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팩 대신 밥팩..고양이의 손난로

조회수 2018. 12. 3. 11: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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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끓인 국, 기름에서 막 꺼낸 튀김, 즉석에서 무친 나물은 생각만 해도 침샘을 자극한다. 하지만 '이것'이 빠지면 결국 간만 보다 끝난다. 바로 갓 지은 쌀밥이다.


그런데 갓 지은 쌀밥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고양이가 있어 눈길을 끈다.


사진 속 고양이는 소분해놓은 밥을 담은 통 사이에 들어가 있다. 쌀쌀해지는 날씨에 양옆으로 뜨끈뜨끈한 열기가 은근히 뿜어져 나오니 마음에 든 모양이다.


(체체는 따뜻한 곳을 좋아한다.)

지안 씨는 28일 <노트펫>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보를 보내왔다.


가족과 떨어져 자취하는 지안 씨는 평소 한 번에 많은 양의 밥을 지어놓고, 소분해놓는 편이다. 이날 역시 소분한 밥을 냉동실에 넣기 전 잠시 식히는 도중에 체체가 난로로 사용한 것이다.


체체는 평소에도 따뜻한 걸 무척이나 좋아해 따뜻한 장소만 찾아다닌다는 게 지안 씨 설명이다.

(눈이 매력적인 체체.)

지안 씨는 두 번의 파양을 겪은 체체의 사연을 듣고, 지난해 5월 새 주인을 자처했다.


지안 씨 역시 완벽하게 준비된 건 아니었지만, 당장 오갈 데 없이 버려질 위기에 처한 체체를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지안 씨 집에 온 날, 체체는 옷방 구석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체체가 스스로 적응할 시간을 줘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일부러 무심한 척했던 지안 씨지만, 서운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일 거다.


그렇게 서로 있는 듯 없는 듯 지내던 어느 날 체체가 다가왔다. 지안 씨는 체체가 처음 몸을 비비던 그날, 그 감촉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했다.


지안 씨에게 이미 마음을 열어서인지 가끔 놀러 오는 지안 씨 가족에게도 처음에는 낯을 가리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금세 몸을 비비며 애교를 부린다.

지안 씨는 체체에게 다소 더러운(?) 일로 감동한 적이 있다.


그는 얼마 전 일본으로 3박4일 일정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친구에게 체체를 맡기고, 간단한 사료 급여와 배변 처리 정도를 부탁했다.


친구가 3일간의 짧은 집사 생활을 성실히 수행한 뒤 드디어 지안 씨가 돌아오는 날, 종일 배변을 보지 않다가 지안 씨가 돌아오고 나서야 안심이 됐는지 대소변을 잔뜩 생산해내는 체체를 보며 지안 씨는 가슴이 뭉클해졌다고 했다.

고양이를 키우는 집사들은 여러 마리를 키우는 경우가 많지만, 지안 씨는 "당분간 둘째를 들일 생각은 없다"고 못박았다. 그 이유를 묻자 "체체가 적응하지 못할 것 같다"고 답했다.


지안 씨 본가에서는 개와 고양이를 함께 키우는데, 지안 씨가 본가에 다녀오면 체체가 한참이나 냄새를 맡으며 낯설어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게 그 이유다. 지안 씨에게는 체체의 심리적 안정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지안 씨 본인은 둘째 입양을 원하는 만큼 체체가 마음을 열어준다면 머지않아 동생맞이가 성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안 씨와 체체의 동거생활이 어떤 변화를 보일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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