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와 새가 훔쳐 먹은 것을 세금으로 징수? 작서모세(雀鼠耗稅)

조회수 2018. 6. 27. 14: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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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당(唐)나라가 멸망한 907년부터 979년까지 약 70년에 걸쳐 흥망한 나라와 시대를 5대 10국이라고 합니다. 짧은 기간 동안 여러 나라가 흥망을 한 만큼 중국 역사에서 가장 혼란스러운 시대로 꼽히는데요, 이 시기 왕조 후당의 재무를 담당했던 공겸이 시행한 작서모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후당은 5대 시기의 왕조 중 하나로 923년에 이존욱(李存勖, 885~926)이 후량을 멸망시키고 후당을 건국했습니다. 후당을 세운 이존욱은 전쟁에 대해서는 정말 누구보다 뛰어난 장수였지만 나라를 다스리는 데는 미숙했기에 공겸(孔謙)이라는 자를 등용해 당시 재무를 담당하도록 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피폐해진 국고를 채우기 위해 공겸은 국력은 돈이 많아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워 악착같이 백성들에게 돈을 거두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지독하게 세금을 거두었는지, 굶주린 백성들의 신음 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왔으나 점점 채워지는 국고로 인해 이존욱은 공겸을 칭찬하고 더욱 신임하였다고 합니다.



 그 중 작서모세(雀鼠耗稅)는 모든 사람들을 경악하게 하였는데요, 세금으로 거둔 곡물이나 옷감을 나라 창고에 보관 중 쥐와 새가 훔쳐먹는 분량을 계산해 그에 해당하는 양을 다시 백성들에게서 거둬들이는 악랄한 세금이었습니다. 쥐와 새가 먹는 양이 얼마나 되었으며, 그 양을 정확히 계산이나 할 수 있었을까요?


그 밖에 길거리를 지나가는 백성을 대상으로 골목세를, 농가에서 사용하는 소금에는 식염세를, 농주를 빚는 데 쓰는 누룩에 누룩세 등등 다양한 세목을 정해 마구 거둬들였습니다. 

 공겸의 횡포가 날로 심해지자 그의 아버지는 "이존욱이 사망하면 공겸도 죽임을 당할 것"이라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과도한 세금으로 민란이 일어나자 이존욱의 양아들 이사원은 이존욱을 죽이고 왕으로 즉위했습니다. 그가 왕이 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공겸을 사형시키고 그가 시행한 세금들을 폐지해 민심을 달래는 것이었습니다. 공겸이 사형된 후 후당은 몇 년간 풍년이 들어 백성들이 풍요로운 삶을 누렸습니다.




5대 왕조 중 가장 넓은 영토를 차지할 정도로 부강했던 후당이지만 건국 13년만인 436년 후진에 의해 멸망했습니다. 창고에 보관 중에 쥐와 새가 훔쳐먹는 곡식의 양까지 백성들에게 세금으로 부과했던 악질 세리 공겸, 공겸같은 이가 없었다면 후당의 역사는 달라졌을까요? 합리적인 세금 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는 후당의 세금 "작서모세"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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