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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월간 부부가 직접 지은 단독주택, 고양이 집사의 로망을 듬뿍 담아 설계한 54평

조회수 2020. 6. 3. 17: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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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집 @일리홈 님의 집들이입니다

· 인테리어 제보는 인스타그램 @todayhouse

0부터 100까지 우리가 원하는 집이 지어진다는 것에 그저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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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올해 결혼 10년 차 동갑내기 부부입니다. 귀여운 털 뭉치 고양이 아인과 쓰노랑 살고 있어요.

결혼 1년 후, 아인이가 첫 가족이 되고 외동으로 5년이라는 시간을 보냈어요. 아무래도 둘 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혼자 보낼 시간이 긴 것에 많이 미안하더라고요. 그러다 운명처럼 깨방정 쓰노가 두 번째 가족이 되었고 형님을 쫄쫄 따라다니며 치근거리는 덕에 우려했던 것과 달리 별 탈 없이 잘 지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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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들과 8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보내며 저희의 생활 패턴은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맞춰졌습니다. 화장실 건조를 위해 문을 열어둘 땐 꼭 펜스를 두르고, 주방에서 요리가 끝나면 뜨거운 인덕션은 냄비 뚜껑으로 가려두고 남은 요리 재료는 식사 전 바로바로 치웠어요.

저희 부부는 각각 IT 디자이너, 토목 설계가 직업이라 자연스럽게 우리에게 꼭 맞는 집을 짓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 중심에는 온종일 집에 머물러 있는 아이들이 행복하게 생활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오랜 고민과 준비 끝에 2018년 네 식구만을 위한 집을 지었고, 2년째 알콩달콩 고치며 바꾸며 살고 있습니다! :)

도면

2017년 7월부터 2018년 5월까지 약 10개월의 공사 끝에 집이 완공되었습니다. 설계부터 참여하고 시공 현장에는 거의 매일 찾아갔어요. 생각해보면 그다지 크게 싸우지도 않았고, 집 짓는 게 힘들다는 소문이 무색할 정도로 0부터 100까지 우리가 원하는 집이 지어진다는 것에 그저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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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집을 지으면 10년은 늙는다’라고 하잖아요. 저희도 집을 짓기 전까진 부모님과 지인분들에게 그런 말을 많이 들었어요. 집을 짓는 비용은 정해져 있기에 노력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고, 결국 이 일을 힘들게 겪느냐 즐겁게 겪느냐의 차이는 함께하는 사람이게 달렸더라고요.

토지 계약을 진행한 부동산에서 설계사분을 소개해 주셨고, 또 설계사분이 함께 일한 경험이 있는 현장 소장님을 소개해 주셔서 좋은 인연으로 집 공사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작업의 캐미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고, 저희의 상황과 생각을 경청해 주시고 이해해 주셔서 의견을 편안하게 주고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집 짓는 과정에서 100% 만족만 남을 수는 없어요. 생각보다 작고 큰 이벤트가 정말 많이 발생하거든요. 그 순간 모든 결정과 판단을 건축주가 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내가 원하는 걸 하지 못했다, 바뀌었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를 더 좋은 방향으로 해결했다고 생각하시면 스트레스 없이 즐겁게 집을 지으실 수 있을 거예요.

저희 설계사님과 소장님 두 분도 그렇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두 분이 ‘절대 안 된다’라고 선언하신 건 저희도 믿고 더 이상 조르지 않았습니다. 예산에 맞는 좋은 땅과 원하는 집을 머릿속에 명확하게 그리고 나와 맞는 사람을 찾는 것에 충분히 시간을 사용하는 게 답인 것 같아요. 그럼 저희처럼 집 짓는 과정을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우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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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외관은 바라봤을 때 단순하면서도 디테일한 재미 요소가 있기를 바랐어요. 박공 형태의 단순한 집 외형과 1층, 2층의 격자가 있는 나란한 작은 창, 빼꼼 튀어나온 다락 뻐꾸기창에서 재미있고 아기자기한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

작은 창들은 실내에서도 인테리어 효과를 톡톡히 주는데요. 창을 통해 빛이 나눠서 들어오고 격자로 작은 선을 만들어 내요. 바닥과 벽에 빛이 그려지는 모양이 다채롭고 아름답습니다. 효율적인 면에서도 통창보다는 단열에 효과적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외장은 꼭 벽돌로 하고 싶었는데요. 그 이유는 바로 관리의 편리함이었어요. 스타코나 나무 소재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보수를 해주어야 깨끗한 유지되기에 오랜 시간 사용해도 처음을 유지할 수 있는 적고 벽돌로 선택했습니다. 덕분에 크게 어떤 문제가 생기지 않는 이상 외벽 청소는 따로 고려하지 않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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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관리를 줄이기 위해 화단엔 손이 많이 가는 식물을 심지 않았고, 물 주는 것 외에 가끔 잡초를 뽑아주거나 심어보고 싶었던 식물을 한두 개 심어보는 정도가 전부입니다. 부모님께서 허전한 화단을 보시곤 새벽에 몰래 식물 화분을 두고 가신 적도 있었는데, 당시에는 못 키운다고 화를 냈지만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 키워내고 있어요. :)

생각보다 가드닝에 소질 있음에 놀랐어요.

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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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 외에는 모두 오픈되어 있는 거실로 설계했어요. 이전에 아파트에서 살며 느낀 것 중 하나가, 저희가 방문을 닫지 않고 살더라고요. 고양이들이 공간 전체를 충분히 누릴 수 있게 모든 문을 열어두고 생활하는 패턴을 보며 굳이 불필요하게 공간을 나누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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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메인 거실은 소파가 놓여있고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접견실을 생각하며 구상했었는데, 남편과 둘이 오붓이 앉아 담소를 나누는 일이 잘 없더라고요. 그래서 1층 중간 거실의 식탁과 자리를 바꿔 넓은 다이닝 룸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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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이 주는 따뜻한 분위기가 좋긴 하지만, 창문과 천장의 특성상 커튼을 달기 용이하지 않았어요. 창문만 딱 가릴 수 있는 블라인드를 제작해 달아주었는데요. 블라인드를 열고 닫을 때 끝 쪽에 선이 복잡해 보이고, 분명 고양이들의 장난감이 되어 쉽게 고장 날 것을 우려했는데 선 없이 열고 닫을 수 있는 제품이 있다는 것을 알고 바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흰색 블라인드를 내리면 벽지 희색과 잘 어우러져 집이 깔끔하게 정돈돼 보이는 장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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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거실과 세 번째 거실이 중정을 중앙에 두고 이어져 있는데요. 거실에 서서 시야를 옮길 때 외부의 자연적인 요소들을 집 안에서 느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았어요. 마치 오늘의 날씨를 큰 유리 박스에 담에 집 안에 예쁘게 전시해 둔 듯, 비나 눈이 오면 집 안으로 떨어지는 분위기가 연출되도록요.

입주한 첫해에 키 큰 크리스마스트리를 설치했고 눈이 내려 트리 위에 쌓인 모습이 꽤 오래 유지되어 겨우내 거실 분위기를 이끌어줬어요. 오너먼트 역시 컬러감이 없는 아이템으로 배치해 365일 두어도 어색하지 않도록 꾸며두었습니다.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는 정도의 넓은 크기는 아니어서 날씨 갤러리의 역할로 충분한 작은 중정입니다.

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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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의 구조 역시 고양이 덕분에 요즘 주방과 많이 다르게 구성되었는데요. 대부분의 집에서는 동선을 고려해 아일랜드나 대면형 주방을 설치하는 반면, 저희 주방을 고양이 출입 금지 구역으로 만들기 위해 일자로 길게 뺀 후, 파티션을 설치했어요.

요리 후, 정리가 안 된 주방에 몰래 잠입해 온몸에 소스를 묻혀 나와 집사를 곤욕스럽게 한다던가, 뜨거운 냄비나 인덕션으로 달려들어 정리가 되어있지 않으면 식사를 맘 편히 할 수 없거든요. 파티션으로 인해 주방을 드나드는 게 조금은 불편하지만 아이들 눈치 안 보고 편히 식사를 할 수 있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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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은 관리가 어려운 소재라는 업체 사장님의 만류에도 상판 소재는 콘크리트로, 하부장은 원목으로 하고 싶었어요. 스테인리스나 대리석이 물기에도 강하고 관리도 용이한 점은 있지만 싱크볼과 싱크대를 꼭 일체형으로 구성해보고 싶었거든요. 상판을 일정한 크기로 나눠 콘크리트로 제작한 다음 배송 후 조립하였고 하부장은 콘크리트 상판 무게를 견딜 수 있도록 견고하게 짜주셨습니다.

상부장이 없기에 타일 사공을 따로 하지 않고, 상판과 동일한 콘크리트 패널 마감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하부장이 꽤 길기에 수납에 문제는 없어요. 살림이 많지도 않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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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트리 공간은 따로 없이 냉장고 옆 긴 장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주요 식량인 즉석밥, 라면, 소스 등이 넉넉하게 수납되어 불편함 없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계단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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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곳을 좋아하는 것이 고양이의 특성이라지만, 생각보다 저희 집 아이들은 허술합니다. 미끄덩하며 떨어진 적도, 높이를 잘 가늠하지 못하고 높은 곳에서 무작정 뛰어내린 적도 자주 있어요. 그런 걸 볼 때마다 정말 마음이 조마조마해요.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도록 높이 감이 있는 공간은 최소화하였고, 이동 동선에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계단실 특성상 높이가 나올 수밖에 없는 부분은 인테리어를 해치지 않으며 안전하게 보안했습니다. 

침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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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은 유일하게 문 달린 방이라고 할 수 있는 침실이 있고 침실은 전실을 지나 들어오는 구조인데요. 다른 공간과 분리된 '방'이라는 이미지를 주고 싶었고 전실에 고양이들의 식기를 두었기에 다른 공간에서의 소음이 식사를 방해하지 않도록 양개 도어를 설치했습니다.

양개 도어의 형태는 고민하지 않고 격자가 있는 프렌치 도어로 제작했는데요. 영화에서 양손으로 두 문을 활짝 열고 들어오는 그런 씬들이 꽤 근사해 보이더라고요. 저희도 그렇게 사용하길 희망하며 설치했지만, 생각보다 한쪽 문만 열심히 사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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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저녁형, 남편은 아침형 사람이에요. 핸드폰 보면서 늦게 잠드는 저로 인해 남편이 깊게 잠들지 못했는데요. 침대를 2개로 분리해 서로의 수면 시간을 지켜주자 생각하고, 이사를 오며 사용하던 퀸 침대를 버리고 슈퍼 싱글 2개로 새로 구입했어요.

떼어놓고 사용하다 보니 조금 좁은 감이 있어서 최근엔 붙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백이 많지 않은 프레임을 맞춰 제작했기에 붙였을 때 공간이 크지 않아 아주 큰 침대 하나를 사용하는 느낌이에요. 움직임에 방해받지 않고 둘의 수면패턴을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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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 조명은 침실 분위기와 어우러지는 따뜻한 깃털 조명으로 달아주었어요. 침구와 어우러지는 포근한 느낌이 잘 어울릴 것 같았거든요. 큰 사이즈의 조명이지만 가벼운 느낌이 들어 두 개를 달아도 부담스럽지 않고 따뜻한 침실의 분위기를 만들어 줍니다.

침대 옆 협탁의 스탠드는 정말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전선에 스위치가 있다면 분명 스위치를 켜고 끄는 게 꽤 귀찮을 것 같아 잘 사용하지 않았을 것 같았거든요. 한참 고민하다 갓 옆에 조그맣게 당겨서 끄고 켤 수 있는 제품을 발견하곤 바로 구매했습니다. 귀엽기도 하고요. 전구의 빛이 바로 눈에 닿지 않게 안쪽에 계단식 마감 처리가 되어있는 부분도 좋았어요. 편의성을 우선으로 구매한 조명이지만 침대 프레임의 진한 나무와 제법 잘 어울려 만족스러운 제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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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발걸음 소리가 콩콩 들릴 정도로 동네가 조용한 편입니다. 조용한 침실, 바스락거리는 침대에 잠이 든 따끈따끈한 고양이들과 함께 누워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이 나무 바닥에 그려지는 걸 보고 있으면 마음이 평온해져요.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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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캔들과 워터볼을 모으고 있어요. 여행지에서 마음에 드는 제품을 보면 10번 고민하고 고민해서 하나씩 사 오곤 합니다. 꼭 마음에 드는 제품이 아니라면 대부분 포기하고 돌아와요. 시간이 흘러 저만의 컬렉션이 구성되면 예쁜 장식장에 진열해두고 싶어요. :)

파우더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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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 하부에 사선 모양의 공간이 생겼어요. 화장실 바로 앞이라 수건, 속옷, 양발 등 작은 수납장이 있는 세면실 및 파우더룸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작은 공간이라 타일에 변화를 줘도 재밋을 것 같았어요. 컬러는 다른 공간과 통일감 있게 화이트로 선택하고 호리병 형태의 쉐입이 많은 타일을 사용해봤습니다. 면적이 넓지 않기에 과하지 않으면서 색다른 분위기가 연출되어 만족스럽습니다.

2층 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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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좋은 집이란 우리가 함께 한 시간이 고스란히 남는 공간입니다. 짐을 옮기다 뜯어진 벽지를 함께 보며, 고양이들이 놀라 헛발질을 하다 긁은 마루를 보며 기억하고 웃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우리 집이고, 좋은 집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오래 사용해도 질지 않을 가구를 고르고 상처가 나더라도 낡은 것이 아닌 오래된 것으로 유지될 수 있는 게 선택의 기준이었어요.

사포질과 칠 보수를 해서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나무 소재의 가구가 많고, 나중에 다른 곳에서 구매하더라도 톤을 유지하기 위해 어두운 톤으로 결정했습니다. 원하는 크기, 통일된 형태와 톤을 맞추기 위해 많은 기성 가구들을 많이 찾아봤어요. 다 아름답고 하나하나 손색없었지만 저희가 원하는 세트로 구성하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고요. 결국 대부분의 가구는 한 맞춤 가구점에서 원하는 형태로 주문 제작하였고, 그 가구를 기준으로 다른 가구들을 맞춰 나갔습니다.

충동적으로 구매하고 버리는 일을 몇 번 경험하면서, 절대 물건을 함부로 집에 들이지 않겠다고 생각했어요. 덕분에 채움과 소비는 줄었지만 비움에 충실하게 허전한 부분이 많아요. 인테리어 콘셉트를 논의할 때 남편이 '쓸쓸함' 자주 언급했거든요. 그게 뭘까, 뭘 말하고 싶은 거지? 하며 아리송했는데.

비워져 있고, 한두 개의 요소와 빛으로 채우는 공간으로 말한 거였더라고요. 그렇게 저희가 고른 몇 개 없는 가구와 빈 공간 그리고 그 공간을 볕이 채워주며 저희 집만의 인테리어가 완성되었습니다.

세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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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도 작은 주방 겸, 세탁실을 배치했습니다. 와인셀러에는 와인과 고양이들의 물이 신선하게 보관되고 있어요.

주로 배달 음식을 시켜 먹거나 TV를 보며 식사를 할 때 2층에 작은 상을 펴두고 먹곤 하는데요. 1층 주방까지 식기들을 이동하기 어려워 작게 싱크대를 구비해두었습니다. 1층 다이닝룸이나 주방보다 조금 더 많이 사용하게 되는 공간이에요.

다락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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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가장 애정이 가는 가구(?)가 있냐고 묻는다면 '문'이에요. 기성 문 사이즈가 맞지 않아 모든 문을 현장에서 제작했어요. 문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팀에 따로 의뢰를 한 것은 아니고, 저희 집 건축 내장팀에서 직접 만들어주셨어요. 다행히 경험이 풍부하신 분이셨거든요. 원하는 문 모양의 도안을 드리고 나무를 깎아 문의 형태를 만들고 무늬목을 붙이고, 그 위에 저희가 원하는 컬러의 바니시까지. 손잡이나 잠금장치 등의 부품은 전부 따로 주문해서 전달드렸고요.

문은 벽의 가구 같은 역할 같아요. 문이 많지는 않지만 문이 주는 가구와의 어우러짐 역시 인테리어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문들이라 만족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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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은 이렇게 서재로 이용하고 있어요. 비가 오는 여름 저녁, 담요를 끌고 올라와 바닥에 엎드려 만화책을 펼쳐놓고 천장으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면 낭만적인 분위기가 연출돼요. 가끔 그대로 잠이 들어버리기도 합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외출도 줄어들고 재택까지 함께 하고 있어 다락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요. 작은 공간이 주는 아늑함과 작은 창문으로 바라보는 석양도 정말 근사하더라고요. 다락이 필요할까? 잘 사용할까? 고민 많이 하며 만든 공간인데 없었으면 조금 아쉬울 뻔했어요.

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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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층 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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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 욕실

2층은 부부 메인 욕실이고 1층은 손님과 함께 사용하는 욕실을 생각하고 구상했어요. 컬러는 화장실에 전부 써보자 다짐하고 네이비, 다크 그린 타일을 과감하게 사용해봤습니다. 둘 다 어딘가에 꼭 한 번 써보고 싶은 컬러들이었거든요.

2층의 욕조 겸 샤워부스 전면에, 1층은 상부에만 사용했어요. 페인트 시공 업체에 타일과 똑같은 컬러의 페인트를 요청해 환기구 및 천장까지 타일과 같은 컬러로 맞췄고요. 벽에 못질하는 걸 싫어하는 남편의 성격 덕에 휴지걸이, 타월 걸이 스탠드 제품으로 배치했고 별도의 수납공간도 만들거나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거울과 수건걸이는 대안이 없어서 타협을 통해 벽에 설치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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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도어는 상부가 모두 뚫려 있어요. 건식 화장실임에도 샤워 후 화장실 공간을 잘 건조해 줘야 하는데, 문을 열어두면 고양이들이 들어가 난장판으로 만들더라고요. 물이 잔뜩 묻은 발로 바로 화장실을 이용해 발에 모래가 붙어 잘 안 떨어지기도 하고요. 화장실 문을 닫아두더라도 지속적으로 건조가 될 수 있게 환기 위한 상부를 뚫어버렸습니다.

화장실 이용 소리가 밖으로 나갈까 봐 친구들이 놀러 오면 조금 당황스러워하기는 해요. 노래를 크게 틀어주거나 신경 쓰지 말라고 안심을 시켜줍니다. 정말 저희 집 고양이들 너무 사랑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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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모임이 생기면 집으로 초대를 하려고 많이 노력해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편하게 놀다 갈 수 있는 공간이라 생각을 하거든요. 공간이 층으로 분리되어 있기에 배우자가 모임에 함께 할 수 없다면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침실이나 다락에서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처음 지어보는 집이라 고민을 꽤 오래 했음에도 아쉬운 부분이 많아요. 엄청 부지런한 스타일이 아니라서 바꿔야지 하면서 미뤄둔 것들도 아직 많이 남아있고요. 고양이들과 우당탕, 어쩌면 남들과 크게 다르지 않게 사는 이야기가 계속 남는 집이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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