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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집

분리되어 있던 주방에 창문을 내다, 18년 된 아파트 주방 리모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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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집 @empty0100 님의 집들이입니다
· 인테리어 제보는 인스타그램 @todayhouse

"창밖의 평화로운 전원 풍경을 감상하며 뻐꾸기와 소쩍새 울음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내가 집에 있는 건지 콘도에 놀러 와 있는 건지 헷갈릴 정도예요"

어릴 적부터 쭉 마당 딸린 주택이나 빌라에서만 살아왔던 저는 아파트에 대한 거부감이 심했습니다. 아파트는 어쩐지 답답할 거 같고, 사생활 보호도 안 될 거 같고, 이웃들의 인심도 각박할 거 같다는 편견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저의 그런 편견들을 모조리 무너뜨린 아파트였어요.

창밖의 평화로운 전원 풍경을 감상하며 뻐꾸기와 소쩍새 울음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내가 집에 있는 건지 콘도에 놀러 와 있는 건지 헷갈릴 정도예요. 이런 환경의 아파트를 어디서 또 만날 수 있을까요:)

그래도 아파트는 아파트

2001년에 지어진 이 아파트는 한국 아파트의 전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신축과는 달리 알파룸이나 파우더룸, 드레스룸이 없는 아주 정직한 구조이지요. 베란다가 있는 집에 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큰방을 제외하고는 모두 확장되어 있었습니다.

반셀프에 도전하다

인테리어를 반 셀프로 진행하게 된 계기는 위의 사진 한 장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전셋집에 들어가기 전에 동네 인테리어 업체에 간단한 인테리어를 맡긴 경험이 있습니다. 다른 요구 사항은 없었고 깔끔하게 모두 흰색으로 통일해 달라는 딱 한 가지 부탁만 했었는데, 결과가 위 사진과 같았습니다(믿기 힘들지만 모두 흰색이라고 합니다).

실망할 수밖에 없는 결과에 집을 사거든 스스로 공부하고 인테리어를 진행하자고 결심하게 되었죠.

직접 인테리어를 진행하겠다 마음을 먹은 뒤로는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많이 생각했습니다. 반셀프 인테리어는 디자인부터 감리, 결과에 대한 책임까지 본인이 지는 것이기 때문에 자재 선택은 물론이고 타일의 시작점, 마루 방향, 조명과 콘센트 위치 하나하나까지 직접 선택해야 합니다.

시공 업체 후기가 아니라 소비자 후기를 보고 시공 업체를 선정하고, 검증된 시공 업체 스케줄에 맞추다 보니 공사 기간만 석 달이 걸렸네요. 하지만 직접 발로 뛰며 탄생한 집이라 더욱 애착이 갑니다.

결과가 만족스러운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고요.

전실

Before

구입한 집은 창밖의 풍경이 매우 아름답고 공기마저 달콤한 곳이지만 불행하게도 집에 붙어있는 모든 것이 낡은 곳이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모두 교체를 하고 싶었지만 예산은 정해져 있고, 때문에 결단력이 필요했습니다. 쓸 수 있는 것은 어떻게든 활용하여 예산을 아껴야 했죠. 결국 붙박이장은 교체하지 않고 필름 작업만 했습니다.

필름 작업은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드라마틱한 시공입니다. 낡은 장을 새것으로 만들어 주지요.

After

공간감을 주고자 벽과 붙박이장과 중문과 천장의 색은 똑같은 흰색으로 통일시켰습니다. 붙박이장은 원래 있던 그대로 쓰면서 필름 시공만 한 것인데 새것처럼 보여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혹시 모를 오염(눈, 비, 흙 등의)으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워지려고 바닥 타일은 낮은 채도의 테라조 타일을 깔았고 마찬가지로 공간감을 주기 위해 현관문과 바닥 색을 같은 톤으로 맞추었습니다.

전실이란 공간이 내 뜻대로 깨끗하고 깔끔할 수만은 없다는 것을 알기에, 차라리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인 '집에 왔다'라는 따뜻함을 주고 싶었습니다.

문 옆에는 밖에서 입었던 외출복을 걸어 놓을 수 있게 나무 행거를 달았고, 자주 신는 신발을 놓는 신발장도 하나 두었습니다.

작은 마당 같은 느낌의 전실을 원했습니다. 분갈이도 하고 가끔 앉아 멍 때리기도 하고 부지런히 물을 주기도 하면서 말이죠.

거실 입구와 공용 욕실

Before

필름 시공이 되어있던 붙박이장은 덧발린 페인트가 벗겨지고 문이 틀어져 있는 상태라 재활용을 할 수 없었습니다. 너무 커서 답답해 보이기도 했고요. 결국 철거하고 새로운 장을 짜 넣었습니다.

After

새로 짜 넣은 장은 높이를 낮춰 개방감을 주었습니다. 목욕 후의 동선도 생각하여 수건과 화장품, 잠옷 등을 넣을 수 있는 사이즈로 만들었습니다.

Before

입주 후 한 번도 리모델링을 하지 않은 욕실이라 상태가 많이 안 좋았어요. 이 아파트는 다른 공간에 비해 유독 욕실 크기가 작아서 제약이 많았습니다.

After

좁은 공간 때문에 젠다이도, 수납장도 달지 않았어요. 넓어 보이게 하기 위해 바닥과 욕조 타일을 연결했고 타일과 수전의 색도 최대한 심플한 걸로 선택했습니다.

작은방

Before

원래 전창이었던 창을 전 집주인이 반창으로 줄인 뒤, 붙박이장 책상을 설치해 놓은 모습입니다.

After

반창을 다시 전창으로 복구하면서 샷시를 교체하고 확장된 벽 단열도 다시 했습니다.

이 방은 통풍이 잘 되고, 정남향이라 식물이 정말 잘 자랍니다.

서로 경쟁하듯 쑥쑥 자라는 식물들. 작은 정글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 방에 오면 고양이도 정글짐의 바기라가 된답니다. 가만히 누워 하늘을 보며,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천국에 온 것만 같답니다.

이 방에는 작은 벽장이 하나 딸려 있었는데요.

문턱을 없애 마루를 연결해 깔고 방과 같은 도배지를 바르고 조명을 설치했더니 근사한 공간으로 재탄생 했습니다.

거실

Before

거실 마루는 창가를 따라 훼손이 심했습니다. 샷시 유리엔 습기가 차 있었고요.

취향에 맞지 않는 아트 월도 문제였어요.

After

아트월을 철거하고, 천장의 몰딩을 모두 없애서 낮은 천장을 보완했습니다. 샷시를 교체하면서 확장부 단열도 다시 했고 큰방 베란다로 터닝 도어도 새로 달았습니다.

TV를 잘 보지 않기 때문에 거실에 TV와 소파를 놓지 않았습니다.

테이블에서 밥도 먹고 일도 하고, 바렐에서 스트레칭도 하고, 러그 위에서 고양이랑 놀기도 하고, 남는 공간에선 홈트레이닝도 하며 알차게 쓰고 있는 거실입니다.

흰 벽은 때때로 영화관으로도 변신합니다.

테이블이 좋은 점은 테이블보 하나로도 집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이에요.

천장의 조명은 고스트우드와 알전구를 조합해서 만든 것입니다.

느긋하게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행잉 체어도 달았어요.

또 창가를 따라 타일 단을 설치해서 비가 들이쳐도 마루가 썩지 않습니다. 타일 단은 물매를 줘서 화분의 물이 흘러넘쳐도 마루 쪽으로 흐르지 않게 만들었어요.

사실 이런 시공을 본 적도 없고 저도 처음 해보는 거라 고민이 많았는데, 정말 만족하고 있어요.

큰방과 큰방 욕실

Before

제일 큰방인데 존재감이 너무 큰 붙박이장이 있어서 전체적으로 답답해 보였어요.

역시나 작은 욕실이고, 문까지 욕실 방향으로 열리는 형태라 불편했고요.

After

그래서 욕실 문을 슬라이딩 도어로 교체했습니다.

사실 이 방은 미완성 방이에요.

직접 제작한 가구들로 채우는 게 목표인데 취미로 하는 목공이라 언제 채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큰방 욕실은 건식으로 쓰고 있어요. 워낙에 작은 욕실이라 딱 필요한 것만 두고 쓰고 있답니다.

주방 베란다와 주방

Before

북향에 위치한 주방 베란다는 곰팜이가 피고 우중충했어요.

After

결로를 막아주는 페인트를 칠하고, 화이트 수납장에 화이트 타일 그리고 가전까지 화이트로 맞춰서 최대한 화사하게 만들었어요.Before

주방 역시 북향에 위치하고 있어서 전체적으로 많이 어두웠어요. 게다가 거실과 분리되어 있어 답답하기도 했고요.

Before

주방 역시 북향에 위치하고 있어서 전체적으로 많이 어두웠어요. 게다가 거실과 분리되어 있어 답답하기도 했고요.

이렇게 묵직한 나무 여닫이문으로 완전히 분리되어 있던 주방. 냄새 차단에는 효과가 있지만 어둡고 꽉 막힌 주방은 늘 들어가기 싫은 곳이죠.

그래서 창문을 내기로 결정했어요. 목수님께 오크 집성목 원장을 드리면서 창틀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어요.

목수님이 유리까지 끼워서 예쁘게 만들어주신 창틀을 제가 직접 마감했습니다.

샌딩하고 오일 바르고 말리고, 다시 샌딩하고 오일 바르고 말리고... 거의 일주일에 걸쳐 공을 들여 완성한 창틀이에요. 마루와 색을 맞추고 싶었는데 거의 흡사하게 나왔죠?

싱크대는 원래 원목으로 하고 싶었지만 예산이 부족해서 할 수 없었어요.

대신 도장 도어를 하기로 하고 원하는 디자인과 색감을 스케치업으로 그려 싱크대 업체에 가지고 갔어요.

After

실측에서 식기세척기 위치가 바뀐 거 외엔 거의 비슷하게 나왔답니다. 공을 들인 만큼 정말 마음에 들어요.

직접 제작한 화이트 오크 아일랜드 장으로 원목 싱크대의 아쉬움을 달랬답니다.

재활용 분리수거함으로도 쓰고, 조리대로도 쓰고, 잡동사니 수납으로도 쓰고 있는 유용한 아일랜드 장이에요. 모든 재활용품은 세척해서 말린 뒤 넣고 있어요.

설거지나 요리를 할 때 창문을 통해 밖을 볼 수 있어서 너무나 좋아요.

이 외에 북향 쪽으로 방이 하나 더 있는데, 드레스룸과 미니 작업실로 쓰고 있어요. 개인적인 물건들이 지저분하게 널려있는 곳이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상으로 오래된 아파트 환골탈태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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