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함께 보낼 가구로 원룸을 채우는 일

조회수 2018. 6. 27.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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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평대 / 원룸&오피스텔 / 내추럴 스타일

"물건을 많이 버려보니 버리지 않고 제 옆에 두고 함께 세월을 보낼 수 있는 원목에 자연스레 관심이 갔어요.


물론 좋은 원목일수록 가격대가 나가다보니 제품을 고르는데 더 신중해지기도 했고요. 가격비교는 물론이고 디자인도 꼼꼼히 따져보고 리뷰도 하나하나 다 읽어봤어요."


by 오늘의집@힘줄이

안녕하세요. 강아지 뽀리와 함께 살고있는 30대 직장인입니다. 원래는 여행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올해 세계일주를 떠날 계획이었는데 뽀리 옆에 있어야 해서 잠시 미뤄두고,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새로운 일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미술관에서 카페 및 아트샵 운영업무를 하고 있고, 취미로 작업실을 얻어서 그림모임을 운영하며 재미난 것들을 기획하며 여가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이번에 원룸으로 이사를 하게 됐는데요.
서양화를 전공하고 설치작품을 해서인지 공간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이에요. 그리고 미술관에서 일을 하다보니 라이프 공간에 더 관심을 갖게 됐어요. 특히 카페에서 일을 하면서 대중들의 취향이나 트렌드에 보다 민감해진 것 같아요.

그런데 막상 제 공간을 만들려고 하니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이사준비 하면서 하루에 2시간씩 덜 자면서 서치하고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그랬답니다. (이사준비 하면서 4kg나 빠지기도 했어요!)
포스트잇으로 가구배치를!
이번에 준비하면서 찾은 나름의 꿀팁이 있는데요. 바로 포스트잇이에요.

친한 동생도 저랑 비슷한 시기에 이사를 했는데 그 친구는 프로그램을 돌려서 실제 이미지에 가깝게 계획을 잡더라고요. 저는 그렇게까지는 못 했고, 사무실을 둘러보니 포스트잇이 눈에 띄길래 대략 비율을 맞춰서 자른 뒤 이리저리 배치를 해봤는데 생각보다 도움이 많이 됐어요.

쉽게 여러 배치를 해 볼 수 있어서 이 방법으로 3일 정도 연구했어요.
출처: 사진 속 가구소품 정보
맥시멀 했던 옛날 집
전에 살던 집은 다양한 색과 변화들로 공간을 꾸몄어요. 그 땐 그게 제 개성이라고 생각했어요. 화려하고 신기한 것들로 가득했죠. 게다가 물건을 잘 버리지 못 하고 쌓아두는 습관까지 있어서.. 맥시멀 그 자체인 집이었죠.
출처: 사진 속 가구소품 정보
그렇게 4년 정도 지냈는데 현란한 색색의 물건들이 쌓여가는 걸 보는데 어느 순간 숨이 턱 하고 막히더라고요.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이사를 결심했고, 이 많은 짐과 색들을 다 가져갈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게 무엇일까 고민하게 됐어요.
출처: 사진 속 가구소품 정보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라이프 스타일에 포커스를 맞추고, 집을 알아볼 때도 그런 공간을 찾기 위해 노력했더니 지금의 집을 만나게 됐어요.
출처: 사진 속 가구소품 정보
한창 이사 중일 때 찍은 사진이라 정신 없지만 이전 집이랑 딱 다른 느낌인 게 보이지 않나요?
출처: 사진 속 가구소품 정보
어느 정도 정리를 마치고 찍은 사진이에요. 일명 '내추럴 미니멀'! (제가 지은 컨셉이에요. ㅎㅎ)
출처: 사진 속 가구소품 정보
최대한 간단하게 채우고 싶었으나 저라는 사람이 가진 욕심은 어쩔 수 없나봐요. 처음엔 최소한의 것만 두려고 했는데 미니멀 하게 산다고 해서 아무것도 없이, 정말 잠만 자기 위한 공간으로 만들자니 좀 슬펐어요. 편히 쉴 공간도, 식사 겸 집에 놀러온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다이닝 공간도 갖고 싶었죠.

그리고 공간을 구성할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게 잠을 잘 때 현관문이나 주방이 보이는 걸 원치 않아서 배치를 하다보니 각 공간이 제 역할이 있는 재미난 구조가 된 것 같아요.
출처: 사진 속 가구소품 정보
이 오피스텔은 15년 가까이 된 곳이라 바닥, 붙박이장, 심지어 어에컨도 우드색으로 되어 있어서 스타일링에 살짝 제약이 있었어요. 다행히 처음 계획한 컨셉이 내추럴/우드라 매칭이 잘 된 것 같아요.
출처: 사진 속 가구소품 정보
그래서 가구/소품을 고를 때 '원목'을 가장 중요하게 골랐어요. 물건을 많이 버려보니 버리지 않고 제 옆에서 함께 세월을 보낼 수 있는 원목에 자연스레 관심이 가더라고요. 하지만.. 좋은 원목일수록 가격대가 나가다보니 제품을 고르는데 더 신중해졌어요. 가격비교는 물론이고 디자인도 꼼꼼히 따져보고 리뷰도 하나하나 다 읽어봤어요.

그리고 제가 지불할 수 있는 선에서 적정 가격대의 원목제품을 골랐는데 실제로 보니 원목 특유의 향, 색, 질감이 너무 좋더라고요. 고심해서 고르니 이전과 다른 애착도 생겼어요.
출처: 사진 속 가구소품 정보
창가엔 제가 만들고 싶었던 다이닝 공간이 있어요. 이사한 지 두 달 정도 되었는데 이 테이블을 사고 친구들을 더 많이 초대했어요.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도 이 곳으로 초대하고,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하는 시간이 는 것 같아요. 이 테이블 공간이 삶의 연결고리가 되어 주고 있는데요,

실은 이 테이블을 구매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는데요. 일단 1인가구인데 왜 4인용 테이블이 필요하냐고 주변에서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엄청 들었어요. 몇 번이나 이 테이블을 얼마나 쓰겠냐며 낭비라는 소리까지 들었어요.(ㅠㅠ) 심지어 공간도 없는 원룸에! 그런데 그리 말하던 친구들을 초대해서 이 테이블을 경험하게 했더니 다들 탐을 내더라고요. 헤헤.
출처: 사진 속 가구소품 정보
친구들과 이 곳에서 차 한 잔, 술 한 잔 하며 대화를 나누는데요. 나의 공간에서 내가 선택한 제품들로 손님들을 맞이하는 재미가 있어요. 밖에서 만나는 것 보다 집에서 뽀리와 함께 사람들과 이런저런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 집이라는 공간이 핫플레이스가 된 느낌적인 느낌이에요. :)
출처: 사진 속 가구소품 정보
집 계약할 때 제일 마음에 안 든 부분이 저기 발로 가려진 문이었어요. 보일러실 문인데 눈에 너무 거슬렸죠.

천으로 가릴까 그림으로 가릴까 고민하던 차에 운명처럼 직장 근처 편집샵에서 이 발을 발견하고 바로 구매했어요. 노끈으로 되어 있어 무겁지도 않고 우리집 컨셉인 내추럴함도 물씬 느껴졌죠. 게다가 50%할인까지 하니.. 이런 걸 보고 바로 득템이라고 하는 거겠죠?!
출처: 사진 속 가구소품 정보
이쪽은 잠깐의 휴식을 위해 만든 장소에요. 침대에 누워있으면 한없이 퍼지니까 리클라이너 소파를 장만했는데 뽀리가 여길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출처: 사진 속 가구소품 정보
마치 자기 침대인양 좋아해서 더 이상 제 공간이 아니게 됐어요. 여기에선 퇴근 후 잠시 뽀리랑 놀아주는 정도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출처: 사진 속 가구소품 정보
운명적인 10년지기 나의 뽀리.
뽀리와 함께 한지도 벌써 10년 가까이 됐네요. 사람을 엄청 좋아하는 아이인데 2번이나 가출을 하는 바람에.. 다행히 두 번 다 운명적으로 찾긴 찾았지만 그 때를 떠올리면 늘 아찔해요.

사실 뽀리랑 둘이 살다보니 대부분 뽀리 혼자 집에 있어요. 저보다 많은 시간을 집에서 보내는 거죠. 그래서 이번에 인테리어 할 때 이 점을 특히 신경썼어요.
출처: 사진 속 가구소품 정보
출처: 사진 속 가구소품 정보
테이블, 소파, 침대 등 어디든 뽀리가 올라갈 수 있는 높이로 맞추고 침대계단도 둬서 쉽게 침대로 올라올 수 있게 했어요.

그리고 뽀리의 공놀이 공간을 위해 현관과 방까지 길이가 길도록 구조를 신경 쓰는 등. (뽀리가 뛸 때 진짜 귀엽거든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서 항상 미안한 마음이라 이렇게라도 신경을 쓰고 싶었어요.
출처: 사진 속 가구소품 정보
침실과 주방의 구분을 위해 수납장을 구매했어요. 침대 옆 사이드 테이블도 필요했는데 공간도 나오지 않고 해서 이 수납장이 사이드 테이블 역할까지 하고 있어요.
출처: 사진 속 가구소품 정보
카페 일을 하고 있다보니 차음료나 컵 같은 용품이 싱크대 상하부장에 가득해요. 주방물품이 나와있는 게 보기싫어서 다 넣어뒀더니 수납공간이 부족했는데 새로 산 수납장 덕분에 해결됐어요.
출처: 사진 속 가구소품 정보
이번에 집을 꾸미면서 최대한 자연에 가까운 소재를 택하며 인위적인 꾸밈은 최소화 하고자 했어요. 자연스레 식물도 집에 많아졌고요. 누군가에겐 다소 심심하고 너무 차분한 공간 같을지 몰라도 저는 식물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며 저도 함께 성장하는 기분이 들어요.
출처: 사진 속 가구소품 정보
실패 끝에 깨달은 가드닝 팁
그러고 보니 이 집엔 동물도 있고 식물도 있네요. (웃음) 식물은 처음에 진짜 많이 죽여서 마음이 아팠어요. 작년 이맘때 처음으로 대형식물인 극락조와 알로카시아를 키우기 시작했어요. 큰 식물이라 그런지 다른 것에 비해서 오래 키웠는데 알로카시아는 여름에 물을 너무 많이 주는 바람에 무름병에 걸려서 죽고 극락조만 살아남았어요.

이후로도 여러 식물을 키우며 중요한 걸 깨달았어요. 품종마다 키우는 방식이 다르다는 거죠! 물을 적게 줘야 하는 식물이 있는 가하면 햇빛을 너무 받으면 안 되는 식물이 있죠. 그래서 그 식물에 대해 정보를 아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고, 정해진 방식은 물론이고 그때 그때 식물의 컨디션을 보면서 물관리를 해주면 죽는 일이 거의 없어요!
출처: 사진 속 가구소품 정보
제일 중요한 건 식물도 자기가 어떤 애정을 받고 있는지 다 느끼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관찰하면서 보살펴야 한다는 거에요.
출처: 사진 속 가구소품 정보
식물입문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식물은 이 사진엔 안 보이지만 떡갈나무에요! 떡갈나무는 음지에서도 잘 자라는 편이고 잎모양도 예뻐서 인테리어 효과도 좋아요.
출처: 사진 속 가구소품 정보
더불어 무늬월계수나무랑 박쥐란도 생각보다 잘 자라고 관리가 쉬워서 추천하고 싶어요. 특히 얘네는 물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바로바로 보내요. 잎이 축 쳐저서는 '저 배고파요' 이래요.ㅎㅎ 그리고 연두색으로 나는 새 잎이 어찌나 귀여운지, 키우는 즐거움이 쏠쏠한 아이들이에요. (대신 빛이 잘 드는 집에 추천하니 우리집 채광을 잘 확인해보세요.)
출처: 사진 속 가구소품 정보
그냥 기분이 좋아지는 곳.
어차피 1년 살 공간인데 뭐하러 돈을 들일까, 저 역시 이사하면서 수없이 든 생각이에요. 아깝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 같아요. 하지만 뭔가 재미를 얻거나 행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카페, 미술관 등을 가잖아요. 그런데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내 공간에서 힐링을 얻을 순 없을까? 하며 마음을 고쳐먹었어요.

한 단계 발전시켜서 집이라는 공간에 내 철학을 반영하는 쪽으로 접근하니 작은 투자로도 일상이 행복해지더라고요. 물론.. 카드값을 보면 눈물이 앞을 가릴때도 있지만.. (하하) 아침에 눈 뜨고 퇴근 후 집에 오면 그냥 기분이 좋아요.

언젠가 또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겠지만 어디에서나 '행복하게 살 것'이란 제 철학에 맞춰서 살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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