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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집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3층 빌라 리모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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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집 @wisdom_summer_ 님의 집들이입니다
· 인테리어 제보는 인스타그램 @todayhouse

"집 곳곳에 있는 옛집의 흔적을 조금씩 남겨둬서 새 집과는 다른 특색 있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지혜라고 합니다:)

회사에서는 상업공간 위주로 일을 했어요. 하지만 집 공사를 하고 난 뒤 주택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져서 현재는 주택 인테리어도 도전해 보려 합니다.

10개월 된 아이를 키우면서 일을 하는 워킹맘이라서 개인적인 시간은 거의 없지만 여유가 될 땐 집으로 사람들을 초대해서 술도 먹고 얘기도 하며 시간 보내는 걸 좋아해요. 주말엔 책도 보고 영화도 보고 잠도 자고. 그냥 집에서 남편과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참 좋아요.

이 집은 밖에서 보면 흔하게 볼 수 있는 오래된 빌라에요. 하지만 안에 들어가서 구조를 보고는 첫눈에 반했죠.

노부부가 살고 계셨기 때문에 인테리어나 분위기는 제 취향이 아니었지만 예쁜 공간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복층 구조로 되어 있어서 주방, 다이닝 공간과 침실 공간이 수직으로 분리되어 있는 점이 좋았고, 무엇보다 집 내부에서 옥상으로 올라갈 수 있어서 옥상을 프라이빗 하게 쓸 수 있다는 점이 제일 마음에 들었어요.

누구나 한번쯤은 꿈꿔봤을 옥탑방과 옥상을 가질 수 있는 집이라서 아주 매력적이었어요.

Plan

직업이 직업인지라 공간 별로 완성된 이미지를 스케치업으로 미리 구상해봤어요.

저는 과하게 꾸며지지 않은 편안하고 따뜻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는데요, 왜 갖고 있는 물건을 보면 그 사람의 취향을 알 수 있다고 하잖아요. 제게 있는 물건들을 보면 대부분 심플하고 내추럴한 것들이 많아서 그런지 리모델링 계획한 이미지를 봐도 전체적으로 편안한 톤의 공간이 나왔어요.

현관

먼저 현관부터 소개할게요.

요즘 아파트들은 현관이 크잖아요. 하지만 오래된 빌라들은 대부분 현관이 작고 전실 개념의 공간이 없어서 공간 분리가 안되더라고요.

이 집도 예전 집은 문을 열자마자 좁은 현관이 나오고 바로 앞엔 높은 신발장이 있어서 공간이 아주 답답한 느낌이었어죠. 집에 들어올 때면 문을 열고 처음 보이는 곳인데 이 공간이 답답하면 안 될 것 같았어요.

보일러가 깔려있어서 바닥 턱을 아예 없애진 못 하고 심리적으로 넓은 전실을 가질 수 있게 중문을 4짝으로 설치했어요.

문을 어느 쪽으로도 열수 있어서 문을 닫으면 전실이 되고,

문을 열어두면 다이닝 공간이 조금 더 넓어져요.

1층은 생활공간으로 생각하지 않고 완전히 분리된 다이닝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음식을 먹을 땐 레스토랑이 되고, 커피를 마실 땐 카페가 되고, 술을 마실 땐 선술집이 되는 그런 공간이 되었으면 했어요.

테이블 역시 사각이 아닌 둥근 테이블이라서 사람들이 많이 와도 옹기종기 모여 앉으면 12명까지도 앉을 수 있어서 홈파티 열기에 딱 좋아요.

테이블 펜던트만 키면 분위기가 좋아서 음악 선곡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의 공간으로 변신해요:)

주방

기존 주방은 일자로만 되어 있어서 작업대 공간이 아예 없었어요.

ㄱ자로 아일랜드를 만들고 이 공간을 작업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어요.

그리고 요즘은 냉장고가 다 깊게 나오잖아요. 그래서 주방 인테리어를 할 때면 냉장고가 툭 튀어 나오는 게 항상 보기 싫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전 깊이가 얕은 냉장고를 찾았죠. 이건 모듈 냉장고라서 손잡이 방향도 바꿀 수 있고 나중에 김치냉장고를 추가하더라도 똑같은 디자인으로 배치 할 수 있어서 마음에 들어요.

디자인이 예쁘고 깊이가 깊지 않아서 음식도 쉽게 찾을 수 있고요. 투 도어 냉장고보다 용량은 작지만 먹을만큼만 음식을 사놓게 돼서 전 더 좋은 것 같아요.

싱크대 맞은편에는 아기 젖병 소독기나 커피포트 등 선반에 올려놓고 써야 하는 주방제품들을 놓을 공간이 필요해서 철제 수납장을 2단으로 쌓아서 높이를 높였어요.

수납도 꽤 되는 편이고 높이도 딱 맞아서 아주 만족해요.

그리고 주방은 상판 인조대리석과 이어지는 싱크대 뒤 턱을 조금 높게 디자인 했어요.

아무래도 타일은 메지에 때가 끼기도 하니까 음식물이나 물이 많이 튀는 높이까지는 인조대리석을 높여두는 게 관리가 쉬울 것 같았거든요. 디자인적으로도 익숙하게 보이는 비율이 아니라 다른 싱크대들과 조금 다른 느낌이 나는 게 좋아요.

주방이나 베란다로 가는 샷시는 오래 전에 만들어진 거라 나무로 만들어진 문틀과 옛날 특유의 샷시 유리가 너무 좋았어요. 요즘 집에서는 보기 어려운 정교한 디테일도 마음에 들었고요. 그래서 창문과 문은 화이트 컬러로 도장만 했어요.

그리고 이 부분은 샷시를 빼면 남는 면적이 적어서 도배를 하기가 애매하더라고요. 주방은 습기도 있고 오염가능성도 있어서 벽지를 새로 하는 것 보다는 타일이 관리하기 더 편할 것 같아서 타일로 마감했어요.

계단

주방의 샷시처럼 세월이 느껴지는 이 나무계단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어요.

집 곳곳에 있는 옛집의 흔적을 조금씩 남겨둬서 새 집과는 다른 특색 있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신축으로 집을 짓는 게 아니기 때문에 오래된 것들을 살려서 디자인 하는 게 이 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거실

아파트 같은 경우는 거실이 TV 놓는 자리, 소파 놓는 자리가 정해져 있잖아요. 그래서 처음 이 집을 봤을 때 TV를 어디에 두고 소파를 어디에 놓아야 할 지 고민이 됐어요. 아파트 구조에 익숙해진거죠. ㅎㅎ

깊이가 깊은 거실이라 벽에 소파를 두고 TV를 놓으면 서로 거리가 너무 멀기도 했고 배치도 애매했어요. 그래서 거실에 책상까지 놓고 작업실 겸 거실로 쓰는 걸로 계획했어요.

TV를 둘 벽 쪽은 TV장을 들이기엔 벽 길이가 짧아서 스탠드 TV를 샀는데 디자인도 예쁘고 딱딱한 TV 느낌이 아니라 마음에 들어요.

침실

침실은 잠만 자는 공간이기 때문에 따뜻한 컬러의 조명만 채우기로 했어요. 조명 기구도 방 전체를 비춰주는 환한 전반 확산 조명은 없고 국부조명과 펜던트만 설치했어요.

침대 위로 낮게 펜던트를 배치했는데 펜던트만 켜 놓으면 아늑한 느낌이 들어서 잠들기 전 책을 읽거나 휴식을 취할 때 정말 좋아요.

호텔에서 잘 때면 항상 안방이 호텔 같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침구도 호텔침구로 해 놓으니 잘 때 꼭 호텔에 와있는 느낌이 들어요.

사진으로 안방을 보신 분들이 카페트냐고 물어보시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바닥은 장판이랍니다~!

인테리어 할 때 제가 만삭이었거든요. 아이가 태어나면 주로 방에서 생활 할 것 같아서 장판으로 결정했어요. 제가 관리하기도 쉽고, 아이가 기어다니기에도 장판이 편하니까요.

기능적으로 필요해서 결정은 했지만 딱 봐도 장판처럼 보이는 흔한 패턴은 하고 싶지 않아서 최대한 장판 같아 보이지 않는 패턴을 찾아 시공했어요.

욕실

욕실 가운데 칸막이를 설치해서 거실에서 들어가는 문 하나, 안방에서 들어가는 문 하나 이렇게 문을 2곳으로 나눠서 사용하고 계셨더라고요.

우리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을 생각했을 땐 굳이 문을 두 개로 나누지 않아도 불편함이 없을 겉 같아서 칸막이도 없애고 문도 하나만 쓰기로 했어요.

덕분에 안방공간도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됐고 욕실이 넓어져서 아이 씻길 때도 좋아요.

여기는 원래 문이 있던 자리인데 문을 없애고 그 자리에 이렇게 매입선반을 만들어 수납공간으로 만들었어요.

화장실 문 앞

화장실 앞에 보일러 분배기가 노출되어 있어서 이걸 가리는 용도로 깊이가 얕은 가구를 찾아봤는데 아무리 찾아도 딱 맞는 사이즈, 딱 맞는 기능의 가구가 없더라고요.

결국 제가 직접 콘솔을 디자인해서 제작을 했어요. 원하는대로 맞춤제작 해서 그런지 가장 만족스러운 가구에요.

보일러밸브를 가리는 건 물론이고 수건을 비롯한 욕실용품 수납도 가능하고 간이 화장대로도 사용 중이에요. 위쪽으로 거울을 달고 소품을 두었더니 인테리어 효과도 있어서 아주 만족해요:)

잠깐! 수납은?

그리고 화장실 옆으로 깊이가 깊은 방이 하나 있는데요. 이 방을 드레스룸 및 수납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방 하나를 아예 포기하고 옷장과 수납장으로만 구성해서 보기 싫은 물건들은 다 그 곳에 넣어두니 나머지 공간에 물건을 많이 꺼내지 않고 깔끔하게 지낼 수 있게 됐어요.

그리고 이 집은 계단 밑 공간을 활용한 작은 창고가 있어서 여행가방이나 큰 물건들은 모두 그 곳에 보관하고 있어요.

옥상

옥상이 있다보니 따로 외출하지 않아도 집에서 모든 걸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특히나 아이가 있어서 외출이 쉽지 않은데 이런 공간이 있으니 정말 감사하죠.

남편과 아기와 올라와서 같이 햇빛을 쬐기도 하고, 마음이 답답할 땐 해먹에 누워서 음악도 듣고 책도 읽어요. 커피 한 잔 만들어서 올라오면 루프탑 카페가 되기도 하고요^^

사람들을 초대해서 파티 할 때에도 이 공간은 너무 유용해요. 1층 다이닝 공간에서 1차를 하고 옥상으로 2차를 오면... 여느 술집 부럽지 않답니다. ㅎㅎ

여름이 오면 풀장을 만들어서 아기 물놀이도 하게 해주고 시간적 여유가 좀 더 생기면 야채나 식물들도 심어서 길러보고 싶어요.

무의미하게 있어도 괜찮은 유일한 곳

집이라는 곳은 무의미하게, 목적 없이 그냥 그 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로 우리를 치유해 주는 공간인 것 같아요.
항상 목적을 가지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서 앞으로 달려가는 하루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따듯한 엄마품처럼 나를 편안하게 안아주는 그런 곳이 집이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뭐라고 하지 않고. 오히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가장 편안한 곳은 집밖에 없는 것 같아요.

내가 좋아하는 물건으로 가득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있는, 다시 내일을 준비 할 수 있는 힘을 주는, 그런 행복한 공간인 우리집:)

저 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에게 집이 그런 의미가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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