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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남자? 아니, 고양이!

조회수 2018. 11. 6. 16:4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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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계절 가을이 찾아왔나 싶더니 벌써 떠날 채비를 한다. 주문한 책은 아직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마음의 양식을 쌓을 적기가 매년 짧아지는 느낌이어서 아쉽기 짝이 없다. 게다가 <노트펫> 독자는 반려동물이나 길고양이와 노느라, 혹은 랜선 이모·삼촌 노릇을 하느라 독서가 밀릴 수밖에 없다.


오늘 책 읽어주는 고양이를 모신 이유다. 평소 독서량이 부족한 독자라면 귀 기울여보자.

(책 읽어주는 고양이 '밀'.)
("에~가만 있어 보자~ 주인공이~벌레가 됐다~이거군?")

<노트펫>은 2일 지영 씨의 제보를 통해 그의 반려묘 '밀'의 사진을 입수했다.


사진 속 밀은 유대계 독일인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읽고 있다. 책 속의 주인공이 벌레로 변신한 탓일까 책을 보는 밀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두 번째 사진에서 혀를 내민 모습은 할아버지가 침을 묻혀 책장 넘기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책 읽어주는 고양이, 밀은 4년 전 여동생 율무와 함께 지영 씨의 새 가족이 됐다.


지영 씨는 지난 2014년 11월 지역 카페에서 새끼 고양이를 구조했다며 입양처를 구한다는 글을 봤다. 당시 글 내용에 따르면 초산인 것으로 보이는 어미 고양이가 남매 고양이를 낳고는 방치하고 있었다.


고양이를 키우려고 준비 중이었던 지영 씨에게는 절호의 기회였다. 우선 얼굴이나 보자며 찾아간 임시보호처에서 첫눈에 반한 지영 씨는 그날 남매 고양이를 안고 귀가했다.

지영 씨는 집으로 돌아와 남매 고양이 중 오빠에게는 밀, 여동생에게는 율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둘은 뒤늦게 입양된 귀리, 콩, 코트, 이삭 등 네 고양이와 함께 곡식 6식구를 이루고 있다.


밀은 첫째여서인지 다른 고양이에게 항상 근엄한 모습을 보인다. 단 친동생 율무는 예외다. 다른 고양이가 장난을 치거나 까불면 가차 없이 혼내지만, 율무에게는 늘 져주기만 하는 동생바보다. 어미에게 버려진 기억에 동생이 더 애틋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밀의 쌍둥이 여동생 '율무'. 밀이 율무에게만은 져주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율무가 아닌 고양이들에게 항상 예절을 강조하는 밀이지만, 강압적이지는 않다. 양보와 배려가 몸에 배어 있어 간식 시간이 되면 다른 고양이가 모두 각자의 몫을 가져갈 때까지 기다려준다는 게 지영 씨 설명이다.

(곡식 6식구의 규율을 채임지는 밀. "귀리 선생님, 장난 치셨으니 냥펀치 한 대와 벌점 1점 부과하겠습니다")

또 어린 고양이들의 장난은 곧잘 받아주는 편이다. 현재 5개월령인 막내 이삭이는 밀에게도 꽤 장난을 치는 편인데, 그럴 때마다 밀이 적극적으로 놀아주진 않아도 화내거나 거부하진 않는다고 한다.


반면 이삭이의 바로 위인 다섯째 귀리는 2살이 된 지금도 밀에게 종종 장난을 걸다가 냥펀치를 심하게 맞는다고.

지영 씨는 "밀은 지금까지 저한테 발톱 세운 적이 한 번도 없는 데다 사고도 치지 않아 믿음직스럽다"며 첫째 밀을 치켜세우며 인터뷰를 마쳤다.

(지영 씨가 가슴으로 낳은 '곡식 6식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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