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납 국세액도 승계될까? 재산보다 채무가 클 때도 상속을 해야 할까?
최근 부친상을 당한 Y씨는 아버지의 재산을 상속받게 되었습니다. 상속받을 재산은 약 1억 원 상당의 부동산이었습니다. 하지만, Y씨는 아버지가 생전에 국세, 지방세 등 1억 5,000만 원이 넘는 세금 체납액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요.
이렇게 아버지가 체납한 세금, 혹시 자녀에게 승계가 되는 걸까요?
상속이 개시되면 부모님의 재산상 모든 권리와 의무는 상속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모두 상속인이 물려받게 됩니다. 상속을 받는다는 것은 채권은 물론 채무도 물려받는 것인 만큼 국가에 대한 채무인 세금체납도 상속의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Y씨처럼 상속받는 재산보다 갚아야 할 부채가 더 많은데도 상속은 꼭 받아야만 할까요?
Y씨와 같이 상속을 받더라도 채무가 많은 경우, 상속인이 본인의 재산으로 채무를 갚아야 하므로 상속자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보호하는 제도가 있는데요. 바로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제도입니다. 어떤 방법인지 누리우리가 알려드립니다.
상속포기
부채가 상속재산보다 많은 경우에 상속자는 부모의 빚을 떠안는 것이나 마찬가지겠죠? 그래서 민법에서는 상속포기제도를 두어 상속인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상속을 포기하고 싶다면 상속개시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가정법원에 상속포기 신고를 하면 됩니다.
이때 상속을 포기하면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됩니다. 즉, 피상속인의 재산상의 모든 권리와 의무는 상속을 포기한 자에게는 승계되지 않는 거예요. 이 경우 나중에 모르는 재산이 발견 되도 권리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
공동상속의 경우 각 상속인은 단독으로 상속을 포기할 수 있는 데, 포기한 상속분은 다른 상속인의 상속분의 비율로 그 상속인에게 귀속됩니다.
한정승인
상속재산으로 자산이 많은지 부채가 많은지 불분명한 때에는 상속으로 인하여 취득할 재산의 한도 내에서 피상속인의 채무를 변제할 것을 조건으로 상속을 승인하는 ‘한정승인’이 있습니다.
한정승인을 하게 되면 상속재산보다 부채가 많다 하더라도 상속인 본인의 고유재산을 처분하면서까지 피상속인의 채무를 변제하지 않아도 되는 거예요. 상속인은 상속재산으로만 피상속인이 지던 채무에 대해 책임을 지게 되니까 상속으로 인한 예상치 못한 피해를 방지할 수 있겠죠?
상속포기와 마찬가지로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상속재산의 목록을 첨부하여 상속개시자의 가정법원에 한정승인 신고를 하셔야 합니다.
다만, 상속인에게 중대한 과실이 없이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사실을 상속개시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이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습니다.
상속인이 여러 명일 때도 한정승인을 할 수 있습니다. 각 상속인이 상속분에 따라 취득할 재산의 한도에서 피상속인의 채무를 변제할 것을 조건으로 말이죠. 공동 상속을 받더라도 상속인 각자가 한정승인을 할지 상속포기를 할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상속에 대해 공부가 좀 되셨나요? Y씨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지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Y씨는 상속을 포기할 수도 한정승인 상속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Y씨가 돌아가신 아버지의 재산을 한정승인으로 상속받을 경우, 상속재산인 부동산의 가치가 1억 원이므로 아버지의 체납액 1억 5,000만 원 중 1억 원은 세무서 등에 반드시 내야 하죠.
한정승인 대신 상속포기를 한다면 후순위 상속인이 예기치 못하게 상속채무를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즉 내가 상속포기를 하면 다음 순위 상속자에게 상속이 승계된다는 것이죠. 이런 경우는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해야만 채무의 차순위 승계를 막을 수 있다는 것도 알아 두시면 좋겠네요.
이렇듯 상속 한정승인은 선친이 남긴 빚을 자녀들이 억울하게 떠안게 되는, 빚의 대물림을 막기 위해 법적으로 보장된 내용입니다.
상속재산 범위 내에서 채무는 변제하되 상속을 받는 한정승인이 혹시나 발생할 지도 모르는 후순위 상속자와 채권자(Y씨의 경우 세금)에 대한 피해를 그나마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