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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병 속에 든 물체의 정체

조회수 2018. 1. 4. 15: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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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 모으기' 고슴도치 집사의 특권

작은 병 속에 든 이쑤시개같은 물체들. 

이쑤시개라고 하기엔 길이가 작고, 이쑤시개를 모을 리도 없고. 

이건 뭘까. 가시다. 가시의 주인은 고슴도치.

지난 2016년 새해 첫날 쪼슴이와 뽀슴이를 데려온 소담 씨. 


쪼슴이와 뽀슴이의 몸에서 떨어지는 가시를 모을 마음으로 작은 병을 준비했다. 

동물들이 털갈이를 하듯, 고슴도치들은 '가시갈이'를 한다. 생후 8주부터 6개월까지 가시가 여러 개씩 빠지고 또 자라난다.

이 때 가시가 새로 돋아나면서 어른 고슴도치가 되는데, 원래 가지고 있던 가시의 색이 가시갈이를 거쳐 다른색의 가시가 돋아나 종이 바뀌는 경우도 있단다.

그 뒤론 가시가 잘 빠지지 않으며 환절기에 몇 개 빠지는 정도다. 다만 뭉터기로 가시가 빠지는 등 이상 증세를 보이면 피부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소담 씨는 2년을 틈틈이 모아 이제 작은 병 4분의 1 정도를 채웠다. 소담 씨는 가시갈이 이후 환절기 때 빠진 가시를 모으지 않은 것이 다소 아쉽단다.

그런데 고슴도치를 키우는 이들 중에는 소담 씨처럼 가시를 모으는 이들이 꽤 되는 모양이다. 


어찌보면 고슴도치 키우는 이들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을 포기할 마음은 없기에 


소담 씨가 가시 사진을 올리자 마치 반갑기도 하고 기다렸다는 듯이 가시 인증샷이 올라왔다.

이불에 콕콕 박힌 가시를 하나하나 뽑으며 모아온 이도 있고, 가시갈이 때 무의식적으로 모아둔 이도 있다. 분신이라는 생각도 들고, 뭔가 특별하다는 생각도 들었단다.

작은 병을 구해서 모아두는 이들이 많고, 작은 병은 아니더라도 쓰지 밥그릇 등 가시를 모아둘 만한 그릇에 넣어두는 이들도 있다.


떠나보낸 고슴도치를 생각하면서 가시라도 모아둘 걸 하는 이도 있다고. 

"그저 행복해요. 모아둔 가시들을 보면 쪼뽀의 어린 시절 생각이 나기도 하고요. 고슴도치 키우는 사람만의 특별한 추억이라고 할 수 있죠." 소담 씨의 말이다.

반려동물은 종이면 종, 품종이면 품종, 각자의 매력으로 주인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고슴도치를 키우는 이들에게 가시는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쪼슴이와 뽀슴이는 다 컸기 때문에 가시는 잘 떨어지지 않을 테다. 병을 꽉 채우는 데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릴 듯하다. 그 오랜 시간을 함께 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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