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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집

플랜테리어 끝판왕, 24평 신혼집 내추럴 인테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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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집 @hyeinsight 님의 집들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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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식적인 요소 없이 깔끔한 흰 도화지 같은 집을 원했어요"

안녕하세요, <혜인그리고준원의집>에 사는 이혜인입니다. 5년간 교제 후 재작년인 2018년 가을, 부부의 연을 맺어 벌써 2년 차 신혼부부입니다. 긴 연애 중 결혼에 대한 생각을 차곡차곡 나눠오니 자연스레 집에 대한 생각도 많이 닮아있었어요. 

우리 부부는 두 사람 모두 서울과 경기도의 한적한 신도시에서 나고 자랐어요. 그래서인지 신혼집을 고를 때 도심 한복판보다는 조용하고 자연과 가까운 동네에 마음이 갔습니다. 이곳 저곳 지역을 둘러보다가 북한산이 늠름하게 감싸 안고 있어 서울 속 시골 같은 뉴타운에 한눈에 반했어요. 연고가 없는 동네였지만 멋진 자연환경과 주거 공간이 어우러진 이 동네에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2009년에 지어져 저희가 매매할 땐 막 9년 차가 된 아파트를 구매했어요. 24평의 작은 평수 치고 구조가 아주 훌륭했습니다. 오랫동안 신혼부부가 아주 깨끗하게 지낸 집이었어요. 주위에서는 아주 오래된 아파트도 아닌데 돈을 아끼라며 도배와 장판 정도만 하라는 충고를 했지만, 제 생각은 달랐습니다.  


이왕이면 오랫동안 사랑하며 지낼 수 있는 집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어릴 때부터 공간에 대한 애착이 많았지만 부모님의 집이어서, 혹은 세입자여서, 꾸밀 수 없는 상황이 늘 아쉬웠거든요. 그래서 전체 리모델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예산이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에 디자이너가 있는 유명한 인테리어 업체는 제외했어요. 대신 우리 부부의 생각을 구체화한 레퍼런스를 들고 동네의 작은 인테리어 가게를 방문했습니다.


장식적인 요소 없이 깔끔한 흰 도화지 같은 집을 원했어요. 세부적인 항목에 대해서도 명확한 요구 사항이 있었기에 예산을 많이 아끼면서도 원하는 공사를 진행할 수 있었죠. 마음 같아서는 반셀프 인테리어로 진행하고 싶었지만 모두 직장을 다니며 결혼식을 준비하던 때라 턴키로 진행했습니다. 대신, 공사가 진행되는 2주간 매일매일 집을 방문해 꼼꼼히 체크하려고 했어요. 

인테리어 공사를 이야기하니 생각나는 일화인데요. 공사가 끝나고 이웃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담아 집마다 손카드와 종량제 봉투를 드렸어요. 그러자 다음 날 우리 집 문 앞에 직접 기른 야채와 햇과일 등이 놓여 있었어요. 직접 아이들과 인사를 와주신 이웃도 있었고요. 실용적인 선물과 예쁜 마음에 감동하였다며 답례를 주신 거죠. 이웃들의 따뜻한 마음 덕분에 신혼집에서의 출발이 더 행복했습니다. 

1. 주방

24평에 방 3개, 화장실 2개인 구조이다 보니 주방이 작았어요. 조금이라도 넓게 사용하고자 원래 주방과 거실을 이어주던 가벽을 시원하게 철거했습니다. 대신 그 자리에 들어갔어야 할 냉장고는 주방 베란다에 놓고, 빈 곳에 아일랜드 식탁을 만들어 조리 공간을 넓혔어요.


일자형 주방에서 'ㄱ'자형 주방으로 탈바꿈한 작은 키친입니다. 

주방 조명은 전체적으로 화이트 톤인 집의 중심을 든든하게 잡아주고 있습니다. 흔하지 않으면서 검은색 컬러의 소파와도 어울리고, 무엇보다 지금까지 질리지 않고 언제 봐도 예뻐서 직구하길 잘했다며 만족하는 제품이에요.


주방 한쪽은 수경 식물로 가득해요. 온통 하얗기만 한 집에 생기를 더해주는 초록 생명체들이에요. 가끔 생각날 때 물만 갈아줘도 무럭무럭 잘 자라는 아이들이 너무 기특한데 흙도 날리지 않으니 주방에서 키우기 좋아요.  


라탄 소품들은 인도네시아 발리 우붓 여행에서 사 온 제품들입니다. 가격이 저렴하진 않지만, 국내에서 구매하는 제품보다 확연히 높은 퀄리티예요. 뚜껑이 있는 수납함은 차 열쇠나 지갑 등을 안 보이게 수납하고, 원형 수납함은 티슈 케이스로 쓰고 있어요. 

수전은 독일에서 직구한 Grohe의 Minta 제품입니다. 해외에서 묵었던 숙소에서 그로헤의 수전을 많이 접하며 나중에 내 집을 꾸민다면 꼭 이 수전으로 하고 싶었어요. '수전'이라는 단어가 생소했던 남편조차 한 번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죠. 심플한 곡선 그 자체가 주는 아름다움이 최고라 생각해요.


요리를 자주 하진 않지만 큰 주방이 아니다 보니 조금만 어질러져도 복잡해져서 되도록 모든 그릇과 커트러리는 싱크대 수납장에 보이지 않게 보관하려고 노력해요. 

지금은 아일랜드 식탁 앞에 원형 테이블을 두고 사용해요. 원형 테이블은 거실에 옮겼다가 서재에도 갔다가 이사가 잦았는데 요새는 주방에 정착했어요. 자칫 딱딱하고 차갑게 보일 수 있는 집에 원형 테이블의 곡선이 부드러움을 더해줬어요.

주방 반대편에 폭이 25cm인 작은 공간이 있어요. 이곳의 사이즈와 딱 맞는 이케아 서랍장을 구매해 토스터를 올려두었어요. 딱 맞는 서랍장을 찾았을 때의 희열이 아직도 생각나네요. (ㅋㅋ) 

최근엔 이 서랍장 위에 오래 전부터 갖고싶었던 스트링 선반을 설치했어요.


오랜 위시 아이템이었지만, 하얗고 깨끗한 벽에 못을 박는 게 왠지 조심스러워서 고민을 많이 하다 설치했는데요. 하고 나니 선반 자체로 새로운 공간이 된 느낌이에요. 앞으로 선반 위에 무엇을 어떻게 올릴지 수백 번은 이리저리 바꿔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 같아 기대됩니다. 

한창 캡슐 머신을 이용할 때도 있었는데 요즘은 핸드 드립 커피를 즐기고 있어요. 싱크대 한쪽은 저의 작은 드립 스팟입니다.

미각이 아주 예민한 편은 아니라 커피 맛을 세심하게 알아차리진 못해요. 그래도 원두를 고르는 것부터 시작해 물을 끓이고, 드리퍼와 서버를 따뜻하게 데우고, 원두를 직접 분쇄한 다음 저울과 타이머로 용량과 시간을 재며 조심히 원을 그리며 물을 따르는, 귀찮고 정성스러운 일련의 과정이 좋아요. 시간과 공수가 들지만 그게 바로 핸드드립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제 나름의 공을 들여 완성되는 커피 한 잔을 마실 때면, 커피 한 잔이 제게 오기까지의 모든 과정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고, 저만의 의식을 치르는 기분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원두를 갈 때 집에 퍼지는 커피 향이 너무 향긋해요.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집에 있는 동안 거의 라디오를 켜 두고 있어요. 잊고 있었던 소중한 노래를 그날의 날씨와 무드에 맞춰 꺼내어주니 정말 좋아요. 비가 오는 날에는 학창 시절 비 오는 날이면 꼭 들었던 노래들이 흘러나오고, 벚꽃이 흩날리는 시절엔 마음이 간지러운 사랑 노래가 나와요. 인공 지능의 시대라지만 천천히 변하는 것들, 아주 오래된 것들에 마음이 더 가는 제게 라디오를 듣는 건 결혼 생활과 함께 시작된 소중한 취미가 되었습니다. 

2. 거실

우리 부부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며 대화하는 거실은 여러 변천사가 있는 공간입니다. 지금도 계속 변화하는 공간이에요. 전 집주인이 깨끗하게 사용해주셨지만 10년 전 느낌의 벽지와 마룻바닥 등 집을 좁고 어둡게 보이게 하는 요소를 없애고, 벽지와 바닥, 샷시까지 모두 밝고 깨끗한 화이트 컬러로 변경했어요.


천고가 높은 집의 장점을 살려 천장 등도 최대한 플랫한 등으로 시공하였습니다. 

처음에는 화이트 우드 블라인드를 시공하고, 원형 테이블을 창가에 두었어요. 1년 정도 이런 배치로 살다가 여러 변화를 주었습니다.

오른쪽은 지금의 거실 모습입니다. 가장 큰 변화는 우드 블라인드를 철거하고, 린넨 커튼을 설치한 거에요. 

볕이 들어오는 모양이 예쁘고, 모던한 느낌의 블라인드에 만족했지만 커튼으로 바꾸게 된 이유는 청소가 쉽지 않았던 점 때문입니다. 환기를 최대한 자주 하는 편이라 블라인드 사이 사이에 먼지가 많이 끼는데 닦기 어렵더라고요.


린넨 커튼으로 바꾼 뒤에는 집에 따뜻함이 더해져 식물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요. 이렇게 보니 1년 새 식물이 정말 많아졌네요. 

거실은 지금도 계속해서 변화 중이에요. 집의 중심에서 제일 많은 시간을 보내니 가구를 이렇게도 저렇게도 옮겨보면 재미있어요. 어떤 때는 신랑도 모르고 저만 아는 변화지만 마음에 드는 배치를 발견하면 이게 뭐라고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가구가 늘어 처음보다는 확실히 복작복작해졌지만, 그만큼 추억이 켜켜이 쌓였다 생각되어 싫지만은 않아요.


처음엔 거실장을 두지 않으려 했는데요. 세리프 TV와 셋톱박스의 정리가 필요해서 오래 고민한 끝에 큰마음 먹고 USM haller를 들였어요. 평생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고, 나중에 다른 집으로 이사를 하더라도 모듈을 더 추가하거나 덜어내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요. 


거실장에 TV를 올렸다가 내렸다가 몇 번을 반복한 후 이 구조에 정착한 지 몇 달 된 상태입니다. 

서랍장 위에는 여러 소품을 올려두곤 하는데요, 지금 올려둔 그림은 지난 연말 하와이 여행에서 사 온 프린트입니다. 흔하지 않고, 하와이만의 색감과 서핑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어 소중해요. 앞에 손 오브제는 'Shaka' 모양인데, "근심 걱정은 모두 있고 느긋한 하루를 보내라"는 인사라고 합니다. 거실 공간에서는 우리 부부가 항상 샤카 인사 같은 기분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소중한 소품을 바라보고 있어요. 

3. 침실

침실은 거실과 다르게 따뜻한 원목 톤의 가구를 사용했고, 가장 편안하게 잠만 잘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큰 가구는 침대 하나만 두었습니다. 매트리스는 아무래도 오랜 시간 바꾸지 않게 될 것 같아 정말 여러 군데서 누워보고 결정했어요.


얼핏 보면 세트 같지만 매트리스와 협탁, 침대 프레임 모두 다 다른 브랜드의 제품이에요. 포인트가 되어주는 쿠션 커버는 포르투갈 여행에서 구매했는데 한 세트처럼 잘 어울리죠?  


침실에는 천장 메인등도 따로 설치하지 않았어요. 아침엔 햇살이 너무 잘 들어오기도 하고, 저녁에는 스탠드 불빛으로 충분한 공간이거든요. 메인 등 대신 침실 중앙에는 모빌을 달았어요. 모빌은 아기침대 위에 있는 걸로만 알고 있었던 남편을 긴 시간 설득해 데려온 모빌인데요. 3대째 이어져 오는, 게다가 손으로 만든 모빌이라는 점이 마음을 사로잡았어요. 제품명은 심지어 '미래(Futura)'라니! 구매하지 않을 수가 없었죠. 

모빌의 사용 설명서가 참 따스했어요. 모빌이 돋보일 수 있는 깨끗한 벽 그리고 조명이 있어 모빌의 그림자를 즐길 수 있는 공간에 설치할 것, 음악이 흐르는 곳이라면 그 리듬감에 맞춰 모빌을 바라볼 것을 권장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어요. 당신의 상상력을 위해 이 모빌이 만들어졌다는 문장도 너무 매력적이죠. 가만히 침대에 누워 모빌이 움직이는 모습을 바라보면 정말 평온한 기분이 듭니다. 

침실은 거실처럼 변화의 폭이 다양한 공간은 아니지만, 그때그때 기분에 맞춰 작은 변화를 주곤 해요. 하지만 무엇보다 잠을 자는 공간이기에 평안하고 깨끗이 유지하는 것을 우선순위에 두고자 합니다.


계절에 따라 다른 두께의 이불을 사용하지만, 모두 흰색이에요. 더러워지기 쉬운 색깔이지만 그 덕분에 한 달에 한 번씩 보송하게 세탁하는데요. 샤워하고 나와서 막 건조를 마친 뜨끈한 이불을 덮고 눕는 기분은 너무 좋아요. 

4. 욕실

이 집을 선택했던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욕실이 두 개이고, 안방 욕실이 넉넉한 크기란 거였어요. 화장실이 두 개라서 바쁜 맞벌이 부부가 함께 출근 준비를 하는 시간에 아주 유용해요. 그리고 청소도 각자(!) 깨끗하게 할 수 있어 여러모로 맘에 들어요. 하지만 세월의 흔적이 유독 많이 느껴지던 욕실이라 전체 공사는 필수였어요. 

먼저 거실 욕실이에요. 

거실 욕실은 오래된 호텔의 느낌이 났으면 해서 은은한 컬러의 큰 타일로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어요. 타일, 수전, 변기와 세면대, 샤워기와 젠다이까지 무엇 하나 저희가 직접 고르지 않은 게 없어 애착이 가는 욕실이에요. 심지어 변기와 세면대는 을지로의 도기 상가에 가서 직접 신중히 고르고 턴키 사장님께 시공만 부탁드렸어요. 살면서 변기의 모양을 한 번도 유심히 본 적이 없는데 세상에는 정말 다양하고 예쁜 디자인의 도기가 많더라는 걸 그때야 알았죠. 

침실 옆의 안방 욕실은 거실 욕실의 모던한 느낌과는 다른 분위기로 변신했어요.

거실과는 달리 하얀 욕실이고, 제가 사용하는 욕실입니다. 욕조가 있는 안방 욕실 공사를 앞두고 욕조에도 다양한 모양이 있다는 걸 깨달았던 때가 또 생각나네요. 욕조를 아예 없앨까 생각해보았는데요. 가끔 몸이 많이 피곤할 때 잠깐씩 뜨거운 물에 몸 담그면 좋더라고요:) 

5. 서재

서재는 북향이라 춥지만 푸르른 바깥 풍경이 보이는 공간이에요. 

사실 서재라고 부르기엔 좀 부끄러운 게 실상은 '남편의 게임방'과 '창고'의 기능을 하고 있거든요. 비싼 가구 없이 이케아의 지분이 가장 높은 공간이에요. 

물론 게임뿐 아니라 가끔 책도 읽고, 연애 때는 하지 않았던 가계 재무 상태를 점검하고요. 여행 계획을 세우기도 합니다. 

짐이 없고 깨끗하던 초반의 모습을 거쳐 지금의 복잡한 모습이 되었지만, 우리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어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좋아지는 공간이에요. 특히 이번 코로나 사태로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서재를 홈 오피스로 사용할 수 있어 좋았어요. 

6. 드레스룸

마지막으로 가장 작은 방은 드레스룸으로 사용중입니다.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한쪽 벽 전체에 붙박이장을 짰고, 모자란 수납을 위해 반대쪽에는 큰 옷장을 두었어요. 겉옷이나 한번 입었던 의류는 행거에 걸어 보관하고 있고, 암막커튼으로 빛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7. 기타 공간

서재와 안방 사이의 작은 공간에 놓인 수납장에는 웨딩 사진과 식물을 올려두었어요. 

앞에서도 많이 등장했지만, <혜인그리고준원의집>에서 빠질 수 없는 건 식물이에요. 본격적으로 식물 기르기를 하게 된 게 결혼을 한 후 나의 공간을 갖고 나서입니다. 지금은 60~70여 개의 화분이 집에 있는데요, 숫자만 보면 정말 많다 싶은데 집 곳곳에 있다 보니 아주 많게 느껴지진 않아요.


사실 분양할 때부터 거실 베란다를 확장한 구조로 만든 집이라 식물을 키우기에는 좋지 않은 환경이에요. 대신 집 이곳저곳 생활하는 공간에 식물을 배치했어요. 

작은 안방 베란다가 유일한 베란다인데요. 봄을 맞이해 새로운 식물 선반에 여러 식물을 배치했어요. 종종 식물 잘 기르는 비법(?)에 관해 물어보시는데요. 가정에서 기르기 힘든 식물보다는 처음부터 키우기 쉬운 식물을 선택하는 거예요. 우리 집의 식물은 대부분 가정집에서 적당한 관심을 주면 알아서 스스로 쑥쑥 자라는 관엽식물들이 많아요. 

식물이 주는 기쁨을 이야기해보면, 우선 인테리어 측면에서 너무 예쁘고요. 종일 회사에서 컴퓨터 모니터만 뚫어져라 보고, 출퇴근길에 스마트폰만 보다가 집에 돌아와서 저를 반기는 초록빛을 보면 마음이 스르르 풀리며 따스해져요.


게다가 많은 관심을 주지 못했을 때도 건강하게 잘 자라는 모습을 보면 그 자체가 경이로워서 생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게 만들어요.  

식물을 기르는 취미 외에도 요가 수련을 꾸준히 하고 있어요. 코로나 이후 요가원에 가지 않으니 집은 제게 요가 수련을 하는 곳이 되었어요. 

요가뿐 아니라 코로나 때문에 집에서 다들 시간을 많이 보내시잖아요. 여러 측면에서 이전과 다른 변화를 받아들이고 감내해야 하는 시간이지만, 한편으로 집이라는 공간이 있음에 감사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어요. 출근하는 대신 집에서 일하고,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직접 밥을 해 먹기도 하고, 요가원에 가는 대신 집에서 나의 호흡을 돌보고, 밖에 나가는 대신 집에서 남편과 함께 이것저것 하며 놀았어요. 정말 그 어느 때보다 '집'이라는 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우리의 공간을 더욱더 깊게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무조건 티 하나 없이 정말 깔끔하고 아무런 살림이 보이지 않는 집을 꿈꿨던 적도 있었어요. 하지만 집이라는 공간을 가꾸는 일은 나를 더 사랑하는 일이더라고요. 무조건 예쁘고 불편하게 치장하는 것보다는 몸과 마음이 편한 곳으로 만들어 가게 되었어요. 


사람이 나이가 들며 여러 경험을 통해 둥글어지고 원숙해지는 것처럼 우리의 신혼집도 추억과 경험이 켜켜이 쌓이며 따스한 공간이 되고 있다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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