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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수익률, '고작' 6% 이다?

조회수 2018. 10. 11. 10: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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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X 마진거래를 통해 '원금과 원달러 환율에 맞춰 매월 최소 10%의 확정수익을 보장한다.  회사는 우즈베키스탄 중앙은행의 지급 보증을 받아, 분산원장 기술을 기반으로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금융시장에 블록 체인기술을 도입한 거래시스템을 제공한다. 가입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정회원가입비는 단 37만원, 가상화폐인 CB-코인을 사용하는 앱만 다운로드하면 된다. 앱을 통해 여기 게시되는 광고만 클릭해도 매일 4000원, 한달 8만원의 광고수익금을 추가로 받는다.

유사수신 업체들이 기승입니다. 테헤란로에만 수백여 곳이 난립해 투자자를 유인합니다. (정장입고 출근하고, 무슨 무슨 금융회사에 다니는데, 은행도 증권사 도 보험사 직원도 아니면 십중팔구 유사수신업체 직원이다). 대부분 블록 체인기술과 가상코인을 접목한 사업으로 투자자를 유인합니다. 복잡한 금융 용어로 포장돼 있지만, 수익보장 부분만 유독 쉽게 설명합니다.


물론 ‘뒤늦게 가입한 사람의 투자금을 먼저 가입한 사람에게 지급’하는 전형적인 금융다단계(폰지사기) 사기입니다. 누가 봐도 사기인데, 몇 개월 만에 수백억 원이 몰립니다. 투자자들이 사기수법을 의심하기 시작할 무렵, 회사 대표는 늘 해외로 도주한 뒤입니다.

근본적으로 매월 10%의 수익을 내는 ‘안전한 금융상품’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원금을 보장한다면 연 10%의 수익도 불가능합니다. 기준금리가 2% 남짓한 시대에 안정적인 고수익은 불가능합니다. 인류는 아직 그런 ‘금융 기법’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만약 누군가 그만한 수익을 냈다면 그것은 ‘요행’일 뿐입니다. 지속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안전한 수익은 몇%까지 가능할까?


해마다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ELS(주가 지수 연동펀드)’의 약정 수익률이 연 5~7%가량입니다. 은행 예금 금리에 비해 제법 쏠쏠해 연 10조원 가까이 투자금이 들어옵니다. 하지만 만약 기초자산으로 편입한 주가나 지수가 약속한 범위를 벗어나면, 큰 손실(원금의 최대 90%까지 잃을 수 있다)이 납니다. 그러니 안전한 상품이 절대 아닙니다.


금감원은 그래서 증권사들의 <ELS는 ‘중위험 중수익’상품이다>라는 광고를 금지했습니다. 그런데 국민연금은 지난 30년 동안 연평균 5.92%의 누적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물론 원금이 보장됩니다. 그런데도 ‘해마다 적자’라며 국민연금의 수익률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명제를 부인할 수 있는 금융전문가는 없습니다. 물론 증시가 내림세인 올해는 국민연금의 운용수익률도 1%대까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증시가 좋았던 해에는 훨씬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2009년, 2010년에는 10%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증시 투자 비중이 높아지면서 들쑥날쑥한 수익률은 불가피합니다. 중요한 것은 국민연금이 해마다 꾸준하게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그 수익은 다시 기금에 재투자돼 복리로 적립된다는 사실입니다.


게다가 국민연금 직장가입자의 경우 회사가 50%의 보험료를 대신 내줍니다. 농어촌 가입자의 상당수도 소득이 낮으면 정부가 보험료의 절반을 부담해줍니다. 무엇보다 저소득가입자의 경우, 자신이 젊어서 낸 보험료의 최대 4.5배를 노후에 연금으로 타가는 구조입니다.


실제 지금 국민연금을 받는 369만명의 가입자들은 월평균 39만6천원을 받습니다. 그런데 이분들이 낸 월평균 보험료는 9만8천원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우리가 낸 보험료보다 너무 많이 받아 가기 때문에 30여 년 후에 기금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국민연금의 수익률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어떤 금융상품보다 안전하고, 수익률도 높습니다. 게다가 저소득 가입자일수록 더 높은 수익을 돌려줍니다. 심지어 해마다 물가인상률까지 감안해 연금액이 올라갑니다. 그런데도 국민연금은 적자라거나, 수십 년 뒤 곳간이 비어 못 받는다는 막연한 불신이 있습니다. 특히 지금 먹고살기 힘들어 미래를 준비하기 힘든 계층에 불신을 부추깁니다.


하지만 저소득 가구일수록 반드시 최소가입기간 10년(120개월)을 채워 노후에 연금으로 수령하는 게 현명합니다. ‘국민연금은 손해다’라는 막연한 오해에서 벗어나야합니다. 한푼 한푼 노후를 위한 적립, 국민연금이 지금은 최선의 투자입니다.


아니예요, 브라질 국채는 10% 수익을 보장한다는데요?

브라질 국채는 연 10%의 수익을 브라질 정부가 보장한다. 비과세혜택까지 주워져 지난해 국내에서만 5조원 이상 팔렸다. 과연 국민연금보다 더 안전하고 높은 수익을 가져다줄까? 올 들어 브라질 화폐가치가 폭락하면서 수익률은 –20%를 넘나들고 있다. 브라질 정부가 아무리 10%의 수익을 지급해도, 헤알화로 지급하기 때문에, 헤알화가치가 급락하면 결국 투자자는 손실을 본다.


원금이 보장되면서도 연 5%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 (국민연금 말고) 없는 것은 아니다. ‘장병 내일준비적금’이다. 최대 5%의 이자를 지급한다. 하지만 입대한 장병만 1인 1계좌 가입이 가능하고, 최대 24개월 가입에 월 최대 40만원까지만 불입이 가능하다.


결국 안전하게 5% 이상 수익을 내는 상품은 여전히 국민연금밖에 없다.


글 / KBS 김원장기자
95년 입사, 2003년 연속 고발보도로 대통령표창, 2017년 KBS1라디오 <성공예감 김원장입니다>로 방송대상을, 2018년에는 금융소비자권익향상을 이유로 국무총리표창을 수상했다. 주로 경제분야 기사를 쓴다. 지금은 매일 오후 4시 KBS1TV <사사건건>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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