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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국민연금 기사 바로잡기

조회수 2018. 9. 28. 09: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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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건 개인연금뿐…국민연금 포비아에 줄줄이 개인연금 가입 러시?

개인연금이 과연 국민연금보다 나을까? 

금융 전문가 대부분이 국민연금이 훨씬 더 안정적이고 수익률이 월등하다고 설명합니다. 기본적으로 국민연금은  내 소득의 9%를 내고 노후에 내 소득의 45%(점진적으로 40%로 낮춰진다)를 받는 구조입니다. 

그렇게 조금 내고 노후에 지나치게 많이 받아 가는 구조라서 계속 고쳐나가야 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개인연금, 수익률은 얼마나 될까.

2001년부터 판매된 54개 개인연금상품의 연평균 수익률은 2.9~6.32%(금융감독원/2017년까지)입니다. 국민연금은 반면 소득이 많은 사람은 낸 돈의 1.4배를, 소득이 낮은 사람은 최대 4.5배까지 받아 갑니다. 수익률로 따지면 보통 100%가 넘습니다.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특히 개인연금 상품은 내가 낸 보험료에서 많게는 10%가량을 사업비나 운영비 등으로 떼고 나서 나머지 금액으로 투자를 합니다. 게다가 개인연금은 상품에 따라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변액연금으로 손해 보신 분들 많으시죠?) 일부 원금을 보전해주는 ‘원금보장형 신탁상품’은 수익률이 2%를 겨우 상회합니다. 잘해야 은행 이자보다 조금 더 나은 수준입니다. 반면 국민연금은 원금을 보장해주고, 수익률도 훨씬 더 높습니다. 

이 FACT를 부인할 수 있는 전문가는 없습니다. 다만 이렇게 조금 내고 많이 받는 제도개선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젊은 세대의 과도한 부담이 세대 간 갈등을 추부긴다?

전혀 틀린 말은 아닙니다. 30여 년 뒤에 (사실 그때 경제 상황이 어떻게 바뀌었을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국민연금 곳간이 예측대로 바닥난다면 결국 정부가 재정지원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공무원 연금은 지금도 해마다 2조 원 넘게 재정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때는 인구감소로 가뜩이나 숫자가 줄어든 젊은 세대가 급증한 노후세대를 부양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기본적으로 내가 지금 낸 보험료를 공단이 잘 보관해 뒀다가 수십 년 뒤에 나에게 연금으로 돌려주는 구조입니다(이를 적립식이라고 한다).다시 말해 내가 낸 돈 내가 받아 가는 구조입니다. 이 과정에서 투자를 해 해마다 6% 가까운 수익을 올리기 때문에 내가 낸 원금은 복리 형식으로 꾸준히 늘어납니다. 따라서 내가 노후에 연금을 많이 받든 적게 받든 그때 젊은이들의 지갑을 터는 방식이 아닙니다.


다만 만약 예측대로 연금이 바닥난다면 그때는 일하는 젊은이들이 낸 연금을 받아 은퇴한 가입자에게 지급할 수밖에 없습니다(이를 부과식이라고 한다) 실제 상당수 선진국들이 점진적으로 부과식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젊은 세대의 과도한 부담이 세대간 갈등을 부추긴다는 주장은 지나친 과장입니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지나치게 우리세대가 많이 받아 가기 때문에 언젠가 국민연금 부과방식을 변경할 수 있고, 그때부터는 젊은이들의 부담이 커진다’가 맞습니다.


국민연금은 털어가고, 공무원연금은 지원하고?

상당수 국민들이 공무원연금은 정부가 세금으로 지원하고, 국민연금은 아무리 내봤자 결국 못 받는 돈이라고 말합니다. 역시 오해입니다.


실제 평균 수령액이 국민연금은 월 39만 원 정도인데, 공무원 연금은 240만 원이나 됩니다. 하지만 공무원 연금은 일단 평균 가입기간이 33년이나 됩니다. 반면 지금 국민연금을 수령하는 가입자는 12.6년에 불과합니다. 또 공무원 연금에는 퇴직금이 포함돼 있습니다. 낮은 급여(지금은 사실 그렇게 낮은 편도 아니다)에 대한 보상도 포함돼 있습니다. 그래서 국민연금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지나치게 차이가 납니다. 그래서 지난 정부에서도 공무원연금을 일부 개혁했고, 앞으로도 고쳐나가야 합니다.


기금운용본부장 오리무중? 수익률은 계속 급락?

일부 언론은 정부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도 새로 구하지 못하면서 올해 국민연금 수익률이 급전직하했다고 보도합니다. 실제 국민연금 수익률은 올 들어 1%대까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기금운용본부장은 지난해 7월부터 공석이었습니다. 지난해에 국민연금은 7.26%나 수익을 냈습니다.


따라서 국민연금 운용본부장이 공석이라 수익률이 떨어진 게 아닙니다. 글로벌 증시 약세가 가장 큰 이유입니다. 증시 성적에 따라 높았던 수익률이 그만큼 떨어진 것입니다. 주식투자 그렇게 잘 한다는 노르웨이 국부펀드도 올 상반기 수익률이 0.27%에 불과합니다. 국민연금은 기금운용위원회라는 시스템에 의해 투자가 결정됩니다. 어느 한자리가 비었다고 흔들리는 구조가 아닙니다. 물론 하루라도 빨리 최고의 적임자를 찾아야 합니다. 하지만 CIO가 없다고 수익률이 떨어진 것은 아닙니다.


우리 국민연금은 워낙 조금 내고 많이 받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더 내거나 덜 받는 구조로 개혁을 해야 합니다. 이를 반기는 국민은 별로 없습니다. 이를 틈타 감정적이고 단편적인 분석들이 쏟아집니다. 그래서 국민들의 오해를 부추깁니다. 하지만 국민연금을 비판하는 전문가라도 별다른 대안은 없습니다.


어떤 선진국도 국민연금을 포기한 나라는 없습니다. 흔들리는 노후를 위해 계속 고치고 보완해 나가야죠. 그것이 더 나은 노후로 가는 길입니다.


글 / KBS 김원장기자

95년 입사, 2003년 연속 고발보도로 대통령표창, 2017년 KBS1라디오 <성공예감 김원장입니다>로 방송대상을, 2018년에는 금융소비자권익향상을 이유로 국무총리표창을 수상했다. 주로 경제분야 기사를 쓴다. 지금은 매일 오후 4시 KBS1TV <사사건건>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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