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 술이 술술술! 전문가 3인이 블라인드 테스트했습니다.

조회수 2021. 3. 19. 12:4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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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신상 술 세 가지를 소개합니다.

PARK SUNGMIN 티앤프루프의 오너 바텐더. 섬세한 칵테일 메이킹으로 정평이 높다.

KIM CHANGSOO 김창수 위스키 증류소 대표. 국산 위스키 만드는 데 일생을 바쳤다.

LEE JIA 수수보리 아카데미 강사이자 술 전문가. 증류주, 발효주 할 것 없이 다양한 술을 만든다.


오켄토션 소비뇽 블랑

버번 배럴에 숙성한 뒤 소비뇽 블랑 캐스크 피니싱으로 완성했다. 차갑게 마시는 새로운 타입의 싱글 몰트위스키.


PARK SUNGMIN

니트 톡 쏘는 첫 향 뒤에 화이트 초콜릿 같은 달콤함, 화이트 피치류의 신선한 과일 향이 기분 좋게 다가온다. 입안에서는 바닐라, 아카시아 꿀 내음, 신선한 레몬, 멜론 풍미가 산뜻하게 퍼진다.

냉동 보관 후 풋사과・청포도 향이 기분 좋게 코를 자극하는 느낌. 위스키가 아직은 부담스러운 이에게 입문용으로 좋을 듯하다.

총평 4점. 신선한 발상의 위스키로, 결과물도 꽤 좋다. 칠링한 위스키에 얼음 한 조각 넣어 마시면 더 산뜻하게 즐길 수 있을 듯. 봄이나 초여름에 흰 살 생선회와 곁들이고 싶다.


KIM CHANGSOO

니트 시트러스・레몬・사과 등 과일 느낌이 주를 이루고, 생강의 쓴맛과 허브류의 기분 좋은 풀 내음・바닐라・꿀의 단맛이 가볍게 얹혀 있다. 짧은 피니시는 다소 아쉽지만, 섬세한 산미가 인상적이고 전반적으로 깔끔한 편.

냉동 보관 후 산미가 도드라지고 단맛이 줄었다. 다만 전체적으로 섬세한 느낌도 함께 줄어들어 개성이 약해진 느낌이다. 알코올의 쓴맛도 강해져 확실히 독주를 마시고 있다는 자각이 든다.

총평 3점. 위스키의 단맛이나 무거운 느낌을 기피하는 이에게 딱일 듯. 불쾌지수 최대치의 여름날, 차게 식힌 맥주 대신 위스키로 목을 축인다면 그게 바로 이 술이 될 것 같다.


LEE JIA

니트 레몬, 청포도, 참외, 흰 꽃 계열의 향이 느껴진다. 색과 향만 음미할 땐 오크에서 장기 숙성한 화이트 와인인가 했는데, 시음 후 깜짝 놀랐다. 부드럽고, 달콤하며, 상큼하다.

냉동 보관 후 의외로 감칠맛이 올라왔다. 마시기 훨씬 편해졌고, 은은한 피트 향이 느껴져 차분하며 중후한 느낌이 난다. 상온에서 마실 때 상큼한 와인 같았다면 칠링 후에는 묵직한 위스키 느낌이랄까?

총평 4.2점. 밝은 얼굴의 브랜디 같은 위스키. 기분 좋은 날, 축하할 일이 있는 날 아이스 버킷에 충분히 칠링한 뒤 가벼운 과일, 숙성이 짧거나 프레시한 치즈, 견과류와 즐기고 싶다.

즈이센 오모로 15년

안남미로 누룩을 만들어 발효, 증류 후 숙성하는 오키나와 특산주 아와모리 ‘즈이센’ 시리즈중 최소 15년 숙성한 프리미엄 라인.


PARK SUNGMIN

니트 기분 나쁘지 않은 정도의 쿰쿰한 향이 깊고 복잡한 풍미를 만들고, 달콤하면서 부드러운 맛이 입안을 감싼다. 그 뒤엔 버터 향이 혀를 코팅하고, 화사한 꽃 노트로 기분 좋게 마무리된다.

원액 1: 물 2 강한 알코올이 줄어들면서 마시기 편해지고 단맛 역시 감소한다. 밸런스는 탄탄히 유지되었지만, 피날레의 플로럴 뉘앙스가 조금 희미해진 것이 아쉬운 부분.

총평 3.5점. 숙성이 잘된 그윽한 향이 일품. 독주지만 입안에 오래 머금으면 부드러운 맛을 즐길 수 있다. 독특한 술의 개성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유쾌한 경험이 될 듯.


KIM CHANGSOO

니트 코를 찌르는 강한 알코올 내음 뒤에 삭힌 장 같은 고릿한 향이 개성 있다. 맛을 보는 순간 곡류에서 느껴지는 스피릿의 단맛이 부드럽고 따뜻하다. 끝 맛의 여운은 복합적이고 짠맛, 신맛, 단맛이 균형 있고 은은하게 퍼진다.

원액 1: 물 2 특유의 발효취가 선명해지고 개성이 도드라지지만, 잘 만든 작품 같은 느낌은 사라지고 역한 맛이 희미하게 올라온다. 도수가 낮아져 마시기는 쉬워졌지만, 그럴 거면 굳이 마실 이유가?

총평 4점. 숙성이 잘된 증류주의 정석. 세월이 만들어낸 주름 사이로 흐르는 굵은 땀방울이 느껴진다.


LEE JIA

니트 처음엔 상압 증류한 곡주에서 흔히 맡을 수 있는 구수함과 눌은 향이 지배적이지만, 잔에 따르고 잠시 두면 상큼한 과일 향과 바닐라 향이 은은하게 풍긴다. 입안에서 체온으로 한 번 굴리면 부드럽고 달콤한 풍미가 살아난다.

원액 1: 물 2 주취나 장내가 누그러지고 과일 향이 살아난다. 마시기는 쉬워졌고 생각보다 원주 본연의 농도가 물에 지지 않고 그대로 살아 있다. 매끄럽고 묵직한 농도가 혀로 고스란히 느껴진다.

총평 4.3점. 농염하고 묵직한 원숙미에 화들짝 놀라게 되는 술. 다양하게 변주 가능하나 어떤 방식으로든 술의 본질을 잃지 않는 무게감 있는 술.

와일드터키 8년

일반적으로 4~6년 숙성하는 다른 버번에 비해 비교적 길게 숙성하는 버번 와일드터키의 특징을 잘 표현한 제품.


PARK SUNGMIN

니트 달콤하고 향기로운 캐러멜의 첫 향이 코를 즐겁게 한다. 따뜻한 진저 스파이스와 바닐라, 초콜릿, 꿀맛이 입안을 코팅하고, 진한 꿀과 콘 시럽의 달콤한 향이 긴 여운을 남긴다.

온더록스 위의 달콤한 노트와 더불어 잘 익은 포도, 그윽한 우디함이 두드러지고 알코올 자극도 덜해진다. 니트보다 확실히 편안하게 마실 수 있는 느낌.

총평 4.5점. 바비큐나 족발 같은 기름진 요리와 잘 어울릴 듯. 니트와 온더록스 외에 진저 에일, 소다와 믹스해 마셔도 좋고, 오렌지 슬라이스와 함께 샷으로 즐기면 복합적 풍미가 더해진다.


KIM CHANGSOO

니트 나무의 떫은 느낌, 강한 바닐라 향에 단맛은 적당한 편. 마지막의 말린 오렌지류의 산미가 기분 좋다. 단조롭지만 맛 하나하나가 강하고, 자극적이며, 직설적이다. 각설하고, 마시기 좋다.

온더록스 떫은맛은 줄어들고, 바닐라의 단맛은 상승한다. 거친 느낌이 다소 완화되어 마시기 좋은 음료로 변신한다. 점차 희석되어도 맛의 구조가 무너지지 않고 개성을 제법 오래 유지하는 편.

총평 3점. 잘 만든 인스턴트 음식에 비유하면 될까. 맛있을 수밖에 없다. 바에 앉아 어쩐지 나 혼자라고 느껴질 때, 이 술이 생각날 것 같다. 한 잔으로는 부족하고, 이왕이면 더블로.


LEE JIA

니트 달콤한 바닐라와 나무, 후추, 붉은 과일 향이 도드라지다 이내 알코올 향이 금방 튀어나온다. 입안에서 굴리면 뾰족뾰족하고 제멋대로인 느낌인데, 거북하지 않고 꽤 재미있다. 삼키고 난 뒤에 남는 체리 향도 제법 좋다.

온더록스 화려했던 향은 금세 온순해지고 곡물 향, 훈연 향, 고무 냄새가 느껴진다. 니트로 마실 때보다 풍미가 좀 더 세밀하게 전해지는데, 새콤달콤함과 짭짤함도 감지된다. 그리고 발랄함!

총평 3.8점. 느낌이 다채롭고 마시는 방법에 따라 보여주는 표정도 다양하다. 뜨끈한 물에 샤워한 뒤 얼음 몇 조각을 넣어 나이트 캡으로 마시면 좋을 듯.



에디터 전희란(ran@noblesse.com)

사진 이현석

어시스턴트 최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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