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앞에선 쥐..달콤살벌 핏불자매
"쟤네 말려야 되는 거 아녜요?"
반려견들과 산책을 나가 모르는 사람을 만날 때 민희 씨가 자주 듣는 말이다.
싸움을 벌이는 것처럼 보이는 이 녀석들은 아직 한 살도 채 되지 않은 10개월 핏불 자매 '반윤'과 '반희'다.
어렸을 때부터 쭉 같이 자라온 친자매라 정말 큰 싸움을 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렇지만 커다란 덩치와 핏불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분명 즐겁게 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싸우는 걸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단다.
또 바닥에 깔아놓은 하얀 매트를 물어뜯어 자고 일어나면 매일 하얀 눈을 내려주는 녀석들이다.
하지만, 이 녀석들 의외로 소심하다. 민희 씨 말고도 벌벌 떠는 존재가 하나 더 있다는데
"덩치가 훨씬 작은 고양이에게 매를 맞고 우는 걸 달래주는 게 하루이틀이 아니랍니다."
먼저 온 고양이에게 꼼짝 못하는 허당들이다.
잘 때의 모습을 보면 곧바로 안다. 언제나 이불의 중앙은 고양이 차지다.
덩치에 안 어울리게 애교가 많고 어리광 피는 이 녀석들. 아직도 아기다.
그런 아이들을 '우쭈쭈'해 주는 게 민희 씨의 중요한 일과 중 하나일 정도다.
민희 씨가 고민인 건 사람들의 좋지 않은 시선.
매일 산책을 시켜줘야 하는 아이들이라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산책을 나갈 때마다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
커다란 덩치와 핏불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대놓고 안 좋은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어 마음이 많이 상한단다.
"산책을 나가 싸늘한 시선을 받을 때면 속상해요. 사람이 키우면 안 되는 개니 죽이라는 얘기까지 들어봤는데 아이들이 그런 소리를 들으면 미안한 마음이 들죠."
"순한 아이들이고 무엇보다 철저하게 펫티켓을 지키고 있으니 조금 예뻐해줬음 좋겠다"고 민희 씨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