한 포스터가 완성되어 그 로망을 현실화할 수 있었죠. 제가 직접 여행하며 찍은 사진으로 만든 포스터라 더욱 뜻깊은 제품이에요. 넓고 하얀 벽은 아이디어 스케치를 걸어둘 수 있는 커다란 스케치북이 되기도 하고, 빔프로젝터를 사용할땐 스크린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원목 소재의 가구와 소품이 작업실부터 주방과 다이닝룸 곳곳에 놓여 있네요.

저는 자연스럽고, 낡고, 오래된 물건을 좋아하는데요. 특히 원목은 자연과 가장 가까운 소재라 저도 모르게 끌리더라고요. 생각해 보면 전 어릴 때부터 이런 느낌을 좋아했어요. 새하얀 공책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달리 저는 종이가 노랗게 변한 공책을 좋아했습니다. 그땐 저와 닮은 사람이 주변에 없으니 부끄러워 속으로만 '나는 이런 걸 좋아해’라고 생각했죠. 그 후 대학생 시절엔 빈티지 의류를 좋아했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지금은 빈티지 가구에 관심이 많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이 취향은 변하지 않을 듯해요.


-집안 곳곳의 내츄럴한 무드가 아이 방에도 담겨 있어요.

아이는 어제보다 오늘 더 자라 있고 내일은 더 자라있습니다. 그래서 아이 방을 꾸미는 게 가장 힘들었답니다. 항상 자라는 아이를 위해 어떤 방을 만들어 주면 좋을까 오래 고민했어요. 저의 결론은 '우선 큰 가구는 들이지 말자'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갓 두 돌이 지난 아이라 앞으로 생활 패턴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에 이동이 용이한 가벼운 책상이나 주방 놀이, 언제든 접어서 보관할 수 있는 인디언텐트, 작은 사이즈의 장난감 수납장처럼 ‘변화’에 쉽게 적응 가능한 물건으로 채웠습니다. 그리고 쿠션이나 러그, 커튼 같은 패브릭을 활용하여 따뜻한 느낌이 들도록 연출했습니다.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땐 엉망이었던 방을 조금씩 꾸며주니 아이도 본인의 방을 정말 좋아합니다. 점점 커갈수록 또 다른 것으로 채워지겠죠. 우리 집에서 가장 변화가 많은 공간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아이가 태어나 세 가족이 함께 사는 집, 자민님껜 어떤 의미인가요?

집이라는 건 흐르는 물처럼 유동적이라고 생각해요. 생활 환경의 변화에 따라, 아이가 자라는 시간에 따라 시시때때로 바뀌죠. 처음엔 집을 가꾸며 '완성'을 위해 달렸다면 지금은 '과정' 안에 있을 뿐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인생처럼 말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집은 우리의 삶을 반영하는 공간입니다.

-혹시 꿈꾸는 집이 있으신가요?

2년 전, 신혼집에서 집에 관한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도 비슷한 말을 했는데요. 저희는 언젠가 2층 주택에 살고 싶다는 소망이 있어요. 1층은 제 작업실로 활용하고, 2층은 가족이 생활하는 공간인 집이요. 물론 꿈은 이루어질 수도,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꿈을 꾼다는 거 자체가 우리 삶에 활력을 줍니다. 그 꿈을 위해 발전하고, 전진하게 되니까요. 언젠가 오늘의집에 꿈을 이루었다며 인터뷰를 할 수 있는 날이 오길 희망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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